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메츠루가 온 지 얼마 안 됐을 즈음, 사니와의 꿈에 갑자기 히메츠루가 나타남

주변에는 둘 이외에 아무도 없었고, 본능적으로 꿈임을 깨닫고 당황하는 사니와를 히메츠루는 가만히 지켜보다 대뜸 "내일 청소 당번, 누구였더라?"라고 물어봄.


갑작스러운 질문에 어리둥절해하면서도 사니와는 대답해주고, 히메츠루는 "그랬구나, 고마워!"라고 말하고는 뿅 하고 사라짐

사니와는 이 미친 공주색기가 고작 그거 물어볼려고 꿈에 나온거냐!!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히메츠루가 사라짐과 동시에 꿈도 끝나버림.




그 이후로 히메츠루는 시도때도없이 사니와의 꿈에 나타나게 됨.

다만 꿈에 나온다고 해도 그 내용은 "간식이 맛있었다", "오늘도 고코와 켄켄이 귀여웠다" 등의 자잘한 일상부터 "옆 방 칼놈들이 너무 시끄럽다", "제발 부탁이니 닛코랑 같은 부대에 넣지 말아달라" 등의 불만사항 등 지 할 말(그것도 쓸데없는)만 하고 뿅 사라지는 것이 대부분.


그러다가 한 번은 가만히 있나 싶다가 갑자기 사니와 곁에 가까이 붙더니 아루지의 양 볼따구를 쭈욱 잡아댕기고는 "주인도 의외로 기엽네-!"라고 말하며 슬쩍 웃어주는 꿈을 꾸게 됨.

그 일을 기점으로 히메츠루는 아루지에 대해 점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며 가벼운 말투에 어울리는 가감없는 스킨십으로 사니와를 항상 빨개진 얼굴로 잠에서 깨어나게 만듦


낮에는 주인과의 교류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 편인 칼이기도 했기에 사니와는 좋으면서도 얘가 왜이러나 싶은 심정이 교차함

이럴거면 차라리 혼마루에서 이야기하자고 해도 히메츠루는 "이 편이 둘이서만 있을 수 있으니까 좋다"며 사니와 말을 지지리도 안 들음




그렇게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채 꿈속에서만 이루어지는 연애인지 썸인지 모를 기묘한 관계가 계속되던 어느 날, 출진부대에 대한 보고서 작성 도중 까무룩 잠이 든 사니와의 꿈에 늘 그랬듯 히메츠루가 나타남.

그런데 그날따라 히메츠루가 좀 이상함. 마치 안개가 낀 것처럼 제대로 표정을 볼 수 없었고, 단지 그가 고통스럽고 슬프다는 것만 감으로 어렴풋이 느껴질 뿐이었음.

사니와는 히메츠루에게 닿으려고 했지만 몸을 움직일 수 없었고 그가 뭐라뭐라 말하는 소리도 제대로 들을 수 없었음.


어떻게든 그에게 가려고 끙끙대는 사니와를 가만히 보고 있던 히메츠루는 갑자기 사니와에게 달려들었고, 사니와는 순식간에 히메츠루에게 덮쳐지듯 안김.

이정도로 강도 높은 스킨십은 한 적이 없었기에 깜짝 놀란 사니와의 이마에 그가 입을 맞추는 것이 느껴졌고, 동시에 뭔가 축축한 것이 뺨에 떨어졌음.

"...미안해."라는 그의 말이 들리며 주위의 시야가 밝아지는 순간, 사니와는 히메츠루가 울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됨



꿈에서 깨자 주변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고, 멀리서 시끌벅적한 말소리가 들림.

소리가 나는 곳으로 허겁지겁 달려가 보니 출진했던 부대가 돌아와 있었음. 너덜너덜해진 부대의 모습을 보자 사니와의 머릿속에 제일 먼저 이런 생각이 들었음.


같이 출진했던 히메츠루가 왜 안 보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