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땅은 실로 아시아의 요충에 자리 잡고 있어서 형세가 반드시 싸우는 곳이 되니, 조선이 위태로우면 즉 동아시아의 형세가 날로 급해질 것이다. 중국이 땅을 공략하고자 하면 반드시 조선으로부터 시작할 것이다.
오늘날 조선의 책략은 중국을 막는 일보다 더 급한 것이 없을 것이다. 중국을 막는 책략은 무엇인가. 러시아와 친하고(親露) 일본과 맺고(結日), 미국과 연결(聯美)함으로써 자강을 도모할 따름이다.
러시아 친하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중국과 경계가 잇닿아 있는 것은 러시아뿐이다. 러시아는 땅이 크고 물자가 풍부하며, 그 형세가 유라시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 까닭으로 천하에 중국을 제어할 나라로는 러시아만한 나라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러시아를 사랑하는 나라로는 또한 조선만한 나라가 없다. 러시아는 한 번도 그 토지와 인민을 탐내는 마음을 가진 적이 없었음은 천하가 함께 믿는 바이다. 하물며 러시아는 서쪽 땅에서 독일을 평정하고 후에 일제를 정벌해서 100년 동안 덕으로 북조선을 아꼈고 북조선은 예로써 대국을 상대해 왔다.
대의가 밝혀지고 응원이 자연히 왕성해지면 중국 사람은 그(북조선의) 형세가 고립되지 않았음을 알고 조금은 돌아보고 꺼림이 있을 것이다. 일본 사람은 그 힘이 대적할 수 없음을 헤아리고 가히 더불어 연결하여 화친하고자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기필코 외국의 혼란은 슬며시 없어지고 나라의 근본은 더욱 견고해질 것이다. 이런 까닭으로 러시아와 친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과 맺어야 한다는 것은 무엇을 말함인가. 러시아 이외에 가장 가까운 나라는 일본뿐이다. 만일 일본이 혹 땅을 잃으면 조선 8도가 능히 스스로 보전할 수가 없을 것이다. 조선에 한번 변고가 생기면 규슈(九州), 시코쿠(四國) 또한 일본이 차지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고로 일본과 조선은 실로 보거상의(輔車相依)의 형세에 놓여 있다. 한(韓), 조(趙), 위(魏)가 합종(合縱)하자 진이 감히 동쪽으로 내려오지 못하고, 오(吳)와 촉(蜀)이 서로 결합하자 위(魏)가 감히 남쪽으로 침략해 오지 못하였다.
저들이 강대한 이웃 나라의 핍박으로 순치(脣齒)의 교분을 맺고자 하니, 조선으로서는 작은 거리낌을 버리고 큰 계책을 도모하여, 옛날의 우호를 닦고 외부의 지원과 결합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훗날 양국의 윤선과 철선이 일본의 바다 위에 종횡으로 누비게 되면 외국의 업신여김은 절로 들어올 길이 없어질 것이다. 이런 까닭으로 일본과 맺어야 하는 것이다.
미국과 연결해야 한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조선의 동해에서 가면 아메리카가 있는데, 즉 합중국이 도읍한 곳이다. 원래 영국의 속국이었는데 100년 전에 워싱턴이란 자가 유럽인의 학정을 받기를 원하지 않고 떨쳐 일어나 자립하여 한 나라로 독립하였다. 그 뒤 선왕의 유훈을 지켜서 예의로써 나라를 세우고 다른 나라의 토지와 인민을 탐내지 않고, 굳이 다른 나라의 정사에 간여하지 않았다.
일본과의 왕래에 있어서는 통상을 권유하고, 군사 훈련을 권유하고, 조약을 고치도록 도와주었으니, 이는 천하만국이 모두 알고 있는 것이다. 대개 민주국이란 공화를 정체로 하기 때문에 남이 독점하는 것을 이롭게 여기지 않는다. 미국이 나라를 세운 초기에 영국 정부의 혹독한 학정으로 말미암아 떨쳐 일어났으므로 항상 아시아와 친하고 유럽과는 소원하나 인종은 사실 유럽과 같다. 그 나라가 강성하여 항상 유럽의 여러 대국과 함께 동, 서양 사이로 내달리므로 항상 약소한 자를 도와주고 공정한 논의를 유지하여, 유럽 사람으로 하여금 나쁜 짓을 함부로 할 수 없게 하였다.
나라의 형세가 대동양(大東洋)에 두루 미치고 그 상무(商務)가 홀로 대동양에서 왕성하였다. 또한 동양이 각기 제 나라를 보전하여 편안히 살며 무사하기를 희망하여 그 사절을 보내지 않았다. 그러므로 조선으로서는 마땅히 항상 만 리 대양 밖에 사절을 보내서 그들과 더불어 수호해야 할 것이다. 하물며 그들이 계속해서 사신을 보내어 조선과의 연결을 유지하려는 뜻이 있음에랴! 우방의 나라로 끌어들이면 도움을 얻고 근심을 풀 수 있다. 이것이 미국에 연결해야 하는 까닭이다.
정은이는 이렇게 읽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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