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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11월 19일, 오후에 시간 있으면 교토 박물관 황실유물 특별전 보러가자는 선배의 말에 알겠다고 했다.

근데 그날 우연히도 강의들이 전부 휴강이 떠서 시간이 남아돌길래 아침부터 교토 가서 성지를 포함해 가보고 싶었던 곳들을 구경하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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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행선지는 교토고쇼(京都御所).

일본 천황이 거주하던 공간으로, 우리나라로 따지면 궁궐과 비슷한 곳이다.


794년 헤이안쿄(平安京, 지금의 교토) 천도 이후 1868년 메이지 유신까지 약 1100년간 교토는 수도로 기능하였다.

그간 정궁에 해당하는 헤이안궁 다이리(内裏)는 화재 등의 이유로 여러번 옮겨졌으나, 1331년 고쇼가 건설된 이후로는 437년간 천황의 황거가 옮겨지는 일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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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고쇼는 원래 봄과 가을의 며칠간만 일반공개를 하는데, 올해는 코로나 영향으로 봄 공개가 취소되어 이번 가을 공개가 첫 일반관람이었다.

나는 그 특별전 첫날, 즉 재개장 첫날에 고쇼를 다녀왔는데, 솔직히 일본 요즘 2500명씩 확진 뜨는거 보면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지 모르겠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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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도 당연히 볼거리가 많았지만 바로 동방 이야기로 넘어가보자.


요우무의 테마곡 「히로아리, 괴조를 쏘다 ~ Till When?」의 '히로아리가 괴조를 쏜 사건 広有射怪鳥事'은

남북조시대를 무대로 한 고전문학 『태평기 太平記』12권에 실린 에피소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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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무 원년, 고쇼가 세워진지 3년도 채 안 지난 1334년. 역병이 돌아 수도에도 시체가 나뒹굴었다.

그러자 고쇼의 정전인 시신덴(紫宸殿, 자신전) 상공에 매일밤 괴조가 나타나 "언제까지, 언제까지"라 울어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괴조는 인간에 얼굴에 새의 부리와 날개, 뱀과 같은 몸통을 지녔으며 양 발톱은 칼처럼 날카롭고, 날개 길이는 1장 6척(약 5m)에 이르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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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들은 누에를 쏘아 떨어트린 미나모토노 요리마사의 예를 들며

활과 화살로 저 새를 쏘아 죽여야 한다며 명궁 마유미 히로아리(真弓広有)를 불러 의뢰했다.


과연 히로아리는 괴조를 정확히 쏘아 맞춰 떨어트렸고, 그 후로 궁궐에 다시 평화가 찾아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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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괴조의 이름으로 알려진 이츠마데(以津真天)는 에도시대의 화가 토리야마 세키엔(鳥山石燕)이 괴조의 울음소리에서 따와 이름붙인 것이다.

멘레이키(코코로)를 재해석하고 후에 연석박물지와 관련이 생긴 세키엔도 언젠가 한번 다뤄보고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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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츠마데가 괴기스럽게 울었다는 시신덴이 바로 이 건물이다.

에도시대에 재건됐지만 헤이안시대의 양식을 모방했으며, 궁내청 소속 건물이라는 이유때문에 지정되지 않았지만 국보급 문화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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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조가 '언제까지'라 울어댄 까닭은

'천황의 치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 같으냐'는 저주의 울음소리라는 설과

'언제까지 시체들을 방치할 것이냐'는 망자들의 원망스러운 울음소리라는 설이 있다.


후기 전승에 따르면 주로 역병이나 전란 속에서 나타나, 죽은 사람들의 단말마와 고통이 새로 변한 것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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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ZUN은 하필 요우무의 테마곡 이름을 '히로아리가 괴조를 쏜 일'로 했을까.

죽은 자들을 조속히 천도시키라는 이츠마데의 울음소리를 단칼에 끊어버린 히로아리와,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있는 반인반령 요우무를 연결시킬 순 없을까.


어찌돼었든 히로아리가 괴조를 쏘아 떨어트린 교토고쇼 시신덴이 요우무와 히로아리의 흔적을 더듬을 수 있는 성지임은 틀림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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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 잠시 근처 대학에 들렀다가 향한 두번째 성지, 시라미네 신궁(白峯神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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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미네 신궁은 스토쿠 천황(崇徳天皇)을 모시는 신사다.

스토쿠 천황은 일본 역사상 가장 불운한 천황으로 여겨지는데, 간단히 서술하면 가족한테 버려지고 이용당하다 유배지에서 죽음을 맞이한, 단종과 같은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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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스토쿠 천황의 원혼은 '일본 사상 최악의 원귀'가 되어 내내 조정을 괴롭힌다.

완전히 현대에 들어선 1964년, 도쿄 올림픽 무사 개최를 기원하며 쇼와 천황이 직접 스토쿠 위령제를 올린 것도 유명하고..


교토의 시라미네 신궁 또한 메이지유신 직후 메이지 천황이 사누키에 있던 스토쿠를 모시는 신사를 교토(스토쿠의 고향)로 옮기게해 봉안한 것이다.

