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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는 궁극의 오리지널" ZUN 25주년을 말하다! 


사반세기를 넘어 전개된 동방 프로젝트를 제작자 ZUN 씨와 함께 회고해보는 인터뷰.

자신의 작품과 제작 스타일에 담긴 깊은 생각들이 잔뜩 담아 보았다.



ーー이번엔 동방 프로젝트 25주년을 기념하는 특집으로 숫자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현재까지와 이후를 바라보는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Z 인터뷰에서 "이 정도나 많은 작품을 만드셨군요."란 말을 자주 듣긴 합니다만, 실제론 저 또한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요(웃음). 딱히 "이번에 만드는 건 몇 번째 작품이더라"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아니고. 물론 넘버링 타이틀은 파악하고 있지만, 다 합쳐서 몇 작품이나 되는지는 모르겠네요.


작품 수에 대해서


ーー먼저, 그 작품 수에 관해 물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인터뷰의 말 그대로 전날(※ 2021년 2월 27일), 최신작 "동방홍룡동~Unconnected Marketeers."가 발표되었죠. 그리고 현재 완성판이 나온 건 아닙니다만 "동방강욕이문~수몰된 침수지옥"을 합쳐 30작품이 되겠습니다.


Z "이번 특집에 넣는 건 안되겠지"라는 생각 따윌 하면서 발표해버렸습니다(웃음). 그런데 그렇게 딱 떨어지는 숫자였군요. 정말 제가 개발한 것들을 말하는 거죠?


ーーZUN 씨가 단독으로 개발한 것들에 황혼 프런티어 분들과 공동 개발한 것들을 합친 숫자입니다.


Z 신작이 설마하니 기념 타이틀이 되다니. 엄청 만들어댔네요. 서둘러봤자 그렇게 잔뜩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니까 확실히 시간은 꽤 걸렸지만요.


ーー애초에 이런 식으로 한 시리즈가 지속되는 일은 없을걸요.


Z 하긴, 게임 타이틀 중에선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군요. 물론 "드퀘"같은 장수 타이틀이 되면 외전이나 파생작이 잔뜩 나오니까, 그런 것들과 비슷한 느낌인 것 같네요.


ーー비슷한 정도의 세월 동안 전개되고 있는 IP 중에선 "포켓몬스터"시리즈가 있겠네요.


Z 그렇군요. 전 대학생 이후로 전혀 플레이해 볼 기회를 놓친 채로 멈춰있지만요. 별로 게임 보이를 만지작거릴 틈이 없던 타이밍이었어요.


ーー참고로 ZUN 씨 혼자 개발한 타이틀만 따져도 23개이기에, 1년에 하나에 가까운 페이스로 혼자서 게임을 만들으셨습니다. 하지만 황혼 분들과 공동작품에도 상당수 관여하셨기에, 그걸 포함하면 1년에 하나를 넘는 페이스가 되겠네요.


Z 그런 유의 게임을 만드는 데엔 1년이 걸리진 않으니까, 년마다 1개의 페이스로 만들고 있는 건 그다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그래도 제작하는 게임의 규모를 어느 정도 고정화시키고 있기에 그런 페이스가 된 거라, 그 이상으로 만들고자 한다면 그야말로 "구상 2년, 개발 3달"같은 느낌이 되겠네요.


ーー뒤쪽이 좀 이상한 거 같은데요? (웃음)


Z 개발 기간이 긴 건 미묘해서요. 개인으로서 만들 때의 철학이랄지, 개발이 길어지면 무조건 해이해지니까 열정이 있는 사이에 다 만들어버려야 하는 거죠. 반대로 말하자면, 다 만들 수 있는 레벨의 분량의 게임을 넘어서면 여러 의미로 감당할 수 없게 됩니다.


ーー기업에서의 개발이라면 보류 처분이 될 것 같네요.


Z 기업의 경우에는 "어쩔 수 없다"란 논리가 성립됩니다. 그 원동력은 돈이기에, "이미 개발비를 들였으니까"라는 이유로 개발진들로부터 열정이 없어져도 악착같이 일을 시키거나, 다른 작품으로 바꾸거나, 추가 인원을 투입해서 어떻게든 완성시켜버리죠. 돈을 썼으니 어떻게든 팔아야 하니까. 그래도 그런 것들은 다 규모가 큰 게임의 이야기니까요. 개인이 만드는 경우엔 돈이 원동력이 아닌 경우가 많으니 안됩니다.


