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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댓 써주고 추천 눌러주시는 아루지들 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루지들 덕분에 더 신나서 풀게되는것같아여
자란다 자란다 하면 진짜 잘하는줄 알고 신나하는 타입

제 개안넨도도 한번 보고 가주세여 꽃뱀 사랑한다


근데 이거 썰에서도 말했듯이 끝을 안정했어요
어쩌지 존나 어쩌지



























혼마루의 주인이 떠난 구석방은 다시 조용해졌다.
품안에서 헐떡이다 눈물을 멈춘 그의 아가씨는 더 이상 아무 말 없이 방을 나섰다. 하세베는 다시 앉은 채로 조용히 눈을 감았다.
자신이 그녀에게 심한 상처를 주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다. 모를 수가 없었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이 지지부진한 흐름이 어서 끊기고 그녀가 편해지길 바랬다.

아루지. 분명 당신은 나를 꾸짖으시겠지만.....

그럼에도 헤시키리 하세베는 어쩔수 없었다.
쭉 고통스러웠다. 힘들었다. 다시 한 번 반복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지속 되는 나날들. 그것을 끊어준 것은 현재 이 혼마루의 사니와인 그녀의 어머니. 그의 주인.
수행을 다녀와 혼마루에 들어서서 그의 주인 앞에 무릎 꿇은 그 순간 하세베는 다짐했다. 자신의 모든건 이번대의 주인을 위해서. 이번대의 주인만을 위해서.
그렇기때문에. 하세베는 그녀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녀의 마음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아무리 주인이 부탁했을지라도.
그녀는 그의 주인의 소중한 사람. 받아들이게 되어버리면 겉으로만 충성을 맹세하며 속으로는 다른 주인을 모시는 불충을 저지르게 된다. 주인의 소중한 사람에게 그런 짓을 할수는 없었다. 그녀 자신을 위해서도 이게 나았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들어와서 해."

감은 눈을 뜨지도 않고 말하자 방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들어오는 것은.

"네가 무슨 말을 할지는 나도 잘 모르겠으니까."

이 혼마루 또 하나의 그의 동소체.

"......"

눈을 뜨고 고개를 들어 문가에 서 있는 동소체를 본다. 사람이라면 어둠에 가려져 잘 안보였을 동소체의 표정은 안타깝게도 타도인 하세베의 눈에는 선명히 보이고 있었다.

"다른 놈들이라면 무슨 말을 할지 안다는것 처럼 들리는군."

입가 가득 미소 짓고 있는 동소체는 문가에 기대며 팔짱을 꼈다. 저 동소체와 알고 지낸지도 20년이 더 지났다. 그의 주인이 혼인을 하며 연을 갖게 된 혼마루의 헤시키리 하세베. 그리고 그의 주인이 그를 향해 헤시키리라고 부를때마다 옆에서 분노를 미소 속에 숨기던 그의 동소체.

"다른건 다 괜찮지만 아가씨의 마음을 이용할 생각은 하지 마라. 그 분께 상처 입히면 널 용서하지 않을테니."
"누구보다 상처를 주고 있는 입이 잘도 말하는군. 난 진심으로 그 분을 주인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니 주제 넘은 말은 집어 치우시지. 이래봬도 그 분의 마음을 위해서 널 냅두고 있는거니까."
"그 분이 나를 생각하는 마음을 그대로 네걸로 만들고 싶은거겠지."

동소체이기 때문에 알 수 있는것이 있었다.
눈 앞의 동소체의 전 주인이자 주인의 부군은 사니와의 모범으로 유명했다. 모든 칼을 동등하게 기용하고 어느 하나 빠짐 없이 균등하게 관심을 주는 사니와의 교본같은 존재.
그의 주인이 어느 칼에게 무관심 했다는건 아니지만 하세베를 향한 신뢰가 다른 어느 칼보다 두텁다는 사실은 명확했다. 동시에 그런 혼마루가 자칫 잘못된다면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는걸 알고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주인은 중심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 그에 비해 주인의 부군은 달랐다.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중심을 잡는 재능이 있었다. 그건 어쩌면 뛰어난 영력을 지녀 그의 주인보다 10년을 더 먼저 사니와로서 어린 나이때부터 일해왔기에 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의 아가씨의 사니와로서의 능력은 아버지를 빼닮았다. 아니 정부의 태도를 보면 아마 그녀의 아버지를 능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기때문에 이런 대규모의 혼마루를 잇는다는데 허가를 내렸을것이다.
그리고 그의 동소체가 옛날부터 그런 그녀를 노리고있다는 사실은 너무나 뻔했다. 아무리 욕망을 숨겨도 동소체인 하세베에겐 다 느껴졌고 잘 보였다. 그 욕망이 시작된게 그의 주인과 하세베를 본 그 순간부터라는 사실 또한,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의 아가씨가 태어나고 처음으로 부군의 혼마루에 데려갔을때 그 적나라하게 느껴지던 환희에 찬 동소체의 표정을 하세베는 결코 잊지 못했다.

