私の娘
나의 아가씨
작가: 榊どら
원문 링크: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9831588
(1) -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touken&no=340049&page=1
(2) -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touken&no=340075&page=1
*이치고 히토후리가 영력 보급을 위해 납치되어온 사니와에게 이상한 집착을 하는, 얀데레계 이야기.
*블랙 혼마루 설정이 있는 어두운 이야기. 오리지널 설정 많음.
*폭력, 유혈, 도해, 성적인 이야기, 아동 학대 등의 내용도 나오니 트리거가 있거나 불편한 사람은 읽지 마세요!
*오역, 의역 있습니다. 일본어가 되는 사람은 원문을 읽어주시고, 작가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해주세요.
*허락 따로 안 받았으니 여기에서만 봐주세요!!
***
아저씨가 사라졌다.
아저씨뿐만이 아니다. 경호원들이 혼마루에서 사라졌다.
“도검들이 지켜주니까, 이제 필요 없어. 그 사람들 왠지 귀엽지 않았고.”
주인이 혼자서 있는 것을 보고 물었다. 이 주인은 내가 말을 걸어도 평범하게 대답해준다. 역대 사니와 중에서는 가장 우호적인 부류였다.
“그만둔 것뿐인가요? 현세로 돌아간 건가요?”
“왜 그런 걸 묻는 거죠. 너랑 관계없잖아.”
주인밖에 없었는데, 어느샌가 나타난 도검은 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이치고 씨 무서워~ 왜 그래?”
“아뇨, 아무것도 아닙니다. 주인, 오늘은 만물상에 물건을 사러 가시는 거였죠?”
도검이 기분 나쁠 정도의 미소를 주인에게 향했다. 나는 머리를 숙이고, 두 사람이 나가는 것을 잠자코 배웅하고 별채로 돌아왔다.
주인의 말투로 봐서는 필요 없으니까 해고한 것 같았다. 그 이상 추궁해도, 어차피 나로서는 어쩔 도리가 없었지만. 아저씨가 그만둔 것뿐이고, 끔찍한 일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어. 혹시나 경찰에 알려서 도움이 오지 않을까 아련한 기대를 걸기도 했다. 언젠가 왕자님 나타나는 게 아닐까 하는 것보다 터무니없는 꿈이다. 당연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일로 나는 여기서 도망치겠다는 감정을 되찾았다. 정상적인 감각이다. 얼른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이렇게 무서운 곳에서 1초도 있고 싶지 않았다. 나는 현세로 돌아가서, 콘노스케에게 케이크를 먹게 해줄 것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초콜릿 케이크. 단팥빵보다도 훨씬 훨씬 맛있다고 해도 전혀 믿지 않았다.
어떻게 해야 돌아갈 수 있는 걸까. 무작정 도망치면, 붙잡혀서 베일 뿐이다. 나도 콘노스케도, 초대 사니와에게 호되게 당한 이후, 안채에서 일어나는 일에는 관여하지 않도록 해왔다. 시킨 명령을 잠자코 들을 뿐이었다. 혼나지 않도록, 맞지 않도록, 안채에서의 일이 끝나면 아무것도 보지 못한 걸로 하고 별채로 도망쳐 돌아왔지만, 혼마루의 내정을 살피지 않으면 언제까지고 이대로다. 정부에 연락하려고 해도, 여기에 오는 사니와는 어째서인지 다들 정부 고위층의 자식들뿐이었다. 정부는 믿을 수 없다. 어쩌면 막 현현된 도검 남사라면 아직 멀쩡한 상태일 테니까, 내 상황을 알게 되면 도와주려 하지 않을까. 내게는 사니와의 적성이 있었다. 아예 내가 도검 남사를 현현시켜서, 주인이 될 수 없는 걸까. 하지만 막 현현된 도검 남사가 이 혼마루의 도검들에게 이길 수 있는 걸까. 너무 무모하다. 이 혼마루에 몇 자루의 도검 남사가 현현되어있는지조차 나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말을 건 적이 있는 도검 남사는 여섯 자루. 가장 무서운 게 이치고 히토후리. 카슈 키요미츠와 츠루마루 쿠니나가는 나를 조롱하지만, 아직 말을 나눌 수 있다. 쇼쿠다이키리 미츠타다는 냉담하고 기계적. 어찌할 도리도 없는 것은 야만바기리 쿠니히로와 오오쿠리카라로, 언제나 나를 공기 취급한다.
