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해서 혼마루 배송된 국배가 자기를 현현시킨 솜털 뽀송한 햇병아리 아륵지(근속년수:1 년 미만) 보고 첫눈에 반했으면 좋겠다
하필이면 초기도인 카슈는 '란도셀 매고 있는 꼬꼬마 노리는 허리 꾸부렁 변태 할배같은 눈빛(편견)'을 한 국배가 자기 아륵지한테 은근히 들이대는 거 보고 입에 거품 물었으면 좋겠다
둘이 2m 이내로 접근하면 으르렁대고 국배가 아륵지 머리칼이나 어깨에 손대고 만지작대면 바로 발도하려다 기겁한 야스사다에게 질질 끌려가는게 일상이었으면 좋겠다.

그러던 어느날 이전까지는 고분고분하게 굴던 아륵지가 갑자기 카슈한테 왁왁댔음 좋겠다
사실은 아륵지도 국배보고 첫눈에 반했는데 저쪽에서 다가와도 이쪽에서 다가가도 카슈에 의해 철통차단되는걸 보고 속으로 열불이 났던 게 쌓이고 쌓이다 폭팔한 거였으면 좋겠다
갑작스러운 아륵지의 반항기를 맞이한 카슈가 그 크고 사나운 두 눈에서 눈물 뚝뚝 흘리면서 저 망할할배가 주인을 보던 눈이 처음부터 심상치가 않았다고, 나는 어디까지나 주인을 위해 행동했을 뿐이라며 은근히 할말 다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몇달 전까지만 해도 그 누구보다 사이좋던 주종이 왁왁대고 싸우는 모습 보고 당황한 도검들 사이를 제치고 국배가 유유자적 모습을 드러냈으면 좋겠다
그리고 한창 잘 싸우던 중에 갑자기 사이에 끼어든 국배 때문에 벙진 아륵지와 카슈를 보고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며 제발 나를 사이에 두고 싸우지 말라고 외쳤으면 좋겠다
뭔 쌍팔년도 순정만화에서나 나올 것 같은 대사에 할말잃은 아륵지와 카슈가 서로 은근한 시선을 교환하더니 예고도 없이 동시에 국배 얼굴에 주먹 날렸으면 좋겠다
가마쿠라 연륜이 짜가는 아니라 둘이 자기 때릴 것은 이미 기척으로 파악했지만 화 풀라고 일부러 맞아주는 바람에 코피 터진채 엎어진 국배를 뒤로 하고 아륵지랑 카슈 둘이서 사이좋게 석양을 맞으며 백화점 뷰티 코너로 향했음 좋겠다
그렇게 국배는 홀로 방치되다가 말 내번하다가 겨우 끝내고 돌아온 냥센이 자기네 도파 어르신이 안면이 엉망진창이 된 채로 찬바닥에 누워있는 걸 발견하고 한달음에 달려가 그 시체(?)를 껴안으며 "고제에에에에에에엔----!"이라고 서글프게 울부짖었으면 좋겠다.


그냥 그런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