"......부정할 생각은 없다. 어렸을때부터 나를 선택해주셨다면 일이 간단히 풀렸을테지만. 이것도 나쁘진 않아."

앉아 있는 하세베를 깔아보며 동소체는 웃었다.
이 상황에서 그 분이 같은 헤시키리 하세베를 마음에 둔 것은 그에게 있어 더할나위 없는 기회였으니까.

"그 분이 원하시는건 헤시키리 하세베. 그 뿐."
"......"
"그리고 그 분의 헤시키리 하세베는 나 하나로 충분해."

넌 필요없어.
눈 앞의 동소체는 새어나오는 웃음을 숨기지도 않고 그렇게 말한다.

"......너같은 놈에게 아가씨를 맡기고 간다기엔 불안함이 가시질 않는군."
"똑같은 헤시키리 하세베 주제에. 옛날부터 쭉 마음에 안들었어."
"알고있다."

눈 앞의 동소체는 그를 눈의 가시처럼 여겼다. 혼마루의 그 누구도, 심지어 그들의 주인조차 몰랐겠지만 쭉 그 둘의 사이는 그랬다.

"......아가씨를 부탁한다."
"네놈한테 부탁받을 일이 아니다."
"나도 별로 너같은 놈에게 부탁하고 싶지 않아. 널 보고있으면......"
"......"
"욕심에 눈이 멀어 아가씨에게 해가 되는 일만은 하지마라."

미숙했던 과거가 그대로 눈 앞에 서 있는 기분이라 복잡한 기분이 된다. 짜증과 연민이 뒤섞이는 기묘하고 불쾌한 기분.

"그 재수없는 여유로운 태도도 곧 끝날거다. 아루지는 날 선택하시고 넌 사라질테니까."
"......"
"그렇게 되면, 나도......"

거기까지만 말하고 동소체는 입을 꾹 다물었다. 승리감에 도취해 쓸데없는 말까지 새어나왔다. 젠장 하고 욕을 내뱉은 그는 하세베를 노려봤다.
언제나 눈에 가시였고 재수없고 거슬렸다. 같은 헤시키리 하세베일텐데 일말의 조급함도 느껴지지 않는 그 모습이 언제나 눈에 거슬리고 생각할때마다 짜증나고,

자신도 그렇게 되고싶었다.

















헤시키리 하세베는 주군의 제일이 되기를 갈망한다. 제일이 되면 적어도 아무데나 내던져지는 일은 없을테니까.
그렇게 살아오던 그의 눈 앞에, 주인의 부인이 될 사람이라며 나타난 여자의 곁에는 똑같은 헤시키리 하세베가 있었다. 자신과는 다른 갑주로 몸을 감싸고 일말의 두려움도 일말의 불안감도 없어보이는 여유로운 얼굴로.

'그렇지. 여기도 '하세베'가 있는거네.'
'자기 근시가 하세베니까 나도 오늘은 하세베를 근시로 해봤어요. 커플 근시. 재밌죠?'

농담이었다. 본래 로테이션 상 오늘은 처음부터 하세베가 근시를 맡을 날이었다. 하지만 주인의 농담은 좀 알아듣기 어려웠고 부인이 될 예정이라는 사니와 또한 표면 그대로 받아들인 것 같았다.

'난 매일 하세베가 곁에 있는데 이렇게 되면 헷갈리잖아. 음. 좋아 그럼 나는 이제부터 내 하세베를 헤시키리로 불러야지.'

제 정신인가.
자신도 모르게 하세베는 고개를 번쩍 들어 그 여자를 바라봤다. 혹시 주인처럼 농담을 할 셈인가? 하지만 더 놀라운건 그 직후 동소체의 태도였다.

'네. 아루지. 당신이라면 얼마든지.'