ーー무리한 규모 확장은 하지 않는다는 거군요.


Z 안 하죠. 어떻게 보면 제가 그걸 가장 큰 가치로 삼고 있다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개발을 이어나가기" 위해선 필수적입니다. 단지 게임을 놓고 보면 그게 좋을지 나쁠지는 또 다른 문제지만요. 작품 자체는 조금 더 큰 규모로 한 게 나았을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ーー"좋을지 나쁠지", "어떻게 하고 싶은지"따위의 다양한 생각들의 주축이 되는 것들 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할지의 문제군요.


Z 그렇죠. 그것들도 "무엇과 비교해서 좋을지"같은 문제라, 만드는 사람이나 만드는 게임의 종류에 따라 바뀌곤 합니다. 역시 "만드는 게 즐거워"라는 느낌을 잊어버리면 만들 수 없게 되는 겁니다. "만들어야 된다"라는 감각이 되어버리면 고통이 되어버리고, "왜 이걸 만들고 있는 거지?"같은 심경이 되면 이젠 만드는 걸 그만둬야 할 때죠.


ーー그렇겠네요.


Z 그렇기에 만드는 게 고통이 된 단계가 되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ーーZUN 씨 자신에게 있어서 지금까지 그런 순간이 있었던 적이 있나요?


Z 물론 저도 마스터 업 직전에는 언제나 엄청 고통스럽습니다. 그 시기는 진짜 "왜 만들고 있을까..."라는 느낌이에요(웃음). 그래도 완성한 순간에는 그러한 고통으로부터 전부 해방되는 쾌감이 있죠. 그걸 잊을 수 없는 겁니다. 마라톤 선수의 러너스 하이에 가까운 감각일지도. 약간은 고통스러운 쪽이 쾌감이 있다고 해야되나, 그걸 넘어서면 정말로 고통이 되어버리겠지만. "뭘 위해서 만들고 있는 거지.", "만들어봤자 아무도 플레이해 주지 않아."같은 마음을 품는 건 쓰라리겠죠.


ーー자신에게 있어서의 즐거움이라든지, 만드는 이유를 어떻게 유지해나갈지. 혹은 즐거움이 먼저인가 이유가 먼저인가란 식으로.


Z 역시 개발하는 것이 목적이 되어있네요. 그런 점들을 제대로 생각하면서 만들게 되었습니다. 나이도 꽤나 먹었으니까(웃음). 나이가 들면 "왜 만들고 있는 거지?"가 가장 먼저 튀어나와서요.


ーー시기적으론 지금까지의 자신을 한 발치 떨어진 시점에서 재검토하는 시기가 된 게 아닐까요.


Z 그렇네요. 아마도 게임 회사에서 계속 일하고 있었다면 개발은 어린 사원들에게 맡겨두고 저는 프로듀스하는 입장이 되어있을지도 모르는데, 아직도 코드를 짜고 도트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만드는 등 뭐든지 다 전부 직접 하고 있으니까요. 신입 사원이 할 법한 일들만 잔뜩 하고 있죠. 오히려 그게 가장 즐겁다고 생각해서 그러고 있는 거기도 하고, 그러고 싶었으니 개발 일을 하고 있네요. 그림에 질려서 프로그래밍, 프로그래밍에 질리면 음악 제작, 음악에 질리면 그림 그리기, 그런 식으로 만들어버리곤 합니다.


ーーZUN 씨가 누군가에게 했던 말이라 기억하는데, "개발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만큼 기쁨은 줄어든다. 그러니까 전부 자신이 하면 기쁨도 전부 자신의 것이 된다. 그렇기에 좋은 것이다."라고 하셨죠.


Z 행복. 물론 혼자서 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란 소리는 아닙니다. 혼자 만들면 그만큼 제약도 무척 많아지니까요. 가장 먼저, 만들 수 있는 게임이 제한되죠. 거의 대부분의 게임은 혼자서 말들 수 없으니까, 어딘가 있을법한 모두가 바라는 게임은 만들 수 없어요. 그리고 그런 부분을 희생해서라도 개발의 즐거움을 얻고 싶다면 적은 인원으로 만드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ーー황혼 프런티어 같은 입장의 분들이 생겨나, 스스로라면 하지 않을 것들에 관여되는 입장이 생긴 건 마음의 평온이나 기분 전환에 마침 좋았을지도 모르겠군요.


