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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의 규범은 자기 집단의 생활양식에 뿌리두지만, 리버럴의 규범은 보편적이고 문명화된 기준이라는 인식에 의하기 때믄에, 이를 따르지 않는 집단을 “계몽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경향이 있음. 표면적으로는 차별이나 불평등에 반대하지만, 동시에 “올바른 가치”를 정의하고 타 집단에 교정·교육을 요구하는 위치에 서려고 한다는 것임

또, 보수는 특정 집단에 대한 배제를 명시적으로 정당화하는 경향이 있지만, 리버럴은 포용을 이야기하면서 실제로는 자신이 설정한 조건을 충족하는 방식의 포용만을 제공함. 이때 포용되지 못하는 집단은 “더 교육되어야 할 대상”이 되는데, 이 과정은 19세기 제국주의로부터 연속성을 가지는 “문명화 전략”으로 이해될 수 있음

요컨대, 보수는 자신들이 속한 공동체의 역사와 규범을 자기 정체성의 자연스러운 연속으로 보지만, 리버럴은 자신의 가치를 보편적 ‘옳음’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음. 따라서 변화에 저항하는 집단을 무지하거나 편견에 빠진 것으로 판단하고, 그들을 교정해야 하는 대상으로 설정함

리버럴이 이야기하는 포용은 권력관계의 지배가 문명화의 형태를 취한 것일 수 있고, 이는 포스트콜로니얼 학계에서 꾸준히 제기되어온 의견(‘White saviorism’라고 함)임. 리버럴이 인종적 약자를 “구제해야 할 존재”로 가정하며 스스로를 문명화·개혁의 주체로 상정하고, 이에 따라 도덕적 보편주의가 실제로는 권력을 위에서 아래로 행사하는 형태로 작동한다면, 결국 약자를 ‘결핍된 존재’로 규정하고 시혜적 태도를 베풀게 됨. 이는 백인의 짐(White Man's Burden), 문명화의 사명(Civilizing mission)과 다르지 않음

하지만 으레 리버럴이 그렇듯 백인 중심의 담론은 보편성이라는 가면을 통해 자연스럽게 은폐되고, 결국 위계를 확대하고 재생산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