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분쟁이 발발한 지 한 달이 지나면서, 직접적인 교전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경제적 타격을 입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2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한국 경제가 겪고 있는 유례없는 위기 상황을 구체적인 수치로 경고했다.

보고서의 저자인 빅터 차(Victor Cha) 한국 석좌와 앤디 임(Andy Lim) 연구원은 "한국 원유 수입량의 70%를 차지하는 주요 해상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봉쇄는 에너지, 석유화학, 반도체, 그리고 전반적인 거시경제 전반에 걸쳐 심각한 취약점을 드러냈다"며 "이란 분쟁이 시작된 지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비교전국 중 한국보다 더 큰 타격을 입은 국가는 없다"고 진단했다.


빅터 차는 또 나오네


CSIS는 "한국의 공식 석유 비축량은 서류상으로는 탄탄해 보이지만 실제 운영 측면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기준 에 따르면 한국은 208일 치 전략 석유 비축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는 순수입량을 기준으로 계산된 것이지 실제 소비량을 반영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국의 실제 정유 처리량인 하루 290만 배럴을 기준으로 할 때, 정부 비축량(1억 10만 배럴)만으로는 34일밖에 버틸 수 없으며, 민간 부문 비축량을 포함하면 약 67일을 충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금융·거시경제의 '트리플 쇼크'

에너지 위기는 곧바로 실물 경제와 금융 시장의 붕괴로 이어지고 있다. CSIS는 ▲증시 폭락 ▲환율 급등 ▲성장률 하향 등을 구체적으로 짚었다.

CSIS는 한국의 증시 폭락에 대해 "코스피(KOSPI) 지수는 43년 역사상 '단일 세션 기준 최악의 하락'을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환율 급등에 대해서는 원·달러 환율은 17년 만에 최저치(가치 하락)를 경신하며 금융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0.4%포인트 하향 조정했다며 "이는 주요국 중 가장 가파른 하락 폭"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 당국은 현재 고물가, 고금리, 원화 약세라는 한국 경제의 '트리플 쇼크'를 경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 2~6개월 내 실물 경기 '2차 타격' 예고

CSIS는 이번 중동 분쟁의 여파가 단순히 에너지와 금융에 그치지 않고, 공급망 전반으로 전이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향후 2~6개월 동안 물가상승으로 인한 파급 효과는 운송, 물류, 석유화학, 농업, 식음료 부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CSIS는 한국의 핵심 산업인 반도체와 석유화학 분야의 취약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CSIS에 따르면 한국은 헬륨의 64.7%를 카타르에서 수입하는데, 이란의 공습으로 라스라판 산업단지의 생산이 중단되는 등 카타르 역시 타격을 입었다. 이후 헬륨 가격은 40% 이상 급등했으며, 마땅한 대체재도 없는 상황이다. 


CSIS는 향후 한국이 취할 수 있는 정책 방향과 관련해 한국이 이란과 먼저 협상할 가능성은 낮다며 일본의 행보를 보고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봤다. 또한 이란과의 협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압박을 유지할 경우 미국의 관세 보복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유조선 통항 문제는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국가에 맡기겠다는 발언을 한 것을 고려할 때, "한국 정부가 이란에 통항료를 지불하거나 봉쇄 조치에서 면제를 요청할 수 있는 정치적 여유가 생길 수 있다"면서도 "일부 유조선만 통항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CSIS는 중동 상황이 불확실한 상태로 유지될 경우, 한국에 가장 위험 부담이 적은 방안은 미국과 협의해서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추가 제재 면제를 요청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이는 장기적인 해결책이 아니며 우크라이나와의 관계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쟁 자체가 한국 타깃이라는 퐁풀단 련전련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