Z 그렇죠. 격투 게임은 만들고 싶지만 혼자라면 만들지 않죠, 아니 만들 수 없죠. 도저히, 라는 정도까진 아니더라도 그 규모는요. 우선 그림 데이터만 해도 너무 많아요. 그렇기에 혼자서 만드는 건 어렵습니다.


캐릭터 수에 대해서


ーー그림 이야기가 나온 김에 캐릭터의 수에 대해 화제를 옮기고 싶습니다.


Z 지금 캐릭터가 얼마나 나온 거죠?


ーー이번엔 평범한 잡몹 캐릭터... 요정, 유령, 떨어져 내려오는 바위 같은 일반적인 것들은 제외하고 중보스 이상만 따졌는데요.


Z 대충은 상상할 수 있다고 할지, 계산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게임 하나에 6~7, 많아봤자 8정도니까... 그게 10몇 작품이니까... 120정도려나?


ーー 158입니다.


Z 엥, 그렇게 많아요? 100을 넘을 거라곤 생각했지만. 아, 생각해 보니 게임에 나오지 않은 캐릭터도 많이 있구나.


ーー만화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캐릭터는 10명 정도네요.


Z 이야, 그렇게 많으면 다 기억할 수도 없겠네요. 누가 말했는지는 잊어버렸지만 해외의 유명한 인디 게임 제작자였나가 "위키피디아가 엄청 고맙다. 개발자도, 프로듀서도 다 그걸 본다."라는 식의 말을 했었는데, 그야말로 저도 그런 상태입니다(웃음). 그런 정리된 걸 보지 않으면 제 자신이 헷갈릴 거 같아요.


ーー말씀하신 대로, 넘버링 타이틀은 전부 6스테이지 + 엑스트라로 캐릭터 일곱이 표준 사양이라 할 수 있는데, 이러니저러니 해서 그것보다도 더 많아져 버리죠. 잊어버린다는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얘만큼은 잊지 않아"같은 느낌의 캐릭터는 있나요?


Z 그야 주인공들은 잊지 않겠지만(웃음). 뭐, 자세한 설정 같은 건 잊어버릴 때가 많습니다만, 캐릭터 자체를 잊는 경우는 없네요. 게임 스테이지와 연결 짓고 있어서 "그 작품의 O 스테이지 보스"같은 식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많이 잊은 건 아닐지도.


ーー그런 정보는 세트로 묶어서 기억하시는군요.


Z 맞아요. 캐릭터에 부속된 속성보다도, 게임에 나타나는 상태로 외우고 있으니까요. 개발자 시선으론 가능할지도.


ーー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는 측면에서도 거의 비슷한 느낌인 것 같습니다. "그 스테이지에서는 그 탄막으로 고생했었지"라든지, "이 노래가 엄청 좋았어"라는 식으로 함께 기억하니까요.


Z 듣고 보니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는 분들은 외우기 쉬울지도 모르겠네요. 그런데도 존재감이 옅은 캐릭터는 있을 테지만. 1면, 2면 근처의 캐릭터의 존재감이 옅어지는 건 당연하겠죠. 뭘 해도 약하니까.


ーー2면 보스는 스토리에 관련이 없는 것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듯한 기분이 듭니다.


Z 그렇죠. 2면은 대체적으로 덤에 가까운 느낌이라. 3면은 체험판의 최종 스테이지라는 점에서 인상이 깊게 남기도 하고 난이도도 어려워지는 부근이라 기억에 남는데, 2면은 시원스럽게 넘어가니까요. 그래도 그 정도의 완급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전부 다 헤비 한 내용이라면 진짜 대보스의 존재감이 사라져 인상에 남지 않으니까요.


ーー그렇겠군요.


Z 뭐, 그래도 무심코 캐릭터의 성이나 이름을 잊는 경우는 있네요. 게임 쪽을 우선해서 외우고 있어서 "그 게임의 어디서 나온 그 요괴"같은 느낌이라. 그렇기에 제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그런 정보를 정리해서 만든 동인 굿즈 따위도 고마운 마음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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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자체를 잊는 경우는 없네요"


"캐릭터 자체를 잊는 경우는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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