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원유, 사도 됩니다. 미국이 괜찮다고 했습니다."
3월 25일, 한국 산업부 고위 관리가 기자들 앞에서 발표했습니다.
결제는 루블, 위안, 디르함 모두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2차 제재, 즉 세컨더리 제재도 없다고 확인했습니다.
미국이 먼저 허락한 게 아닙니다.
한국이 먼저 "우리 사도 돼요?" 하고 물어봐서 받아낸 답변입니다.
기간은 짧습니다. 4월 11일까지만입니다.
그리고 원유보다 나프타(석유화학 원료)를 살 가능성이 더 높다고 했습니다.
첫째, 미국의 노림수는 중국 고립이었습니다.
베선트 재무장관은 TV에서 인도네시아, 일본, 한국을 직접 콕 찍어 말했습니다.
중국이 러시아 원유를 독점 구매하는 걸 막으려는 계산이었습니다.
동맹국들이 러시아 원유를 나눠 사면 중국의 가격 협상력이 줄어듭니다.
코넬대 교수는 "전쟁 피해를 줄이려고 제재를 스스로 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둘째, 그런데 결제 구조가 중국을 오히려 키워줍니다.
러시아 은행은 지금도 국제 결제망 SWIFT에서 차단돼 있습니다.
위안화로 돈을 보내려면 중국이 만든 결제망 CIPS를 써야 합니다.
한국이 러시아 원유를 살수록 돈이 중국 망을 타고 흐릅니다.
중국의 구매 독점은 깨지지만, 중국 금융 인프라는 강해집니다.
무역에서는 중국을 밀어냈는데 금융에서는 중국 의존이 깊어지는 역설입니다.
미국이 의도한 결과와 실제 결과가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셋째, 디르함 결제는 UAE를 공식 중간상으로 만듭니다.
UAE는 러시아 원유가 몰래 사고팔리던 금융 허브입니다.
디르함으로 결제하면 UAE 중개 구조를 공식적으로 이용하는 겁니다.
그동안 불법 논란이 있던 우회 거래를 미국이 공식 도장 찍어준 꼴입니다.
넷째, 진짜 핵심은 원유가 아니라 나프타입니다.
러시아산 원유는 중동산과 성분이 달라서 정유 설비를 바꿔야 합니다.
전쟁 끝나면 또 원상복구해야 하고 비용은 기업이 냅니다.
그래서 설비 안 바꿔도 되는 나프타를 사는 게 현실적입니다.
언론은 원유라고 떠들지만 실제로는 나프타 거래가 중심이 될 겁니다.
다섯째, 카타르 가스 공급도 동시에 무너졌습니다.
카타르의 액화가스 시설 2곳이 전쟁으로 파괴됐습니다.
복구까지 3~5년이 걸립니다.
한국은 카타르 가스를 대량으로 수입해온 나라입니다.
러시아 원유 문제와 카타르 가스 문제가 동시에 터진 겁니다.
지금 한국의 에너지 위기는 한두 가지 문제가 아닙니다.
여러 위기가 한꺼번에 겹쳐서 터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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