“내 편이 되어줄 도검은 없는 걸까. 이렇게 나쁜 사니와만 있다면 인간이 싫어질 법도 하잖아. 저기, 어째서 이 혼마루에는 나쁜 사니와만 오는 걸까.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콘노스케,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콘노스케는 신묘한 표정으로 말했다. 도검들은 주인들에게 이름을 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름을 대지 않아서, 그래서 뭔데?”
“주인님이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치만 아까도 주인이라고 했잖아?”
“주인이라는 것은 그저 말입니다. 이름을 대고 나서야 효력이 나타납니다. 주인님의 명령은 절대적이게 되는 것입니다.”
“그럼 이름을 대지 않으면 명령에 따르지 않아도 된다는 거야? 하지만 지금의 주인이 말하는 건 들어주는 것 처럼 보였는데?”
“그게 이상하다는 겁니다. 인간을 싫어하는 도검 님들이 왜 이름도 대지 않은 사니와의 명령을 들어주고 있는 걸까요.”
콘노스케는 목을 고릉고릉 거리며 울렸다. 이 혼마루에서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 우선 그것을 밝혀낼 필요가 있다. 무섭지만, 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진정한 공포는 일을 명령받고 혹사를 당하는데도, 밥을 주는 것만으로 기뻐하고 하루하루를 맞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안도하며 지내는 나날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일이다.
“도검들에게 접근해서, 한 번 떠보자.”
내가 마음을 먹고 말하자 콘노스케도 한 번 고개를 끄덕이며 “하오나 사니와님. 도검님들께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됩니다.” 라고 강하게 말했다. 도검남사는 츠쿠모가미니까, 신께 거짓말을 하면 벌을 받는다. 거짓말을 하려는 의도가 언질이 되어, 거스를 수 없게 된다. 콘노스케가 필사적으로 내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고 도검에게 반복한 이유다.
지금까지는 도검이 없을 때를 계산해서 안채의 청소나 빨래를 했지만, 가능한 한 자연스럽게 도검의 이야기가 들릴 정도로 가까이 다가가기로 했다. 사실은 무서워서 옆에서 귀를 곤두세울 수 없었지만.
***
여기로 끌려오고 5년이 지났다.
이 혼마루는 안채, 사니와 전용 별채, 도검들의 거주용 건물로 나누어져 있었다. 내가 청소나 빨래를 하는 곳은 안채로, 도검들의 거주 공간에는 접근할 수 없었다.
도검들이 이름을 대지 않았는데도 어째서 주명을 따르는가. 그 사니와가 정말로 자신들의 주인에 걸맞은지 판단하기 위해, 유예기간을 두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상냥하게 대하는 것으로 사니와의 본성이 드러난다. 거기서 블랙으로 판명되면, 정부에게 통보하여 사니와를 교체한다. 나는 옳은 주인이 올 때까지의 보험이다. 도검들은 인간불신이니까, 나를 불쌍히 여기는 일은 없다. 제대로 된 사니와를 보내지 않는 정부가 나쁘다. 즉 이런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올바른 주인이 찾아오길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 정부는 뭘 하고 있는 거야. 이 세상에 블랙 사니와만 이렇게 넘쳐나도 괜찮은 거야? 나는 2대 사니와 이후 집에 편지를 보내는 것도 할 수 없게 되었고, 외부와 접촉하지 못한 채로 훌쩍훌쩍 시간은 흘렀다. 아빠나 엄마는 내가 연락을 보내지 않는 걸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일이 바빠서 연락할 틈도 없을 거라 생각하는 걸까? 이미 잊혀져 버린 건 아닐까. 아빠의 목소리도, 엄마의 목소리도 기억나지 않게 되었다. 지금의 나를 보고서 제대로 나라고 알아봐 줄까? 나는 키와 머리만 비실비실하게 자랐다. 더는 어린아이가 아니었다. 애초부터 어린아이라고 응석을 부리게 해줄 사람은 없었지만, 어린아이에게 그런 소릴 들어도 소용없다고 확실하게 말을 들은 적은 있었다. 지금은 일단 어른처럼 대접 되고 있다. 시켜지는 일이 늘어났다는 뜻이다.