천황가는 이렇게 언제나 나라의 중대사를 행할 때 스토쿠 천황의 원혼을 두려워하며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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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원래 이야기거리가 많은' 신사지만, 지금의 스토쿠 신사는 아이러니하게도 '축구와 스포츠의 신'으로 받들어지고 있다.

시라미네 신궁은 아스카이 가문(飛鳥井家)의 저택을 허물고 지어졌는데, 이 아스카이 가문이 다름아닌 '축국 蹴鞠'의 명가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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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국, 일본말로 케마리는 고대 동양에서 전승된 공놀이다. 아스카이 가문은 축국을 전문적으로 파고들며 종가 행세를 했다고.

때문에 신사 마당에는 축국의 비가 세워져있고, 에마에도 전 일본에서 참배온 축구 관계자들의 소원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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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권은 사무소 옆에 봉안된 수많은 공들과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의 깃발..ㅋㅋㅋㅋㅋ

국가대표를 비롯한 유명 선수들이 직접 와서 싸인볼을 바치며 선전을 기원하고 간다나보다. 졸지에 축구의 신이 되어버린 스토쿠 천황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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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축구 하면 떠오르는 신사가 시라미네 신궁이고, 시라미네 신궁 하면 아스카이다보니, 동방에서도 이를 소재로한 스펠카드가 하나 있다.


동방심기루・심비록・빙의화의 레이무 스펠카드 보구「음양 아스카이」인데,

레이무가 거대한 음양옥을 발로 차 상대를 공격하는 기술. 말그대로 음양옥 싸커킥이다. 고대로부터 전승된 싸커킥 스펠카드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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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향한 곳은 세이메이 신사(晴明神社)

일본 음양사의 대가, 아베노 세이메이의 생가 터에 세워진 신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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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리이에 새겨진 별모양 문양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세이메이가 그린 오망성은 특별히 '세이메이 키쿄 晴明桔梗', 세이메이 도라지꽃이라 불린다.

세이메이 키쿄는 마귀를 쫓는 문양으로 음양도에서 자주 쓰였는데, 동방에서 사나에가 자주 쓰는 별모양 탄막을 생각하면 연상하기 쉬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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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리이를 지나자마자 보이는 중요 성지, 옛 이치죠 모도리바시(旧一条戻橋). 직역하자면 이치죠의 돌아오는 다리.

세이메이는 이 다리 밑에 십이신장 식신을 숨겨놓고 키우며 필요할 때마다 소환시켰다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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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바라키 동자가 이 다리에서 예쁜 여인의 모습을 하고 울고 있다가, 와타나베노 츠나(渡辺綱)에게 들켜 팔을 잘렸다는 전승이 남아있기도 하다.

그때문에 별다른 설명문은 없었지만 다리 옆엔 오니 모습 조각상이 세워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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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영야초ex 카미시라사와 케이네 스펠카드 전세「이치죠 모도리바시」의 배경이 된, 완벽한 성지.


가끔 영익스 필드곡인 '익스텐드 애쉬 ~ 봉래인'을 듣다보면 이건 정말 모도리바시의 테마곡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해당 스펠에 들어가자마자 나오는 멜로디와 케이네로 돌아가는 역사의 탄막들이 워낙에 절묘한지라.. 영익스 첫 전율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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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죠 다리에서 팔이 잘린 이바라키 동자의 전설은 동방자가선에서 완벽히 써먹었다.

카센 조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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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메이 신사에 와서 보니, 정말 세이메이를 향한 신앙은 두터웠다.

음양도의 상징이기도 하고 꾸준히 만화나 드라마, 영화화 되기도 했고.. 팬이 많을 수밖에 없는 신사.


당장 사진 속 사람들도 세이메이가 심었다는 나무를 몇분이나 어루만지며 영기를 받아간다고 좋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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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에도 특유의 오망성이 그려져있어 볼거리를 더한다. 눈 닿는 곳에 다 그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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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내에 들어서면 보이는 세이메이의 동상과 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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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어찌나 만져댔는지 발 부분이 닳아 변색되어있다.

예수상이나 불상을 보는 느낌이었다 ㄹ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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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노 세이메이는 식신을 부리던 인물이다보니 요요몽에 여러번 등장하는데, 첸이 특히 직접적으로 많이 사용한다.

첸의 1번스펠 식부「비상청명」음양「도만청명」음양「청명대문」은 모두 세이메이에서 따온 스펠로, 여기서 첸은 오망성을 그리며 탄막을 뿌려댄다.


이외에 란의 2번스펠 식신「십이신장의 연회」, 유카리의 8번스펠 식신「야쿠모 란」도 세이메이와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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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메이 신사에선 당연히 음양도와 관련한 오마모리(부적)를 다수 파는데, 음양옥 오마모리도 있어서 하나 구입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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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바탕에 태극 무늬라 레이무의 음양옥이 절로 떠오르는 배색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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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또 성지에서 사온 오마모리가 추가됐다.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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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를 나와 100m가량 남쪽으로 걷다보면 나오는, 지금의 이치죠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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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엔 현대에 다시 세워진 이치죠 모도리바시가 있다.