고민하는 기색도 없이 하는 말에 놀라고 말았다. 동시에 그의 주인도 꽤나 놀라고 있음을 깨달았다. 순간적으로 뒤에 정좌하고 있던 하세베를 돌아봤으니까.
아차 하는 마음에 표정을 정돈했다. 속에서 끓어오르는 이 감정이 무엇이든 주인에게 들켜선 안된다는 사실을 머리에서 먼저 깨닫고 있었다.

자신과 저 동소체의 다른점은 뭔가. 수행을 다녀왔기 때문에? 수행에서 무슨 일이 있었다고 저렇게 다를 수 있단말인가?
아니 분명 다른 점이 그 외에도 있을것이다. 분명히. 저 헤시키리 하세베는 주인의 제일. 그렇기때문에 이런 차이가 나는것이다. 저 헤시키리 하세베는 버려질 두려움에서 해방 된 것이 분명하다. 저 여자가 제일로 여겨주니까. 언제나 곁에 두니까.

아루지.
그의 주인은 훌륭하고 더 할 나위없는 주인이다. 하지만 과연 자신은 아루지의 제일일까? 그의 주인은. 그를.

'하세베.'
'네, 아루지.'
'나는 이 분께 혼마루 안내를 할테니까 너는 이 분의 근시를 대접해드려.'
'안내라면 저도-'
'단 둘이 데이트 하고 오겠단 말이야.'
'아! 죄송합니다. 눈치없는 짓을. 명을 받들겠습니다.'

절을 해보이자 하세베의 주인은 그 방에 하세베와 동소체만을 남기고 떠나갔다.
하세베 그리고 눈 앞에는 동소체. 헤시키리 하세베와 헤시키리 하세베.

'......'
'......'

말 없이 하세베는 차를 따랐다. 대접해드리라는 주인의 명이다. 그렇다면 따라야한다.
조금이라도 더 완벽하게 명을 수행해낸다면 아루지는 그를 제일로 여겨주실까?
그의 주인은 공정한 분이었다. 혼마루의 모든 칼을 동일하게 사랑해준다. 하세베 역시 신뢰해주고 사랑해주고 계신다. 여태까지 그것에 불만을 갖지 않았다. 하지만.

'차를.'
'아아.'

주인의 제일이 된다면.
언제나 주인을 보좌할 수 있는 신뢰를 얻는다면.
눈 앞의 이 헤시키리 하세베처럼 될 수 있는건가.












조용히 방 문을 열고 미끄러지듯 안으로 들어간다. 아무도 모르게 기척을 지우고. 방 주인조차 모르게.
달빛조차 없는 어두운 밤이었다. 방 안에 있는 이불 안에, 그의 사랑스러운 주인이 잠들어 있었다. 그 곁에 앉으며 하세베는 조심스레 얼굴을 가리고 있는 이불을 내렸다.
가여운 나의 아루지. 가엽고 사랑스런 나의 아루지.
울다가 지쳐서 잠든 모양인지 눈가가 붉게 보였다. 장갑을 벗고 맨손으로 조심스럽게 그 눈가를 쓸었다. 손 끝에 느껴지는 주인의 맨 살결이 참을 수 없는 흥분을 불러일으킨다.

"이렇게...아무나 들어올 수 있게 무방비하게...당신은 역시 내가 없으면 안 되는군요, 나의 아루지..."

아무리 오랜 기간 함께 지내서 모두를 믿는다지만 이렇게나 쉽게 주인의 침실에 들어올수 있다니. 말도 안된다. 역시 이 주인은 자신이 곁에서 지켜야만 한다. 곁에서. 쭉.

"아루지......"

