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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혁명이 추구하는 바가 자유주의 자본주의 서구적 민주주의 원칙과 대비되는 민족적 민주국가라는 것은 앞서 말한 바와 같다.


즉, 대외적으로는 민족적 자주성을 견지하면서, 대내적으로는 민족 전체에 그 국정운영의 권한을 부여하여 착취와 억압이 없는 공존공영의 민족공동체를 건설하는 것이 민족혁명의 궁극적 지향이 될 것이다.


역사적으로 봤을때, 이러한 민족적 민주주의라는 것은 중세기의 삼별초 항쟁에서 그 첫 단초가 세워졌다고 보인다.


여기서 개경환도를 거부하고 대몽항쟁에 궐기한 삼별초 병사들은 노비문서를 불태우고 조국을 지키기 위하여서 남녀귀천 없이 투쟁할 것을 결의하였다.


이것은 대외적으로 자주의 선언인 동시에 대내적으로는 그 자주의 가치를 지키는 자만이 진정한 고려인이라는 평등의식과 결합한 것으로서,


민족해방운동과 신분해방운동이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역사적 첫 사례로 보여진다.


이러한 개념의 발전으로써, 구한말의 동학운동은 이 민족적 민주적 요구를 곧 "척양척왜, 보국안민" 이라는 슬로우건으로 결집하였다.


여기서 척양척왜란 무엇보다도 자주의 정신이며, 보국안민은 국가와 민족의 평등에 대한 지향으로 읽을 수 있다.


이념적 기반보다도 실천적 행동에 집중했던 삼별초 항쟁보다도, 여기서는 만물 안에 한울님이 내재해 있다는 인내천 사상의 종교적 열광에 의하여 지탱된 것으로서 여기서 우리는 처음으로 민족혁명운동이 그 전통사상과 민족이념과 결합됨을 확인할 수 있다.


20세기 초에 들어 서구적 사조의 유입을 통하여, 막연하게 존재하던 이 민족과 민주에 대한 의식은 항일운동시기를 거쳐서 "민족적 민주주의" 라는 개념에 집약된다.


대한민국 건국 이후에 이범석 국무총리가 "대한민국은 민족적 민주주의 국가이며 도의국가"라고 선언한 것은, 이것이 대외적 자주와 대내적 평등, 그리고 그 국민적 결집의 매개체로서 전통적인 도의사상을 근거로 함을 선언한 바와 같다.


이러한 민족적 민주주의란, 서구적 의미에서 민주주의 개념을 넘어서, 민족적 의지를 집약한 지도자에 의한 일원화된 통치. 즉 지도자와 인민의 완전한 결합이라는 이상을 향해 전진했는데, 비록 이러한 운동을 추진한 민족청년단계열은 사라졌지만 이것은 후일 10월 유신에 의하여 한국적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보다 체계화된, 그러나 더 보수적인 형태로 나타난다.


4.19는 바로 이 민족적 민주의식의 아래로부터의 표출이었으며, 5.16은 이를 실현하기 위한 지도세력의 등장이었고, 10월 유신은 이것이 단순한 이념적 지향을 넘어 실체적으로 제도화 되어가는 단계였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우리는 일민주의나, 혹은 유신이념이, 오늘날의 민족운동에 있어서 그 자체로 유효함을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종국적으로 이들이 가진 부정성을 인지하면서, 이것을 극복해서 더 높은 차원에서 되살리려고 하는 것이 금일의 목적이 되지 않을 수 없다.


민족과 민주라는 개념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으로, 이 핵심가치를 버리지 않으면서 진실로 그 의의를 되살리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단일민족국가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국민주권의 원천은 바로 그 국민의 기초가 되는 민족의 공동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민족정신의 뿌리에서 민주주의라는 열매가 자라날 수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 있어서 모든 국민은 곧 한민족이며, 그렇기에 민족의 통일된 일반의지를 실현하는 길에 곧 민주주의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자본주의도 공산주의의 길도 거부하는 제3의 길로서, 이것을 통해서만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모순을 해소될 것이며, 또 분단의 모순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며, 더 나아가 아시아 제민족을 억압해 온 서구적 근대의 사슬로부터 우리는 해방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