15대 여주인도 그랬다. 나를 보고선 “헤에, 꽤 긴 머리네. 좋잖아, 분위기 나고.”라고 말했다. 그녀는 조금 별난 사람이었다. 자신을 헤이안 귀족의 공주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나를 시녀로서 시중을 들게 했다. 이러쿵저러쿵 자신의 수발을 들게 시켰다. 우수한 시녀를 부리는 것이 스테이터스니까, 라며 내게 이런저런 교육을 했다. “글자도 제대로 읽지 못해서는 곤란해요.” 라던가 “일반교양을 몸에 익혀두세요.” 라고 하며 산더미 같은 책을 건네받았고, 복장도 이래저래 지시받았다. 움직이기 불편한 기모노도 입혀졌다. 교양 운운 할 정도면 상식적으로 나를 해방시켜달라고 생각했지만, 그녀의 연보라색 탁한 영기를 보고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녀는 평소엔 온후했지만, 일단 스위치가 들어오면 손을 댈 수가 없었다. 히스테릭하게 날뛰어댔다. 나는 헤이안 시대 놀이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헤이안 시대의 공주였기에, 그다지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그런 그녀의 곁에서 도검들은 귀공자라는 신분으로 뻔질나게 드나들었다. 그녀는 내게 시녀로서 옆방에 대기하도록 명령했다. 볼일이 있으면 부른다. 방으로 식사나 과자를 옮기도록 했다. 도검들이 찾아와 있을 때, 호출되는 것이 싫었다. 그녀는 방에 달콤한 향을 피우고 있었다. 방에 찾아오는 도검들은, 묘하게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와, 귓가에 속삭이거나 끈적끈적하게 만지거나 하고 있었다. 외설적인 공기가 오싹해서 기분이 나빴다. 옆방에 있어도 가끔 들리는 이상한 목소리에 구역질이 났다. 방의 가장 끝자리에서 집중해서 아무것도 들리지 않도록 책을 섭렵했다. 초등학교에서 머물러 있던 지식을 탐하듯 흡수했다. 그저 그것에만 신경을 쏟으며 보냈다.
그 여주인으로 바뀌고 나서, 내 일과로 도검들의 방에 편지를 전할 것을 명령받았다. 와카(和歌)를 주고받는 것이 헤이안 시대의 연애의 정석인 듯했다. 인기녀인 그녀는 여러 도검과 편지를 주고받고 있었다. 나는 도검들의 방을 자꾸 어슬렁거리게 되었다. 지금까지 밟아보지 못했던 영역이다. 주인의 명령으로 방문한 것으로, 자연스레 도검들의 거주 공간에 들어올 수 있었다. 찬스라고 생각했다. 이 혼마루의 속사정을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 도검들이 무슨 얘기를 나누고 있는지, 방 앞에 귀를 기울이며 매일 조심스레 왕래했다.
“이번엔 미카즈키 씨의 승리 같네요.”
“헤이안 시대의 공주니까 말야. 우리에겐 불리하지.”
지나가며 들려온 목소리였다. 깔깔 웃으며 누군가가 그렇게 말했다.
“지금은 츠루마루가 넷, 미카즈키가 넷이고, 이치고가 다섯이지? 미카즈키가 이걸 뺏으면 동률이네.”
“츠루마루 씨, 간격이 벌어지겠군요.”
