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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마 유키오는 스스로 목숨을 끊기 3개월 전에 다음과 같이 썼다. “나는 향후 일본에 큰 희망을 걸 수 없다. 이대로 간다면 ‘일본’은 없어지고 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나날이 깊어지고 있다. 일본은 없어지고 그 대신에 무기적無機的인, 텅 빈 뉴트럴한, 중간색의, 부유한, 빈틈이 없는, 어느 경제적 대국이 극동의 일각에 남게 될 것이다. 그래도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나는 말도 하기 싫어졌다.” 여기서 미시마가 마음속 깊이 혐오하고 있는 공허한 ‘경제적 대국’이야말로 일본이 미국에 종속되는 것을 택함으로써 가능해진 열매였다. 미시마의 뇌리를 늘 떠나지 않았던 것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는, 그와 같은 세대의 전사자들이었던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런 것을 위해 그들은 죽었단 말인가?’라는 분노가 결국 작가를 궐기하게 하고 분사憤死하게 만들었다. 말할 것도 없이, 오늘날의 정세는 미시마가 비관했던 상황보다 더 악화됐다. 왜냐하면 이미 경제적 번영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국체론>, 19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