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3일에 시행되었던 지방선거는 투표 용지 부족 등 개표 과정에서 있었던 논란들로 인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은 87년에 약속되었던 그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것에 충격을 느끼고 잠실에서 재선거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대통령은 예외상태에서 주권자의 결단에 대해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이며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과거 민주화를 위해 화염병을 던지고 최루탄을 맞아가며 시위를 벌이던 86세대는 기득권이 되어서 자신의 부동산을 지키는데 급급하거나, 과거의 자신을 잊고 현재 벌어지고 있는 시위를 극우주의자들의 선동으로 인해 일어난 소요사태, 즉 서부지법 사건의 시즌 2로 인식하고 있다.
개표 과정에서 들어난 선관위의 안일한 대처는 수많은 사람들이 한국의 민주주의가 쇠퇴하고 있다고 느낀 도화선이 되었을 것이다. 1945년 독립해서 1987년 민주화를 42년만에, 상대적으로 빠르게 이루어낸 국가에서 왜 39년만에 민주주의가 쇠퇴하게 된 것일까?
율리우스 에볼라는 과거 동양이 글로벌리즘을 막는 방파제라는 주장에 반대한 적이 있다. 그에 따르면, 동양은 글로벌리즘을 막는 것이 아닌, 서양의 자취를 따라가고 있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동양에서 문명이 쇠퇴하는 과정은 초기 단계에 있으며, 중국은 20년만에 제국적이고 전통적인 문명에서 무신론적인 공산주의 사회로 탈바꿈하는데 성공했고 이 길을 유럽 인들이 걸어오는데는 수백 년이 걸렸다. 하지만 유럽 인들은 진보와 근대성의 징표 아래에서 여러 문제들과 해체 현상을 겪었고, 동양도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이 단계에 도달할 것이다.
한국도 이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우리는 기원전 그리스에서 시작된 민주주의가 명예혁명, 프랑스 혁명, 여성 투표권 등을 거치며 몇천 년에 걸쳐 발전했고 현대에 이르러 여러 모순점과 문제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한국도 419와 518 그리고 6월 민주항쟁을 몇십년 만에 거치면서 이 길을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고 있으며, 남는 것은 빠르게 쇠퇴와 마주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으로 존재한다는 것, 그것은 하나의 결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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