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제국은 창건자와 같은 이름을 가진 황제의 치세에 멸망한다는 예언이 있었는데, 로마의 초대 국왕인 로물루스와 초대 황제인 아우구스투스의 이름을 모두 가진 황제의 치세에 서로마가 멸망하여 예언이 실현되었다. 율리우스 네포스를 마지막 황제로 간주하면 첫번째 '카이사르'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와 '율리우스'라는 이름이 겹친다. 심지어 동로마 제국도 기독교를 공인한 최초의 황제이자 제국의 행정수도를 콘스탄티노폴리스로 옮긴 콘스탄티누스 대제와 똑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콘스탄티노스 11세의 치세에 멸망하였다. 이것을 어거지로나마 연장해서 로마의 후계를 자칭한 나라에 적용해도 의외로 잘 들어맞는데 다음과 같은 사례가 있다.
서로마의 계승을 표방했던 신성 로마 제국의 후계 국가인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은 카롤루스 대제와 같은 이름을 가진 카를 1세의 치세에 멸망했다.
카롤루스 대제의 후계자라고 자칭하고 황제로 즉위했던 나폴레옹 1세의 프랑스 제1제국은 본인의 치세에 멸망했고, 그의 조카로서 제국을 재건했던 나폴레옹 3세의 프랑스 제2제국 역시 본인의 치세에 멸망했다.
신성 로마 제국에 이어 독일 민족의 제국을 자칭한 독일 제국은 빌헬름 1세에 의해 수립되었으나, 그의 손자이자 같은 이름을 가진 빌헬름 2세의 치세에 멸망하고 바이마르 공화국이 수립되었다.
'불가리아인과 로마인의 차르'를 자칭했던 불가리아 최초의 차르 시메온 1세와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시메온 2세가 폐위되어 불가리아의 군주제는 폐지되었다.
4차 십자군이 콘스탄티노폴리스를 정복하고 수립한 라틴 제국의 초대 황제는 보두앵 1세였는데, 마지막 황제는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보두앵 2세였다.
'세르비아인과 로마인의 차르'를 자칭했던 세르비아 제국의 초대 차르는 스테판 우로시 4세 두샨이었는데, 그의 아들 스테판 우로시 5세의 치세에 세르비아 제국은 멸망하고 여러 소국으로 분열되었다. 이후 세르비아를 재통일한 군주들은 차르로 즉위하지 못하고 공작(크냐지→데스포티스)를 칭하다가 오스만 제국에 정복되었다.
동로마를 멸망시킨 후 콘스탄티노폴리스를 오스만 제국의 수도로 선포하고 '카이세리 룸(로마 황제)'이라고 칭한 군주는 메흐메트 2세였는데, 그와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메흐메트 6세가 아타튀르크에 의해 폐위됨으로써 오스만 제국은 멸망하고 튀르키예 공화국이 수립되었다.
하지만 로마의 후계를 자칭한 나라 중 하나인 러시아 제국은 창건자와 같은 이름을 가진 황제의 치세에 멸망하지 않았다. 억지로 갖다 붙인다면 로마노프 왕조의 창건자 미하일 1세와 이름이 같은, 니콜라이 2세의 동생 미하일 대공이 러시아 혁명의 와중에서 하루 남짓 황제를 칭한 적은 있으나, 이것까지 인정한다는 건 너무 억지스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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