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꽃뱀과 영혼의 아가리파이트하는 것으로 몇백 년 묵은 스트레스를 조금이나마 해소하는데 성공한 쌈닭. 그러나 불운하게도 와보쿠가 입버릇인 사몬지 장남, 따거(통칭 '코우세츠')에게 현장을 딱 들키게 된다.


비록 겉은 경국지색일지라도 마음씨가 아름답지 못한 둘째를 화목(물리)로 교화시킨 강설은 단련실 바닥에 대자로 엎어져 입이 댓발은 튀어나온 동생에게
"세상에 슬픔을 퍼트리는 일에 무익하게 정력을 낭비하는 대신 '이것'을 통해 부처의 마음을 깨우쳐 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라며 품에 간직하고 있던 뜨개질감을 건네주는데...

뭐 대충 이런 연유로 이전 취미(=꽃뱀 정신공격)는 한켠으로 치워놓고 새로운 취미를 가지게 된 소우자 사몬지가 보고 싶다
처음에는 진도가 지지부진하긴 했지만 이미 칸스토도 했고 가끔 원정 나가거나 내번 돌아오는 것만 빼면 어차피 할 게 없어서 계속 그것만 붙잡고 있다보니 어느새 실력이 쫙쫙 늘게 됨
결국 목도리에서 스웨터, 수세미, 가방, 양말, 레이스도 모자라 동물인형만들기까지 뜨개질로 할 수 있을 별의별걸 다 해본 뒤에 다음 취미인 퀼트로 갈아탐
그 뒤에도 자수, 가죽공예, 금속공예, 장신구 만들기, 니들펠트 공예, 직조, 재봉 등 '수공예'라는 카테고리 안에 드는 건 다 체험해보는거지

그동안 소우자가 안쓰고 쌓아두기만 하다 가끔 사요한테 고오급 까까나 사주세요 했던 명예를 드디어 사용한다고 해서 기겁한 아륵지, 대체 뭔 소원을 빌까 도키도키한 마음으로 들으러갔는데 관련 직업 종사자나 쓸만한 재봉틀(특: 비쌈) 불러서 머릿속에 물음표만 간직한 채 얌전히 sanizon 서치하러 감
재봉틀 도착한 뒤에는 혼마루에서 아무도 안쓰고 먼지만 쌓여있던 구석탱이 방 청소한 뒤 본인 작업실로 만들어서 아침 해만 뜨면 거기로 출근할 듯

맨날 비슷한 옷만 입고다니던 사요는 이제 옷 너무 많아서 밤낮으로 바꿔입고 다님
사요 본인이야 기본 복장이 제일 편하지만 자기가 만든 옷을 입고 있지 않은 사요의 모습을 볼때마다 쓸쓸한 미소를 짓는 둘째형아가 가여워서 반타의로 패션쇼 벌이고 다니는거임
코우세츠도 소우자가 직접 짠 캐시미어 목도리 선물받는데 하필이면 혼마루 경치 한여름에 고정되어있을 때 받은 거라(쌈닭 나름의 앙갚음) 조금 고민하다 결국 땀 뻘뻘흘리면서 끼고다닐듯
이치고는 같은 형아조 인연으로 동생들 옷이나 장신구 선물로 받는 일 왕왕 있음
그래도 이치고 입장에서는 계속 받기만 하는 것도 모르고 본인도 직접 만들어서 동생들에게 선물해주고 싶다는 욕구가 커서 아예 소우자한테 개인 강습을 받기 시작할 듯

큰 행사 없는 이상 일주일에 한번씩은 거실에 모여서 '소우자 선생님의 수공예 강좌-○○편' 같은 거 열기도 하겠지
출진 없어서 마침 한가한 칼들, 아루지나 신세지고 있는 칼들에게 무언가 선물하고 싶은 칼들, 단순히 힘조절 배우는 게 목적인 칼들이 몰려들어서 늘 복작복작할 것 같음
소우자라면 복날 개잡듯이 달려들던 하세베도 수강인원 중 1칼임
이유는 당연히 사랑하는 주인에게 본인을 닮은 수제 big 테디베어(카메라 장착한 특제품)를 선물해주고 싶기 때문

뭐 그렇게 취미생활을 통해 다른 칼들을 돕는 것뿐만이 아니라 사이 험악하던 하세베하고도 완만한 관계를 구축하는 데에 성공하면서 자기 혼마루 뿐만 아니라 다른 혼마루에까지 '●●●●번 혼마루의 성자, 골든 핑거 소우자 사몬지'라고 칭송받는 게 보고 싶다











그런데 이런 쌈닭이 자기 주인에게 L-O-V-E를 하게 되면 어떻게 되느냐?

소우자는 개체 기본 설정이 츤츤츤데레이기 때문에 주인 좋아하냐고 물어봐도 그게 뭔 개 풀 뜯어먹는 소리냐며 바로 씹어버리겠지만
이 혼마루의 쌈닭은 그렇지 못하다
왜? 자기 작품에 주인에 대한 애정이 적나라하게 엿보이기 때문이지

퀼트를 하다 잠깐 멍때렸는데 방금전까지만 해도 꽃모양이던 천 조각이 어느새 아륵지 얼굴 형상으로 꿰매어져 있고
만드는 옷은 죄다 아륵지한테나 어울릴만한 옷이고
분명히 사요가 가지고 놀만한 인형을 만들려고 했을텐데 결과물은 이전에 사니와가 지나가던 말로 '앗 저거 가지고 싶다~'고 툭 던졌던 병아리 인형(폭신폭신함)

결국 무념무상의 태도로 최종병기인 뜨개질 바늘을 집어 들었는데 완성된건 집채만큼 큰 새빨간 하트가 가슴팍에 떡하니 붙어있는 커플 스웨터여서 멘붕하는거지
그와중에 하트 안에 'S(소우자)♡S(사니와)' 박아넣는 섬세함도 잊지 않았음

몇달 뒤, 소우자에게서 '몰래 줄 것이 있으니 자시(약 오후 11시~오전 1시)경에 작업실로 찾아오라'는 내용의 쪽지를 받고 신이 나서 헐레벌떡 소우자의 작업실을 찾아간 아륵지
그런 아륵지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온통 소우자가 만들어낸 것으로 가득한 일실이었다

벽에는 소우자가 디자인한 벽지가 도배되어 있고, 마네킹에 걸려있는 건 소우자가 직접 재봉한 옷인데다, 마치 사니와를 압박이라도 하듯 화려하게 펼쳐진 병풍에 그려진 무릉도원은 소우자가 일필휘지로 새긴 것이고 방안에 감도는 기묘하게 달콤한 향은 소우자가 직접 배합한 것임
그런 방 한가운데에는 본인이 누빈 이부자리 위에서 자기가 직접 자수를 놓은 혼례복을 입은 소우자가 앞섶을 살짝 벌린 채 다소곳이 누워 있음
뭐라 형언할 수 없는 광경에 멍하니 서있는 사니와를 한 번 새침하게 째려본 소우자는, 이내 몸을 일으켜 먹이를 발견한 표범마냥 요염한 자태로 한 걸음, 한걸음씩 다가오더니
마침내 굳어있는 사니와의 뺨에 손을 대고는 "...저를 이렇게 만든 책임을 지세요."라며 입을 맞추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