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람주의>

**이치사니임

**기승전결 매우 빠른 짧은 망상글 + 원치 않는다면 백스텝부탁합니다

**혼바혼주의; (다른집 이치고는 이거보단 점잖겠지! 이치고에 대한 묘사가 일부 들어가있지만 이치고 안티 아님 이치고 좋아합니다. 99까지 키웠다 표현을 위한 표현임)

**저번 갤플이었던 :요바이는 안되지만 반찬은 괜찮다 소재보고 다른 방향으로 보면 어떨까 싶어서 꼴려서 써봤음








[이치사니] 요바이는 안 되는데 반찬은 괜찮은 사니와


오후 10시


혼마루에 취침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가 세 번 울린다.


근시와 사니와가 함께 각 도파의 방을 돌며 점호와 밤인사를 하는 것을 신호로 모든 불이 꺼졌다. 오늘따라 속닥이며 잠들지 않는 아와타구치의 단도들에게 마지막 주의를 준 뒤 집무실에 돌아와 채 마치지 못한 서류를 펼졌다. 곧 절기는 백로, 아침마다 정원의 풀섶에 이슬이 맺히는 계절이 온다. 창호문을 닫고 소매를 여며보지만 스며드는 한기는 막을 수 없어 어깨를 떨고 있자니 어깨 위로 숄이 걸쳐진다. 뒤를 돌아보니 오늘의 근시가 방긋 웃고있다.


"오늘은 이치고가 없어 저리 잠에 들지 못하는 모양이군요."

"그런가봅니다. 제가 없는 틈을 타 조금은 더 놀고 싶은 것일까요."


오늘의 근시는 이치고 히토후리.

아와타구치의 맏형은 실없는 말에도 빙긋 웃으며 대답하더니 곧 작은 소반을 내어온다. 놀라서 무엇이냐고 물어보니, 달이 좋고 밤하늘이 높아 주인께서도 즐기시는 것이 어떨까 하고 부엌 당번이 미리 준비해둔 것이라 한다. 오늘 낮에 작년에 담근 매실주가 성공적으로 익었다며 노사다가 좋아하던 것이 뒤늦게 생각났다.


"감사한 일이군요. 이치고도 피곤할 테니 오늘 업무는 그만 끝내고 들어가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잔은 제가 정리해둘테니 신경쓰지 않아도 좋습니다."

"아닙니다. 주인께서 괜찮으시다면 주무실 때까지 시중을 들어도 될지요."


밤 늦도록 휘장을 걸치고 있어도 불편치 않은 모양이지요, 하고 물으면 또 아무말 없이 빙긋 웃을 뿐이다. 무슨 꿍꿍이인지는 모르겠으나 웃는 이치고 히토후리에게는 무어라 말을 해도 소용없다. 그저 요구하는 대로 들어주는 수밖에 도리가 없는 것이다. 이 쪽에서는 별 수 없이 고개를 끄덕여야할 뿐. 순순히 단념하자 요시미츠의 걸작이 손수 창호문을 열었다. 맑고 차가운 밤공기가 방 안으로 흘러들어 온다. 흘러내려간 숄을 그가 추켜올려 주었다.

남쪽 하늘 정 가운데 휘영청 뜬 보름달은 방 안의 작은 촛불이 힘을 잃을 정도다. 정원에서 찌르르, 찌르르하고 울던 방울벌레 한 마리가 인기척에 울음소리를 멈추었다. 이윽고 부자연스러운 적막을 깨고 이치고가 잔에 술을 채운다.


"오늘은 날이 추워, 따뜻한 것을 좋아하실듯 하여."


잠자코 김이 나는 술잔을 집는다. 한 잔을 겨우 비운다. 뜨거운 술은 쉽게 취기가 돌아 좋아하지 않던 것이지만 사니와에게도 풍류라는 것이 있다. 맑은 가을밤의 보름달을 보면서 마시는 술이 좋지 않을리가 없는 것이다. 어찔하게 붕 뜬 머리로 잔을 내려놓자 곧바로 다음 잔이 채워진다. 꼭 마시는 것을 재촉하는 것 같은 그 태도에 몇 분 되지 않아 한 병이 다 비워졌다. 어딘가에서 다음 병이 나오는 것을 보고 손을 휘젓는데도 능청스럽게 소반 위에 다음 병을 올린다. 다다미의 금이라도 밟을 새라 조심스런 자태는 가히 화용월태의 미인이지만 귀엽지 않은 부하다.


