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로 날 잡고 천천히 드스메랑 혼수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가끔 말을 틱틱거리면서 해도 은근슬쩍 잘 챙겨 주고 어려 조건들이나 성격도 잘 맞아서 투닥거리는 거 외에는 문제가 없었구요.
그런데 어제인가 그제인가 예랑이가 저한테 무슨 링크를 보내더라고요. 이것좀 보라고 이상하지 않냐고요. 뭔가 하고 봤더니 김수미씨가 광고하는 영상이었어요. 무슨 팩트 씨에프인 것 같은데 욕이 좀 많이 나오더라구요. 근데 저는 재밌었고 음... 그냥 꼭 예쁘고 피부 탱탱한 사람만 나와서 하라는 법 없으니까 신박하게 느껴졌어요. 그런데 예랑이 생각이 달랐나 봐요. 제가 보고 재미있다고 웃고 그러면서 좋다고 하니까 갑자기 ㅋㅋㅋ
너 꼴페미냐?
이러는거예요. 그러면서 저는 알지도 못하는 커뮤들 이름 들먹이면서 이런 거 하는 거 아니지 저런 거 하는 건 아니지? 이러면서 제가 그간 했던 말들에 대해서 꼬치꼬치 사상검증을 해요. 넌 딸 낳으면 분홍색 옷 안 힙히고 숏커트 시킬 거냐는 소리까지 듣는데 좀 어이가 없더라고요. 평소에 틱틱거리면서 하도 말해 버릇해서 저도 이제 그만하라고 하긴 했는데 걔가 자꾸 김수미씨처럼 막 아무튼 정말 입에도 담기 싫은 소리를 해대는 통에 정이 좀 많이 떨어졌어요.
글고 도대체 어떤 부분이 꼴페미 같다는 건지 이해가 아직도 안 돼요. 솔직히 페미니즘이 나쁜 것도 아니고 그냥 같이 잘 살면 좋은 거라고 생각하니까 저는 그냥 그대로 말했더니 얘 안되겠네? 이러면서 제 핸드폰 잠금 풀더니 제 페북이랑 인스타 다 들어가 보더라구요. 그러면서 너 진짜 이상한 거 하는 거 아니냐 메갈 막 이런 이야기도 나오는데 지금까지 내가 누굴 만난 거지 싶고 되게 낯설게 느껴졌어요.
결혼 준비하면서 문제 생기고 쎄한 건 조상신이 돕는 거라는데 지금이라도 파혼 절차를 밟아야 하는 건지 진지하게 고민되는데 막상 예비 시부모님들이랑 인사도 다 하고 저희 부모님은 이제 슬슬 친척들에게 언질해놓은 상태인데 그 등쌀을 어떻게 이기나 싶고 눈물 나네요.
솔직히 자랑은 아닌 줄 알지만 크게 뜻을 가지고 공부한 적은 없어도 제 나름대로 사회적 이슈에 대해 옳고 그름 정도를 판단했을 뿐인데 이게 꼴페미 소리 들을 일인가요... 제가 솔직히 걔한테 명품백을 받은 것도 아니고 밥값을 칼같이 다 얻어 먹은 것도 아니고 전 웬만하면 부담 안 주려고 다 반반하고 결혼 준비 같은 것도 부모님들이랑 합의해서 반반으로 진행하고 있거든요 ㅠㅠㅠ
진짜 친한 친구한테 어느 정도 정황을 말했더니 넌 지금껏 왜 그렇게 멍청하게 살았냐고 하는데 다른 애들은 제가 걔랑 사귀는 것부터가 마음에 안 들었었다는 식이라 더 흔들려요. 또 사람 마음이라는 게 ㅠㅠㅠ 어쨌거나 결혼을 하기로 했을 정도로 사랑하는 사람이라서 저도 예랑이의 이 한 부분 때문에 결혼을 접는다는 건 좀 성급하지 않나 싶기도 하구요 .. 아 .. 진짜 마음이 뒤숭숭한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ㅠㅠㅠㅠ 진짜 가감없이 이야기해주시면 감사할것 같아요...
제 친구는 제가 개념녀인 것 같아서 사귀고 결혼하려고 하려다가 지 뜻대로 안 되니까 저러는 거라고 하는데 ㅠㅠㅠ 개념녀가 나쁜 건지도 모르겠고 그냥 제가 무지한 탓에 이런 일이 일어난 줄은 알면서도 아 진짜 잘 모르겠네요 ㅠㅠㅠㅠ
---
의견 주신거 다 확인했어요
솔직히 이렇게 많이 달릴 줄 몰랐는데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헤어지는 건 당연하지만 무섭네요.
특히 제 영상이나 그런 게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 하니까 헤어지자는 마음은 있어도 쉽게 말을 못할 것 같아요 그렇다고 핸드폰 찾아서 보는 건 더욱요.
솔직히 제 남자친구가 일베라는 결론까지는 못 내겠어요. 확실하게 본 바가 없고 저 역시 오해를 받은 입장이라 어떻게 딱 말씀드리기 어렵더라구요. 하지만 그리 좋은 남자가 아니고, 결혼이라는 중대한 결정을 내릴 사람은 아니라는 건 확실한 것 같아요.
무지가 불러일으킨 화라는 생각만 들어요 제가 정말 몰랐어요. 이런 일이 있구나 저런 일이 있구나 참 멋있다 정말 그렇게까지 불평등했나 물음표만 있었어서 정말 몰랐어요.
일단 오늘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잘 상의해 볼 예정이에요.
넌 다른 여자들과 다르다는 말을 참 많이 들었었는데 ㅋㅋㅋ 그게 이런 뜻인 줄도 모르고 멍청한 짓한 거 맞아서 더 답답하고 눈물나지만 일단 해결이 먼저니까 제 선에서 할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해볼게요. 글은 조만간 내리게될 것 같습니다. 가감없이 댓글 달아주신거 하나하나 꼼꼼하게 읽었구 덕분에 더 큰 일을 미연에 방지한것같아요. 감사합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