“너네, 츠루마루보다 자기가 분발하라고. 그 세 자루에게 당하기만 해서야 분하지도 않아?”
“뭐야. 자기가 하나 갖고 있다고 말야. 대체로 그건 협박해서 뺏은 거나 다름없잖아. 하는 짓이 교활하다고. 좀 더 신뢰를 얻고 스스로 내바치도록 해야지.”
“그냥 져서 분해서 하는 소리지? 나랑 미카즈키와 이치고와 츠루마루만 가지고 있으니까. 그런 불만은 자기가 뺏고 나서 말해야지.”
“상투적이잖아. 다음은 반드시 내가 뺏을 테니까!”
“자, 자. 카네상, 부채질하는 건 좋지 않다구요?”
무언가를 빼앗고 있다. 경쟁하고 있는 것 같았다. 매우 들뜬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누구의 목소리인지는 잘 모르겠다. 한 자루는 카슈 키요미츠였던 것 같았다. 외에는 들은 적 없었다. 가능한 한 천천히 걸어 그들의 대화를 엿들었지만, 더 그 자리에서 머무는 것은 부자연스럽고 위험했다.
이번에는 미카즈키의 승리. 무언가 이긴 걸까. 미카즈키 무네치카는 온화한 부류의 도검이다. 지금의 주인이 되고 처음으로 그 존재를 확인했다. 내가 편지를 전해주면, “답장을 쓸 테니 기다리거라.” 하고 방의 구석에 앉혔다. 우미한 자태로 술술 붓을 움직여, 다 쓴 편지를 맡겨진다. “심부름 삯이다.” 반드시 별사탕을 준다. 내가 곤혹스러워하면, “공주님께 잘 부탁한다.”라고 대답했다. 주인은 자신을 공주님이라 호칭하도록 하고 있었던 것이다. “공주님, 미카즈키 님께서 별사탕을 받았습니다. 공주님께 잘 부탁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내가 편지와 별사탕을 건네자 주인은 “어머, 미카즈키 님도 참.” 이라며 간사한 목소리로 기쁜 듯 말했다. “그건 네가 받아두렴.” 별사탕을 그대로 내게 주었다. 시녀의 마음에 든 귀공자가 훨씬 많은 밀회의 안내서를 받을 수 있다. 헤이안의 연애사정이란 그런 것이니까, 내게 심부름 삯을 건넨다. “미카즈키 님은 그런 일까지 해서 내 호감을 받고 싶은 거로구나.” 주인은 기분이 좋은 듯 말했다. 사실 내게 누구를 방에 들여보낼지 하는 권한은 없었지만. 단순히 별사탕을 받은 건 기뻤다.
아까의 대화는 무슨 의미였을까. 이번에는 특정 단어에서 주인과 관련된 건 아닐까 하는 짐작을 했다. 주인이 비정상적으로 바뀌는 이유를 알고 싶었기에 멋대로 연결지어버린 걸까. 하지만 미카즈키가 주인이 가장 마음에 들어 하는 건 틀림없다. 조금 전 대화를 들은 것도 미카즈키에게 편지를 전해주고 돌아가는 길이었다. 누가 제일 주인의 마음에 드는지 하는 승부가 아닌가 추측했다. 그런데 그런 짓을 해서 뭐가 즐거운 걸까.
저녁이 되어 별채로 돌아왔고, 별사탕을 먹으며 콘노스케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가능한 충실하게 전했다.
“역시 주인을 두고 뭔가 경쟁하고 있다고 생각해도 될 것 같아.”
“콘노스케도 그리 생각합니다. 츠루마루 님이 넷, 미카즈키 님이 넷, 이치고 님이 다섯, 누군지 알 수 없는 도검 남사가 하나라고 하는 것은 역대 주인님의 숫자와 같습니다. 하지만 주님의 총애를 받으면 승리, 라는 것은 와 닿지 않군요.”
“응.”
“별사탕 맛있군요.”
