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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헤카티아 설정글 쓰고 또 뭔가 쓰고 싶어

동방 설정글 뭐 쓸까요? 했더니 사구메 추천 받아서 쓰는 사구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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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마노사구메 여신



키신 사구메는 고사기(古事記)에 등장하는 아마노사구메(天探女) 여신을 모티브로 함.

아마노사구메 신은 무슨 신이냐면

아마노와카히코(天若日子) 신화에 나오는 여신을 말함.


아마노와카히코는 아시하라노나카츠쿠니(葦原中国)를 평정하기 위해 내려온 신이다.

타카미무스비(高御産巣日)신의 명령을 받아 활과 화살을 받고 내려온다.

아시하라노나츠쿠니는 신들이 사는 곳과 황천 사이의 땅을 뜻하는데 그냥 일본이라 생각하면 됨. 중요한 거 아님.


아마츠카미(天津神)쿠니츠카미(国津神) 정벌, 혹은 야마토 정부의 지방 토벌.

말하자면 모리야 신사의 카나코와 비슷한 입장이었다.


아마노와카히코가 내려온 이유는 전임자들이 빈둥대면서 일을 안했기 때문인데

이 새끼도 지상에 와서는 8년을 놀고 먹음.

꿀 빠네 새끼들.

결국 보다 못한 신들이 뺑끼 좀 작작 치라는 메세지를 꿩에게 전달하게 함.


하지만 아마노와카히코는 신들이 사는 세계인 타카마가하라(高天原)를 배신한다.

신들의 사자인 꿩을 화살로 쏴버린 것인데,

그 때 꿩을 쏘라고 옆에서 속삭인 것이 아마노사구메 신.

꿩을 떨어트린 화살은 더 날아가 타카미무스비 앞에 가서야 떨어진다.


지상을 평정하라고 화살 쥐어주고 보냈더니 그걸로 애꿎은 꿩을 쏴죽이는 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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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노사구메를 모시는 신사는 굉장히 드물다. 행적도 찜짐하고 아마노자쿠의 원형이 되는 신이기 때문. 시라하마 정의 히라마 신사는 아마노사구메를 제신으로 모시는 소수의 신사 중 하나.)


2. 신의 말을 뒤집은 무녀



아마노사구메는 딱 고서기에서 이후 등장하지 않는 단역임.

즉 유일한 업적이 옆에서 꼬드겨서 통수 치게 하기...


이것만 보면 무슨 이런 년이 다 있어, 싶겠지만

야마노사구메는 본래 무녀(巫女)에 대한 이야기임을 알고 본다면 그럭저럭 납득할 수 있다.


야마노사구메는 본디 무녀였다.

당시 무녀는 신들의 말을 전하는 높은 존재였다.

제정일치의 사회에서 신의 말씀은 단순한 종교가 아니라 일종의 법령이나 도덕적 기준이기도 하였다.

그런데 그런 무녀가 자신의 말을 철회하거나 어긴다면?


이렇게 신의 말을 굽히는 것을 당시 사람들은 하늘에 대한 무시무시한 재앙으로 생각했고

큰 재앙이 뒤따를 것이라 생각했다.


즉 야마노사구메는 무녀가 '신의 말을 뒤집는다면 큰 재앙이 닥칠 것이라는' 경고인 셈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본래 하늘의 말을 전하는 무녀인 동시에 신을 꼬드겨 하늘을 거역한 아마노사구메는

천진신이기도, 국진신이기도 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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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주전 레이센 루트 사구메전의 대사를 보면

사구메는 아마츠카미와 쿠니츠카미 부분 양쪽을 가지고 있음을 다시 확인 할 수 있다.


사구메의 특징적인 한 쪽 뿐인 날개는 천진신인 동시에 국진신인 사구메의 성질을 보여주는 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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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아마노사구메에서 아마노자쿠로



아마노 사구메는 아마노자쿠(天邪鬼)의 원형으로 봄.

아마노자쿠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선 일본 민담인 우리코히메(瓜子姫)를 같이 보면 좋다.


우리(瓜)는 참외나 오이 비슷한 일본의 야채. 직역 하자면 오이 공주님.

옛날 노부부가 이꾸는 우리밭의 우리 열매에서 우리코히메가 태어났고

아름다운 아가씨로 자란 우리코히메는 귀족 청년과 사랑에 빠져 높은 집안으로 시집을 가게 된다.

그런데 그 사실을 아마노자쿠란 요괴가 듣는다.

아마노자쿠는 뭐든 훼방을 놓고 심술을 부리는 걸 좋아하는 요괴다.

때문에 우리코히메의 결혼식도 방해하기로 결심하고, 자신이 대신 신부가 되기로 했다.

우리코히메와 옷을 바꿔 입고 그녀를 나무 위에 숨겨 놓았다.

아마노자쿠를 태운 신부 가마가 그 나무 밑을 지날 때 가마꾼들은 이상한 소리를 듣는다.

바로 우리코히메의 한탄과 눈물이었다.

가마꾼들은 그녀를 구출하고 아마노자쿠를 해치운다.


뭐 대략 이런 동화.


하지만 이 이야기를 야마노사구메 여신과 연결해서 해석하기도 한다.


아마노사구메 신화로 되돌아가서

아마노와카히코를 지상에 내린 신은 타카미무스비 신이었다.

타카미무스비는 창조와 생명력, 남성성 따위를 상징하는 신인데, 타카미(高木)라 부르기도 한다.


따라서 고사기를 해석할 때 타카미무스비는 본래 신목(神木) 숭앙을 신격화 한 것이라 본다.

나무 밑에서 우리코히메의 목소리를 듣는 것을 신목과 무녀의 신탁으로 해석함.


아마노사구메는 하늘의 말을 듣는 무녀인 동시에 하늘의 말을 거스른 반역자를 상징한다.

우리코히메는 이런 신탁을 둘러싼 교리적 갈등을 둘러싼 대립의 이야기이며

아마노사구메를 둘로 쪼개어 무녀와 반역자,

우리코히메와 아마노자쿠라는 두 인물로 풀어낸 것이라 할 수 있다.


ZUN은 사구메의 인물 해설에서 세이자를 언급하기도 하고 두 이름의 성을 키신과 키진으로 비슷하게 지었는데

아마 이런 부분을 염두에 둔 것이라 생각한다.





4. 되쏜 화살과 같은 능력



아마노와카히코가 쏜 화살은 꿩을 떨어트리고 더 날아가 화살의 원주인인 타카미무스비의 발치에 떨어진다.

타카미 무스비는 자신이 아마노와카히코에게 준 화살이 왜 여기 있는지, 왜 피가 묻었는지 의아해하며

도로 지상으로 되던진다.


그리고 그 화살은 아마노와카히코가 있는 방향으로 날아가 그의 가슴을 꿰뚫는다.

이렇듯 쏜 화살을 주워 쏜 사람에게 되리 쏘는 것을 반시(還矢)라고 하는데,

일종의 부적처럼 취급되어서 반드시 명중한다고 두려움의 대상이 되었다.


키신 사구메의 능력인 '입 밖에 낸 것을 역전시키는 정도의 능력' 자신에게도 해가 되는 능력이다.

이렇듯 사구메의 모습은 그녀의 원형인 고사기의 아마노사구메를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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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사구메의 설정과 기원에 대한 글이었다.

이런거 좋아하니까 앞으로도 시키면 쓸 수 있으면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