이 날만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그녀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하세베는 그녀가 자신의 주인이 될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아니 만약 그렇게 되지 못한다면 스스로 손에 넣으리라 다짐했다.
그녀가 태어나 그녀를 처음으로 본 그 순간부터.
그녀의 어머니의 밑에 있던 칼들은 눈치를 못챘을지도 모르지만 아버지 밑에 있던 하세베와 같은 칼들은 이미 일찌감치 알고있었다. 그녀의 영력의 크기에 대해서. 이 분은 사니와가 될 수 밖에 없는 운명이라고.
그의 전 주인, 그녀의 아버지는 영력이 특출한 사람이었다. 어지간해선 그녀의 아버지보다 강한 사니와를 만나는 일은 드물 정도로, 그녀의 아버지가 가진 영력은 평균을 상회하고 있었다. 어딜가나 주인과 비슷한 영력이나 그보다 큰 영력을 가진 사니와를 만나던 그녀의 어머니의 혼마루 칼들이 눈치 못채는건 당연하다고도 할 수 있다. 반면 그녀의 아버지를 모시던 그들은 그 딸을 본 순간, 그녀의 아버지보다 큰 그릇을 그 작은 몸에서 느낀 순간. 외면 할 수 없는 진실을 깨달았다. 이 분은 훗날 사니와가 될 수 밖에 없음을. 만약 본인이 거부한다 하더라도 정부가 그렇게 만들거라고.
그렇기때문에 하세베는 그녀를 미래의 주인으로 정했다. 그녀가 사니와가 되어 떠나게 된다면 어떻게든 그녀를 따라가겠다고. 그녀의 아버지가 자신을 그녀에게 내린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이루어졌다.
솔직히 그의 동소체의 생각을 알 수 없었다. 주인이 그의 육친이나 제일가는 가신에게 칼을 선사하는건 칼에게 있어서 영광이나 다름 없다. 주인의 소중한 이를 지키기 위해 하사한다는건 그만큼 그 칼을 믿는다는 뜻 아닌가. 변덕스럽게 이름이나 들어본 아무한테나 던져주는 것과는 비교가 안되는 영광이다. 아니 비교 할 수가 없는 일이다. 한쪽은 치욕이며 한쪽은 영광.
그런데도 그걸 거부하다니. 심지어 지금 주인의 마음에도 들어있으면서. 주인이 바뀌어도 제일의 위치를 차지할 수 있으면서 스스로 그걸 걷어차다니. 알 수가 없다. 옛날부터 같은 헤시키리 하세베임에도 이해할수가 없는 것 투성이었다.
물론 그 덕분에 일이 잘풀린건 좋았다. 만약 동소체가 그대로 같은 주인을 모신다면...하세베에게 있어 그것만큼 최악은 없었을테니까.

"아루지...나의 아루지..."

슬슬 눈가를 쓰다듬던 손이 뺨으로 내려와 입술을 덧그린다. 사랑스럽게 자라나 당당한 사니와가 되어 돌아온 주인. 아아 그런 속을 알 수 없는 동소체따위에게 상처받은 나의 가여운 주인.

"응......"

그녀는 간지러웠는지 몸을 비틀어 하세베의 손에서 벗어났다. 사라진 손끝의 감촉이 아쉬운 그 순간.

"...하세베......"

그녀의 입술이 열렸다.

"네...네! 아루지......!"

환희에 가득 차서 하세베는 몸을 떨었다. 알고 있었다. 그녀가 잠결에 부른 그 이름이 자신을 뜻하는게 아니라는 것 정도는. 하지만 그럼에도.

"네...당신의 하세베는 여기 있습니다! 나의 아루지."
"......"

발간 눈가에 다시 눈물 방울이 맺히는걸 보며 하세베는 조심스레 다시 눈가를 쓸었다. 그리고 이불 속으로 들어가 그녀를 품에 안았다.
가여운 나의 주인. 이 하세베가 위로해드리겠습니다.

"...세베..... "

반사적으로 그녀가 이불 속으로 들어와 팔을 두르는 하세베의 품을 파고 들었다. 그런 그녀를 껴안고 눈을 감았다. 따듯하고 부드러운 몸.

"'하세베'가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나의 아루지. 무릎베개도, 자장가도, 팔베개도 그 무엇이든."

그 놈이 당신에게 해준거라면 그 무엇이든. 나도 당신에게 해줄 수 있습니다. 나의 주인. 그러니.

"이제 그만 '나'를 불러주세요."

머리에 입을 맞추며 꼭 끌어안자 저항 없이 안기는 사랑스런 주인에게 속삭인다. 이제 그만, 당신이 부르는 하세베는 나로 충분하니까.
그의 동소체가 했던것 처럼 등을 가볍게 토닥이자 잠시 웅얼대며 꼬물꼬물 움직이던 그녀는 이내 깊은 잠에 빠진 듯 숨소리가 깊어졌다.

"당신의 제일은 내가 되어야하니까."

주문을 걸 듯 품 속에 안은 이의 귓가에 속삭이며 함께 잠든다.

"당신의 제일이 된다면, 나도 분명......"

밤이 깊어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