콘노스케가 진지한 얼굴로 말해서 웃어버렸다. 지금의 주인은 제대로 식사도 주고, 과자도 준다. 시녀에게 사랑받는 공주님을 연출하고 싶은 것 같다. 그녀가 주인이 되고 우리들의 식생활은 풍족해졌다. 나도 콘노스케도 단 것을 아주 좋아했다. 좀처럼 먹지 못하니까 더욱 빠져들었다.
“미카즈키 님께 편지를 전해주러 가는 게 제일 즐거워.”
주인과 방에서 뭔가 수상쩍은 행위를 하고 있다곤 해도, 내가 미카즈키에게 무슨 일을 당한 적은 없었다. 별사탕을 주는 도검일 뿐이다.
“사니와님!”
콘노스케가 눈을 부릅뜨고 외쳤다. 내 건너 뜰 앞쪽을 보고 있다. 뒤를 돌아보니 도검이 있었다. 지금의 주인으로 바뀌고, 식사는 주인의 옆 방에서 먹게 되어있었다. 주인은 여우 요괴라며 콘노스케를 싫어했으니까, 콘노스케의 몫은 내 식사 반절을 방으로 옮기는 틈에 잡목림 안에 두고 온다. 도검이 별채에 올 필요는 없게 되었다. 안식의 장소가 될 터였다. 그런데도 이 도검은 때때로 감시하러 온다. 이치고 히토후리. 이 도검에게 노려봐지면 등골이 오싹해진다. 5년 전에 베인 어깨의 상처가 욱신욱신 쑤신다. 도검은 물끄러미 이쪽을 보고 있었다. 무언이 이어진다. 빤히 싫은 시선이 내게 변화가 없는지 확인하고 있다. 도망치려고 대책을 강구하고 있었지만, 돌파구는 찾지 못했다. 찔릴 것도 없다. 당당하게 있으면 돼.
“꽤 유쾌한 것 같군요.”
이 도검은 내가 즐거워 하고있는 것이 못마땅한 것 같다. 진지하게 고개를 숙이고 어두운 표정을 해두지 않으면, 뭐가 재밌느냐, 왜 웃고 있느냐며 고압적으로 몰아세운다.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작게 대답을 하고 입을 꾹 다물었다. 얼른 떠나주지 않을까. 거역하지 않고 도망칠 의사도 없다는 걸 확인시켜주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은?”
다다미 위에 펼쳐져 있는 별사탕이 든 종이꾸러미를 턱으로 가리키듯 말했다.
“……미카즈키 님께 받았습니다.”
“미카즈키 님?”
조소하는 듯한 목소리였다.
“주인님께서도 받아도 좋다고 하셨습니다.”
뒤에 있던 콘노스케가 내 곁에 바짝 붙어왔다.
“넌 먹을 것만 주면 아무한테라도 꼬리를 흔드는 건가. 가축이라도 상대를 판별할 수 있을 텐데.”
뭐 때문에 혼나고 있는 걸까. 자신이 기분이 언짢은 것을 내게 화풀이하고 있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미카즈키가 네게 무엇을 해줬다고 하는 겁니까.”
미카즈키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다. 미카즈키가 네 개, 이치고가 다섯 개, 이번 걸로 두 자루가 동률이 된다. 내가 미카즈키를 편애해서 주인을 만나게 하는 횟수를 늘리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그런 터무니 없는 얘기가 어딨어. 내게 아무런 힘이 없다는 건, 누가 봐도 확실하잖아. 이런 곳에 갇혀 있으니까. 하지만 이 도검은 불합리한 분노의 화살을 내게 돌렸다. 나는 오른쪽 어깨의 상처를 오른손으로 누르고 고개를 숙였다.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콘노스케가 한층 더 내게 달라붙었다는 걸 알았다.
“뭐, 괜찮겠지. 네게 필요한 게 누구인지, 곧 알게 될 테니까요.”
도검은 내뱉듯 말하고 사라졌다.
