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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애니 좋아함”
이러면 다 오타쿠래.
넷플릭스에서 귀멸 한 번 보고, 체인소맨 극장판 하나 보고, 피규어 한 개 사두면 오타쿠 코스프레 완성임.

근데 내가 그리운 건 그런 취향 인증이 아님.

“내 인생을 이 캐릭터에 바쳤다”
이 말이 아무렇지 않게 나왔던 그 시절 감성임.

그땐 야겜이 그냥 게임이 아니라 인생이었음
야겜 한다는 말 자체가 현실 사회에서 리스크였고
“스토리가 좋아서요” 이 말은 변명이 아니라 각오였음.

히로인 하나에 감동해서
엔딩 보고 멍하니 담배 피우고
‘아… 나 이 루트 선택한 인생이구나’
이런 생각 진짜로 했던 놈들 있었음.

다키마쿠라를 공개적으로 들고 나왔다는 건
“난 이쪽으로 왔고, 다시 돌아갈 생각 없다”
이 선언이었음.

숨길 수 있는데 굳이 안 숨긴 거임.
그게 멋있어서가 아니라,
이미 숨길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임.

그리고 중요한 거 하나.

그 시절 오타쿠들은
자기들 스스로를 비주류라고 불렀음.

자조였고, 체념이었고,
동시에 묘한 자부심이었음.

“우린 메인스트림 아니고,
그럴 생각도 없다”

이 마인드가 있었음.

요즘 오타쿠들 보면
취향은 많은데 진짜의 냄새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