낙중과 낙외를 잇는 다리이자 귀문, 죽은 자가 살아 돌아오고 귀신이 나온다는 다리.

세이메이와 이바라키 동자와 하시히메의 전설이 서린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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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세이메이는 저 다리 밑에 식신을 숨겨놓고 키우지 않았을까..

완전히 여담이지만 다리 밑을 지나가는 하천의 이름은 호리카와, 호리카와 라이코의 성과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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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죠 다리를 뒤로 하고 또 걷는다. 교토고쇼에서 니죠성까지 걸어가며 성지들을 순례하는 도보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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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오래된 주택가 술집 건물(小田政酒店) 아래가 네번째 목적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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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점 밑에 아주 조그맣게 걸려있는 문화재 안내판.

이곳은 교토고쇼가 지어기기 전 헤이안궁의 정전이 있었던, 헤이안큐다이리시신덴아토(平安宮内裏紫宸殿跡 헤이안궁 내리 자신전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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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고쇼에서 보고 왔는데 왜 굳이 여길 또 보러 왔는가?

그 이유는 시대를 고려했을때 이쪽도 충분히 성지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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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츠마데의 전승으로부터 약 200년 전, 아직 교토고쇼가 지어지지 않았던 때

헤이안궁의 정전 시신덴 위에 누에(鵺)라는 괴물이 검은 안개와 함께 나타나 음산하게 울어댔다.


누에의 정체는 알 수 없으며, 문헌에 따라 그 형태 묘사도 제각기 다르나, 공통적으로 '온갖 동물이 섞인 모습'을 지적하며 '효-효-'거리는 울음소리를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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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에는 명궁 미나모토노 요리마사의 활에 맞아 죽어 떠내려가 묻혔는데, 이 누에 퇴치에 관한 전승은 정말 교토 각지에 남아있어 성지도 다양하다.

그 중 이곳은 누에를 쏘아 떨어트린, 말하자면 '퇴치 장소'에 해당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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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안내판 하나만 걸려있어 온다고 해서 많은 것을 느끼기는 어렵고

오히려 왕궁 간의 거리를 직접 걸어보며 수도의 크기나 권력 변화를 느끼고 왔으나, 이곳도 성련선 호쥬 누에와 관련한 중요 성지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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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를 걸어나가 니죠성 북쪽 공원으로 들어왔다.

그리 멀리 떨어져있지 않고, 정말 그냥 애들이 뛰어노는 동네 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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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원의 연못은 누에이케(鵺池), 즉 누에 연못이라 불린다.

전승에 따르면 요리마사는 시신덴에서 누에를 쏘아 죽인 뒤, 누에의 피가 묻은 화살촉을 여기서 씻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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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에 연못 한가운데에는 1700년에 세워진 전승비가 서있으나 글씨가 마멸되어 읽기 힘들었다.

안내판에는 이곳이 누에 퇴치와 관련된 역사적 장소라 적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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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못 바로 뒤에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누에를 '신'으로 모시는 누에 신사가 있는데, 마침 동네 주민이 정말 간절하게 무언가를 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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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지인과 했던 이야기가 떠오른다.

누에는 그냥 그렇게 태어나서 울었을 뿐인데 화살을 맞고 죽은 불쌍한 요괴라고.

그때문에 구천을 떠돌다 히지리를 만나 후회하고, 개심해서 절에 들어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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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가 있고 사당이 있다는 건 사람들이 누에를 무서워만 한게 아니라, 동정하고 또 모시기도 했다는 뜻이 아닐까.

신앙은 그리 쉽게 생기는게 아니다. 오래된 믿음을 통해 형성되고, 전승되어 현재에 이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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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누에의 신사에 정성들여 기도를 올리던 동네 주민분도 누에를 가엾이 여겨 두손을 합장하고 있던게 아닐까.

이쪽 주민들은 누에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문헌을 찾아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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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당에는 당당히 누에가 누에 다이묘진(鵺大明神), 즉 신토의 신으로 기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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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누에의 전승과 신앙.

다음에 교토에 찾아올 때엔 다른 누에의 성지들도 다니며 이를 되짚어가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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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박물관에 들러 특별전을 구경한 뒤 귀가..

동방 성지 이외의 명소도 몇 곳 들렀는데 성지순례기다보니 생략한다.


레이와 즉위 기념으로 열린 특별 황실유물 전시전이라 관객들이 엄청나게 많았고 유물의 퀄리티도 상당해 눈이 즐거웠다.

동방과 관련된 유물로는 사이교우 법사의 서간이 전시되어 있었다. 안견의 산수화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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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및 가는 방법


동방 성지순례 가이드맵 참조 (https://www.google.com/maps/d/u/0/edit?mid=1-H3s0sGWVJVxiaiG70hW8e4xePSfA7_b&usp=sharing)

빨간색으로 표시한 구역, 행정구역상 교토시 카미교쿠(上京区) 내에 전부 위치해있으며, 반나절에 충분히 도보 이동이 가능한 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