“저 도검은 정말로 무서워. 살아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콘노스케는 “괜찮아, 괜찮아.”라고 말하는 것처럼 내 무릎에 볼을 비볐다. 하지만 조금 뒤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사니와님, 곧 주인님이 바뀔 겁니다.”
“어떻게 그런 걸 알아?”
“이치고 님이 하신 말씀입니다. 주인님께 필요한 게 누군지 곧 알게 된다는 것은 지금의 체제가 바뀐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 아닐까요?”
필요한 건 누구인가. 저 도검이 무슨 의도로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건 여기서 구해주는 사람이다. 혼마루를 정화해줄 화이트 사니와야.
“그렇네, 정부에 통보한 걸까? 다음이야말로 제대로 된 사니와가 와주는 걸까? 저기, 블랙 사니와인지 아닌지 그렇게 판별할 수 없는 걸까? 영기를 보면 바로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 왜 일단 혼마루로 끌어들이는 건지. 영기만으로 좋은지 나쁜지를 판단하는 내 방식이 잘못된 걸까?”
“아뇨, 잘못 된 건 근본적인 걸지도 모릅니다. 도검 님들이 서로 빼앗고 있는 것은 터무니없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콘노스케는 공포를 떨쳐버리려는 듯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 보였다.
그러나 그 이틀 후, 콘노스케의 추측이 맞았다는 것이 판명되었다. 아주 잔혹하고, 무서운 게임의 정체가.
***
“진명 뺏기 놀이? 뭐예요, 그게.”
내가 눈썹을 찌푸려도 이치고 히토후리는 시원한 얼굴로 웃어 보였다.
“말 그대로입니다. 누가 얼마나 사니와의 진명을 빼앗는가. 그저 심심풀이였지만, 제법 재미있는 놀이였습니다.”
카루타나 주사위 놀이처럼 옛날 놀이를 떠올리는 것처럼 이치고 히토후리는 미소 지었다. 이야기가 지나치게 기이해서 되돌려줄 말이 없었다. 이치고 히토후리는 이를 개의치 않고 혼잣말을 하듯 담담하게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초대 사니와는 기분 나쁜 여자로, 저희를 안방으로 불러 밤낮없이 정사에 열중했습니다. 저희는 현현될 사니와를 고를 수 없으니까 말이죠. 이름을 대고 난 뒤에는 그야말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입니다. 미천한 여자라도 명령에는 등을 돌릴 수 없었죠. 영력도 낮은 주제에, 계속해서 도검을 현현시키고 있었습니다. 태도를 좋아하고, 단도는 경시했죠. 제 동생들은 매번 희생되었습니다.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부러뜨리는 겁니다. 믿어지십니까? 여자는 달거리에 영력이 좌우되는 성질이었기에 영력이 충만할 때에는 동생들을 현현시켜 혼마루의 잡일을 시켰습니다만, 영력이 이지러질 때는 무자비하게 부러뜨립니다. 나무젓가락을 부러뜨리듯 쉽게. 힘을 얻으면 인간이라는 것은 이렇게나 자기 본위로 휘두르는 걸까. 저희는 인간 따위에게 힘을 빌려주려 했던 자신을 저주했습니다. 그런 상태가 반년 정도 지났을 무렵이었을까, 여자가 어디에선가 아가씨를 데려왔습니다. 원하는 도검의 수와 자신의 영력이 어울리지 않았던 것이겠죠. 영력 보급용의 사니와로서, 아가씨를 숨겨두는 것을 떠올린듯합니다. 허나 여자에게 있어서 이것이 파멸을 가져온 일착이었죠. 아가씨의 영력은 강력해서, 만년 고갈된 영기 속에서 음울하게 몽롱했던 저희에게 정상적인 사고라는 것이 되살아났습니다. 여자의 진명을 밝혀, 주종 관계를 역전시켜 주겠어. 