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툰 사아데(Antoun Saadeh)는 저서 『민족의 형성(The Rise of Nations)』의 결론부에서 현대의 핵심적인 사회적 현상 중 하나인 ‘민족 정신’을 분석하였다. 그는 이 정신이 고대사에서 특히 가나안인들에게서 현저하게 나타났음을 지적하며, 이를 현대적 맥락에서 재구성한다.
사아데에 따르면 ‘민족주의(Nationalism)’란 “민족으로부터, 즉 시간적 연속성 속에 존재하는 삶의 통일성으로부터 발흥하는 단일한 정신적 실체 혹은 보편적 감정”으로 정의된다. 그는 이를 ‘민족적 아사비야(National Asabiyyah, 사회적 결속성)’라고 명명하였다. 여기서 사아데가 규정한 아사비야는 특정 종교에 국한된 편협함이나, 집단의 시비곡직을 가리지 않고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비이성적 배타주의’와는 궤를 달리한다. 그러한 맹목적 태도는 자유와 관용의 가치를 훼손하며, 사회 내부의 분열과 차별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반면, 그가 주창한 결속성은 생명의 지속과 실존적 가치 향상을 위한 열망이며, 공동체 전체의 선(善)과 진보, 그리고 공적 이익에 대한 전폭적인 지향을 의미한다.
사아데의 분석에 따르면, 민족주의는 이븐 칼둔(Ibn Khaldun)이 『무깟디마』에서 상술한 ‘혈연적 아사비야(Kinship-based Asabiyyah)’와는 차별화된다. 칼둔의 개념이 부족 구성원 간의 혈연적 유대에 근거한 원시적 결속이었다면, 사아데의 아사비야는 공동의 삶과 이익을 공유하는 사회적 관계망에서 기원한다. 어원적으로 ‘아사비야’는 ‘결속’과 ‘연대’를 뜻하는 ‘아사브’ 및 ‘이사바’와 연결된다. 따라서 사아데는 민족주의를 민족이라는 유기적 통일체의 심리적·사회적 유대로 간주하였으며, 이는 “공동의 생명력과 이익 체계에 대한 자각적 각성”을 의미한다. 이는 공동체 구성원을 유기적으로 통합하며, 공공의 이익과 권리에 대한 고차원적인 자각을 생성하는 정신적 토대가 된다.
이러한 아사비야적 결속은 민족적 협력을 실현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이는 애국심의 원천으로서 구성원들이 공동의 삶을 개선하고 진보시키는 동인(Drive)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공동체의 성패가 곧 개인의 존망과 직결된다는 인식 하에, 민족적 권리를 수호하고 외적 위협에 대응하는 심리적 기제가 바로 이것이다. 사아데는 이 심오한 정신적 기제를 ‘국가 의식(National Consciousness)’이라 명명하며, 이를 현대 사회의 가장 거대한 심리·사회적 현상으로 상정하였다. 이 단계에 진입한다는 것은 곧 민족이 자신의 개별성, 정체성, 그리고 운명의 통일성을 자각하는 ‘실존적 각성’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국가 의식의 고취, 즉 집단적 정체성을 체현하기 위해서는 개인적 자아를 넘어선 ‘사회적 자아’로의 확장이 요구된다. 이는 개인의 필요를 사회적 요구와 일치시키고, 사적 이익을 민족적 이익과 결합하며, 공동체 구성원 간의 공감대를 형성하여 타자의 복리를 자신의 것과 동일시하는 윤리적 성찰을 전제로 한다.
오늘날 부패한 체제의 붕괴와 지배 엘리트층의 도덕적 해이가 야기한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이러한 국가 의식의 회복은 시급한 과제이다. 베이루트 항구 참사는 공공 부문의 무책임과 직무 유기, 즉 국가 의식의 부재가 초래한 구조적 인재(人災)이다. 또한 경제적 빈곤과 자산 손실 역시 공익을 도외시한 채 권력 획득에 매몰된 정치권의 사회적 감각 결여에서 기원한다. 환경 오염, 기초 공공 서비스의 마비, 사법 기능의 상실 등 레바논 사회가 직면한 총체적 난국은 결국 지배층의 탐욕과 퇴행적 사고방식이 응축된 결과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사회적 결속을 공고히 하고 국가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 의식으로 재무장해야 한다. 이는 종파주의, 봉건적 연고주의, 외세 의존적 기회주의를 배격하고, 보편적 정의와 공익이 실현되는 주권 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이념적 토대가 된다. 또한, 이는 지역 패권 세력과 서구 열강의 자원 약탈 및 영향력 확대 시도에 대응하여 민족적 생존권을 수호하기 위한 전략적 방벽이기도 하다. 민족적 권리를 방기하고 침략 세력에 굴종하는 작금의 ‘퇴행적 지도체제’ 하에서 국가 의식의 당위성은 더욱 증폭된다. 수치심을 결여한 채 외세에 예속되거나 굴욕적인 타협을 시도하는 행태는 순교자들의 희생을 기만하는 행위이다. 1936년 무력 투쟁의 선구자 후세인 알-반나(Hussein Al-Banna)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저항을 지속하는 민중들은 “우리 민족 내부에는 역사의 향방을 전환할 수 있는 내재적 역량이 존재한다”는 명제를 몸소 증명하고 있다.
외세의 전략에 부응하며 저항 세력을 억압하는 부패한 정치 세력을 향해 우리는 사아데의 엄중한 경고를 인용한다. “투쟁을 거부함으로써 자유를 포기하고 노예적 예속을 감내하는 자들에게 역사적 단죄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고결한 저항 정신을 바탕으로 승리와 건설의 새로운 연대기를 기술하기 시작하였다. 외부의 적을 축출하는 데 선봉에 섰던 역량을 이제 민족 내부의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고 인민의 존엄을 수호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아울러 우리의 이념을 사회 전반에 확산시켜 민족의 유기적 통합을 달성하고, 국제적 경쟁 구조 속에서 민족적 우월성을 확보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집단적 열망을 실현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민족적 아사비야와 연대, 그리고 우리 내부의 창조적 잠재력에 대한 확신에 있다. 우리는 사회민족주의 부흥의 후예로서, 선구자의 정신을 계승하여 민족을 통합하고 그 역량을 극대화하는 데 헌신할 것이다. 이를 통해 상상 속에 머물던 민족적 비전은 실천적 힘을 얻어 현실화될 것이다. 이 엄중한 시기에 우리는 확고한 신념으로 무장하며, “민족적 위기 상황에서 유일한 구원은 올바른 사상 체계에 근거한 영웅적 실천뿐이다”라는 선구자의 가르침을 견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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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싸비야! 아싸라비야!
https://youtu.be/xK3tu75AaMk?si=0ajYatdKFPNY3ZoI
@Gaston. 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