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ef8374b2806ef53be8e9e71085716a8ef341de6653f9e6573031f1e6cfe37ce7f5fbae0aaa

“노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을 2003년 5월 백악관에서 처음 만났다. 그는 회담 도중 대뜸 ‘한국민은 한반도에서 전쟁 날까 봐 공포에 휩싸여있다(Koreans fear war in the peninsular)’고 발언했다. 부시 대통령은 즉각 ‘미국은 북한을 공격하지 않겠다(U.S. will not attack North Korea)’고 대답했다. 그러자 노대통령은 들고 있던 말씀자료집을 덮어 내려놓은 뒤 ‘그냥 자유롭게 얘기하고 싶다’며 만족스런 어조로 말했다. 부시도 ‘털어놓고 얘기합시다’고 화답했다.이어 부시 대통령도 원하던 것을 얻었다.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히하겠다는 노대통령의 약속이었다.당시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전쟁으로 프랑스,독일과 동맹관계를 악화시켰다는 비난을 받던 처지였다.한미동맹 강화는 따라서 부시 대통령에게 아주 반가운 뉴스였다.이는 노대통령도 비슷했다.신용등급기관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상황이라 외국투자자들을 다시 유치하려면 미국과의 동맹회복이 절실했기 때문이다.회담이 잘 끝나고 기분이 좋아진 부시 대통령은 노대통령을 링컨이 쓰던 방으로 안내해 링컨의 친필 게티스버그 연설문을 보여줬다. 노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인물이 링컨이란 얘기를 들은 부시 대통령의 배려였다..”

-그 뒤로도 노대통령은 북한을 공격하지 말라는 요구를 부시 대통령에게 했나.

“노대통령은 정상회담마다 빠짐없이 대북 유화 조치를 요구했다. 두 번째 만남인 2003년10월 방콕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선 ‘궁지에 몰린 쥐는 고양이를 물 수 있다’며 북한을 압박하지 말 것을 우회적으로 요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고양이가 다섯이나 되니까 걱정 없다’고 되받았다. (6자 회담 참가국인 한국·미국·중국·일본·러시아를 의미) 그러자 노대통령은 ‘그런데 그 중 제일 약한 고양이가 한국’이라며 북한을 압박하면 한국이 가장 큰 피해를 당하게 된다는 식으로 재차 받았다. 마치 북한은 피고이고, 노 대통령은 변호사, 부시 대통령은 재판장 같은 분위기가 반복됐다. 부시 대통령은 한번 약속하면 끝까지 지키는 텍사스 카우보이 스타일이다. 그런데 노 대통령이 만날 때마다 대북 유화조치를 요구하니까 부시 대통령은 ‘왜 이리 똑같은 요구를 반복하나’라며 회담 뒤 당혹감을 표시하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