그렇게 마음먹고 나서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 색광이니까요. 음란에 취하게 하여 그것을 뺏는 건 예상외로 쉬웠습니다. 그럼, 여자를 어떻게 할까. 죽여버린다니 그런 무른 짓을 해줄 도리는 없죠. 방에 유폐시켜두고 괴롭히려 해도 시야에 두는 것조차 불쾌해서, 아무도 여자에게 접근하지 않았습니다. 꽥꽥 소란을 피우고 있었습니다만, 사흘이 지나자 얌전해졌습니다. 일주일 정도 지났을까, 이대로 쇠약사시킬까 죽지 않을 정도로 먹이를 줘서 계속 살려둘까. 어느 쪽이라도 좋다고 생각하던 차에 정부의 공무원이라는 사람이 여자와 연락이 되지 않는 것을 수상히 여겨 찾아왔습니다. 혼마루의 현황을 알고 어리석게도 저희에게 교섭을 제의해 왔습니다. 저희의 바람은 무엇이든 들어줄 테니, 그녀를 살려달라고. 다른 사니와를 보내주겠으니, 여자를 돌려달라는 둥 태연히 그런 소릴 하는 겁니다. 이 혼마루에 새로운 사니와가 와서 어떻게 된다고 하는 것인가. 이제 와서 선인인 척해도 늦었다. 우릴 회유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그럼, 사니와를 데려오라고 전하자, 금방 찾아왔습니다. 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저희의 상상을 훨씬 능가하는 사니와가 찾아왔습니다. 여하튼, 전임에 견주어도 될 정도로 포악한 정부 고위층의 딸이었으니까요. 초대 사니와의 아버지라는 것은 시간 정부의 중추에 있는 남자인듯해서요. 딸도 귀엽지만, 자신의 보신도 소중하다. 자신의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라도 비밀이 탄로 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발목을 잡히지 않기 위해 똑같은 고위층들의 와중에서 끌어들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저희를, 이 혼마루를 정화하려고는 전혀 생각도 않고 있던 것이었죠. 저희에게 사니와의 진명을 빼앗게 하고, 타 고위층을 자신과 같은 처지로 만들어 버리려는 속셈이었습니다. 모두가 그렇게 되면 발등 찍힐 일 없이 끝난다. 정부에서의 자신의 지위가 안전해지리라 하는 얄팍한 생각이었습니다. 어이없는 것을 넘어서 시원할 정도였죠. 그렇다면 그걸로 이쪽은 여러모로 협박 대상이 늘어납니다. 진명을 빼앗을수록 신격도 오를 테니 그 말대로 해도 좋지 않을까. 진명 빼앗기 놀이의 시작이었습니다. 그 외에 별달리 할 일도 없었으니 질릴 때까지 심심풀이로 하는 것입니다. 오는 사니와마다 마음대로 하게 내버려두었습니다. 비열할수록 흥이 오릅니다. 발길질을 당하거나, 구타당하거나, 밤시중을 강요받을 때마다 누가 그 먹이가 될 것인지 대호평이었죠. 그러고 나서 주종관계가 역전된 순간 사니와의 절망으로 뒤덮인 얼굴은 볼만했습니다. 유쾌하기 짝이 없었죠. 진명을 빼앗으면 사니와는 정부로 반환했습니다. 진명은 당연히 이쪽 수중에 있지만요. 언제든지 어떻게든 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마음 편할 때는 한 시도 없겠죠. 때로 진명을 불러 괴롭히거나 하기도 했습니다. 그때마다 안색을 바꾸고 용서를 구하러 오는 겁니다. 상대는 저희를 도해시킬 수도 없습니다. 이쪽은 딱히 도해되도 상관없었습니다만. 진명을 쥔 채로 도해되면, 사니와는 함께 삼켜집니다. 카미카쿠시(神隠し)라고 하는 걸까요. 그러나 그런 자들을 자신의 신역으로 데리고 갈 턱이 없죠. 도중에 버리고 돌아갈 겁니다. 영구히 끝없는 어둠에 떠돌게 되겠지만, 아무래도 좋은 일입니다. 뭐, 그런 이유로 저희의 혼마루에는 계속해서 권력이 있는 고위층의 어리석은 아이들만 차례차례로 보내졌습니다.