"주인"

"무-무,슨 일입니까?"

"이전에 연련장에서 하시는 말씀을 우연히 듣게 되었는데 허락하신다면 여쭈어도 괜찮을런지요."


역시나 본론은 따로 있었다. 방향을 잃고 놀라 휘젓는 손을 부드럽게 잡아채어 마루 위에 은근히 내리누르며 움직이지 못하게 막는다. 늑대의 그것처럼 샛노란 눈동자가 들여다보는 순간 잠자코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주인께서는, 다른 사니와분들과 대화하시기를 '반찬으로 삼는 것은 괜찮지만 요바이는 안 된다.' 라고 하셨지요."


주인과 근시의 점수차는 1:0. 누가 0점인지는 말할 것도 없다. 술이 들어가 느슨하게 풀어졌던 몸에 바짝 솜털이 선다. 열려서는 안 되는 상자가 착실하게 손 앞에 준비되었으나 대답할 틈도, 움직일 틈도 주지 않고 요시미츠의 태도는 말을 잇는다.


"어째서 요바이는 되지 않으나 반찬으로 삼는 것은 괜찮다고 하신 것인가요?"

"그것은...아니....아니..이치고 히토후리..."

"잔을 마저 드십시오. 기껏 데워온 술이 식고 맙니다."


아니면 반찬으로 삼는 것은 괜찮은데, 제가 따라드리는 것은 드시지 못하겠다는 말씀이신가요? 야생동물 같은 눈은 이제 하나도 웃지 않고 있다. 취기에 흐려진 시야는 그 안에 담긴 것이 욕정인지 분노인지 불쾌감인지조차 알 수 없다. 입가에 떠밀려지는 잔에 고개를 젓다 그만 옷깃에 술이 흩뿌려졌다. 가슴팍이 뜨뜻하게 젖어들고, 마루 위로 잔이 뒹군다. 창호문은 어느새 닫혔다. 방 안에는 이치고 히토후리와 자신 둘 뿐. 걱정해주듯, 혹은 음험한 생각을 꾸짓는 듯한 손길이 셔츠의 단추를 풀어내기 시작했다.


"주인께서는 그저 두려우신 것이 아닌가요? 머릿속이기만 하다면 제가 주인의 옷을 몇 번이나 벗겨내어,"

"아, 아니. 이치고. 그것은."


막을 틈도 없이 단추가 풀려나가고, 술을 닦아준다는 변명이라도 하듯이 성의없는 손길로 벗겨낸 셔츠로 젖은 가슴을 몇 번 문지르다 어딘가로 던져버린다. 퇴로가 막혔다고 확신하자마자 여유로워진 손길이 단숨에 허벅지를 어루만져 온다. 사양하는 흉내라도 내면 좋을 것을 서슴치 않고 대담하게 몸을 내리 누르면서 바지의 지퍼를 벗겨내었다. 화복이 아니어서 현대복에 익숙한 것인지. 전리품처럼 침침한 촛불 불빛 아래 사니와의 속옷을 감상하기라도 하듯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충신이라면 꿈에도 침범치 않을 곳을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덧그린다.


"이 부드러운 곳에 밤새도록 저의 것을 내고"


단숨에 다리를 열어 그 사이에 자리잡고서 큰 손바닥으로 허벅지를 움켜잡아 쓰다듬는다. 장갑을 벗은 손이 뜨겁다. 내일 아침에 거울에 비춰보면 화상자국 처럼 남아있을지도 모른다. 손바닥은 느긋하게 음탕하게 허리를 어루만지다 이윽고 가슴으로 올라온다. 


"음탕한 말을 하게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면서"


입을 맞추며 말을 이어간다. 가볍게 혀로 입술을 핥고서 같이 취할 것 같다며 웃었다. 물 흐르듯 전라가 되어 있는 것을 알아챘을 때는 너무 늦었다. 


"막상 요바이는 안된다고 하시는 것은 그냥 이 연정을 마주하시기 두려운 것이 아닌지."

"멈, 멈추세요. 이 것이 주군에 대한, 불, 불경하지 않습니까!"

"주인께서는 수줍음이 많아 이 날 것의 욕정을, 인간의 몸으로서 자신을 내보이는 것이 그저 부끄러우신 것이 아닌가요."


그렇다면 걱정하지 마시길. 이 이치고 히토후리는 아와타구치의 맏형으로써, 투정을 받아주는 것이라면 익숙하니까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