“왜 그러시죠?”
이치고 히토후리가 한마디도 하지 않고 이야기에 먹혀든 나를 현실로 돌아오도록 불러세웠다.
“쫑알쫑알 독선적으로 얘기를 너무 많이 했나요? 면목없습니다. 오랜만에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흥분이 식질 않아서요. 좀 들뜬 것 같아 부끄럽군요.”
그런 텐션의 이야기는 아니었다. 그는 무슨 말을 하는 거지? 의미를 모르겠어. 진명 뺏기 놀이? 사니와가 계속해서 바뀐다고? 조서에는 그런 건 적혀있지 않았다. 자료가 뒤섞인 걸까? 내 담당은 이 이치고 히토후리가 아니라, 실수로 옆방에 들어왔다는 결말일까? 그런 바보 같은 일이 있을 리가 없다. 도해실에 이치고 히토후리의 본체가 안치되어있는 것을 확인하고, 취조실에 왔다. 드물게도 사용 중인 도해실은 하나밖에 없었다. 지금 이 시각에 도해 처분의 수속을 하는 것은 그밖에 없었다. 틀릴 리 없다. “그건 그걸로 맞는 얘기입니다.” 이치고 히토후리는 말했다. 그럼 이건 이걸로 맞다. 이 이야기도 옳은 건가.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거지.
“저를 놀리고 계신 건가요?”
“제가 당신을 놀릴 리 없잖아요. 그런 적 절대 없습니다.”
이치고 히토후리는 결백을 호소하기보다도, 상당히 섭섭한 듯 말했다.
“당신은 대체 무슨 얘길 하고 계신 겁니까?”
내가 강한 어조로 말하자, 이치고 히토후리는 “정부를 너무 신용하시는 거 아니십니까.” 하고 불복한 것처럼 답변했다. 그는 지금까지 대면한 도검들과 달리 희로애락이 비교적 풍부했다. 오랜만에 이야기를 나눠 들떠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렇다면 도해를 바라지 말고 자신의 혼마루에서 동료들과 사이좋게 지내면 되지 않겠는가. 하지만 만약, 그가 말하는 게 옳다면? 그의 혼마루는 정화되지 않은 상태로 있었다면? 정부를 신용하지 마라. 조서가 거짓말이라는 것이다. 나는 딱히 정부 따위 신용하지 않고 있다. 유괴당한 나에게 계속해서 억지로 사니와를 하도록 했으니까. 조서의 위조쯤은 손쉬운 일이겠지. 이치고 히토후리의 말이 진실이고, 그래서 조서를 기재하면 정보가 누설될 수 있다고 짚은 걸까. 어차피 그는 도해 처분될 도검이다. “정말로 도해를 바라는가?” 라고 질문하고 “네.” 라고 대답하면, 도해 작업은 엄숙히 진행될 터였다. 일개 정부의 장기 말인 나에게 진실을 알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나. 이치고 히토후리는 오랜만에 이야기를 나눈다고 한다. 별채에 틀어박혀 있던 것은 사실일까. 어느 쪽이든 그는, 인간 세계의 마지막 추억으로 이야기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 과연, 그렇다면 이야기 정돈 들어줘도 좋아. 이건 이걸로 맞는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블랙 혼마루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서 어째서 그가 여기에 왔는가, 새삼스레 알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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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선물로 오늘까지 열심히 달렸는데
내일부턴 느긋하게 하루나 이틀에 한 편씩 올릴게!
따듯한 댓글 달아주는 아루지들 고마워 힘이 난다 ㅎㅎ
고마워요 아륵지ㅠㅠ 아륵지도 메리 크리스마스!
멋진 클스마스 선물이에요 아륵지
아루지 메리 크리스마스!!
아루지 메리크리스마스 + - dc App
아루지 크리스마스 선물 감사해양~
헐.....ㅠ 왜 넹글 돌았나 했더니만... 아루지 고맙습니다 즐거운 성탄절 보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