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줄거리]
씰산 출신에 자격지심을 가지고 야만바기리라고 불러주지 않는 사니와에게 버럭 화를 낸 흑역사를 가진 쵸우기. 현재 사니와를 짝사랑하게 되면서 이번에는 술김에 자신을 쵸우기라고 불러달라며 떼를 쓰는 흑역사를 세우게 되는데...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일어나니 사니와의 방이었음. 순식간에 멍하던 머리가 맑아지면서 얼른 자신의 몸차림새와 아직 이불 속에서 쿨쿨 자고 있는 사니와를 보니 다행이도, 또는 아쉽게도 사고를 친 건 아니었음. 다행이다라며 한숨을 내쉬려는 순간 머리를 스쳐지나가는 자신의 흑역사에 쵸우기는 그만 비명을 질렀고 그 소리에 깬 사니와가 무슨 일이냐며 눈을 뜨고 장지문 밖에서는 복도를 달려오는 수많은 발자국 소리가 모여들었음. 쵸우기의 비명소리에 사니와의 방에 도검남사들이 도착했을 때 본 것은 이불을 뒤집어쓴 거대한 이불만두와 그 이불만두를 잡고 흔들며 내용물을 꺼내려고 노력중인 사니와였음. 그 내용물이 쵸우기라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는 사니와 과보호 부대가 칼부림을 일으킬 뻔했지만 사니와의 중재로 다행히 쵸우기는 할복당하거나 부러지지 않고 혼마루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었음.
어찌되었건 저찌되었건 다시 쵸우기라고 사니와에게 불리게 된 쵸우기는 그간 거슬렸던 모든 것들이 무색하게되었음. 왜냐하면 '쵸우기'라고 불림으로써 사니와와 친함을 주변에 어필하게 되었으니 이제 쵸우기도 당당하게 사니와와 친한 짓을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임. 사니와가 한입 맛보겠냐며 내미는 한입 당고도 둘이서 나눠먹을 수 있게 되고 외출 할 때는 사니와랑 손도 잡고 피곤할 때는 사니와의 무릎을 베고 낮잠도 자고. 궁금한 건 사니와에게 직접 물어보면 되고 쵸우기의 삶은 매우 충만했음. 난센이 '그거, 친구 사이에 하는 짓들이 아니다냥.'이라고 짚어줄 때까지 쵸우기는 금바가 뇌근같은 짓을 해도 웃으며 넘길 수 있을 정도로 행복한 날을 보내고 있었음. 난센이 짚어주고 나서 또 비명을 지르며 이불만두가 되고 사니와가 다시 쵸우기를 만두 속에서 끌어내고 하는 흑역사의 재연이 일어났지만 그 이후 제대로 교재를 하기로 했으니 결과는 해피였음.
분명 쵸우기는 행복했음. 연인을 넘어서 결혼도 하고(역시 그래도 프로포즈는 쵸우기가 먼저했음.) 그래도 도검남사와 인간 사이니 자식은 낳지 못했지만 여느 부부가 부럽지 않은 생활을 하고. 하지만 시간은 계속 흐르고 사니와는 인간인지라 늙고 숨을 거두게 되었음. 이불 속에서 편안히 잠든 얼굴을 한 사니와는 쵸우기가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보다 훨씬 나이가 들었고 주름이 가득했으며 피부도 늘어지고 머리도 새하얗게 셌지만 여전히 쵸우기에게는 아름다웠음. 여전히 아름다워서 그 이별이 쵸우기에게는 매우 슬펐음.
그 많은 세월동안 사니와에게 이걸 더 해줬으면 좋았을 걸, 그때는 내가 왜 그랬을까, 계란 정도 간장을 고집하지않았다면 사니와가 죽기 전에 케찹 뿌린 계란 후라이를 더 먹고 갈 수 있었을 텐데. 소소한 작은 후회들이 가슴 속을 멤돌았음.
그렇기에 쵸우기는 시간을 돌렸음. 도검남사로서 이러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럼에도 그는 시간을 돌렸음. 자신도 이유를 또렷이 알지는 못했음. 시간을 돌렸지만 역사를 바꾸어서는 안된다는 것만은 머리에 제대로 있었으니까. 그렇다면 자신은 시간을 왜 돌린 거지? 왜? 그 이유는 다시 마주한 옛 혼마루에서 젊은 사니와를 보는 순간 알 수 있었음. 그냥 다시 한 번 만나고 싶었던 거였음.
"야만바기리 씨? 벌써 원정에 다녀오셨나요?"
그렇게 묻는 사니와를 보면서 쵸우기는 저도 모르게 양쪽 눈에서 눈물을 흘렸음. 그런 쵸우기를 보고 사니와는 당황하면서도 쵸우기의 자존심일 생각해서인지  그의 얼굴을 그의 천으로 얼른 가려주며 아무의 눈에도 띄지않게 자신의 방으로 얼른 데려가 숨겼음. 쵸우기는 무언가를 말하려 했지만 사실 말하고 싶은 어떤 것도 제대로 말이 되지 않았고 얼굴은 눈물 콧물 범벅이이고. 사니와는 그래도 침착하게 쵸우기를 달래려하고 쵸우기의 말을 들으려했음. 그걸 시작으로는 정말 쓸데없는 고해의 시간이었음. 사니와는 하나도 이해가 안 간다는 얼굴이었지만 "쵸우기씨는 간장 파군요."라며 쵸우기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그녀에게 쵸우기는 죽어간 그녀에게도 하지 못했던 일을 이야기했음.
"...이전에 화를 내서 정말 미안했어."
사실은 씰 산이어서 사니와의 기대에 부응을 못 해 실망을 시킬까봐 무서웠다고. 혹시라도 후에 특명조사가 열려서 감사관 출신의 자신의 동소체를 마주하게 되었을 때 사니와가 지금의 쵸우기를 싫어하게 되지 않을까 두려웠다고. 그렇게 고백하는 쵸우기에게 사니와는 잠깐 아무말이 없었음. 그리고 뜬금없는 이야기를 꺼내었음.
이전 쵸우기의 '야만바기리'를 가볍게 여겨서 쵸우기를 상처입혔을 때 밤 사니와의 방으로 쵸우기가 찾아온 적이 있었다고 함. 그 쵸우기에게 사과를 한 사니와에게 당시의 쵸우기는 지금은 그 사과를 받을 수 없다며 아침해가 뜨고 자신의 방에 찾아가서 이야기해달라고 했다고 함. 그때는 사과를 받아주지 않는 쵸우기가 정말 많이 화가 났다고 생각을 했었지만 그렇게 말하는 쵸우기의 눈동자는 매우 부드러웠고 상냥해서 사니와는 어쩐지 용기를 한 번 더 낼 수 있었다고 함. 쵸우기와 화해는 성공하였는데 이후로 쵸우기가 원정을 가거나 연련을 나갔거나 전장에 나갔을 시간이거나 또는 모두가 잠든 조용한 시간에 쵸우기가 사니와를 찾아왔다고 함. 그때 사과를 받아주지 않았던 다정한 눈의 쵸우기가 오고 사니와와 쓸데없는 이야기만 하고 그리고는 돌아간다고.
"야식도 같이 먹어주곤 했는데, 계란에 늘 케찹을 뿌려주어서 저와 같은 케찹 파인 줄 알았네요."
그렇게 말하며 사니와는 감사관의 쵸우기가 더 일을 잘하고 멋있어도 다시 자신을 만나기 위해 오는 쵸우기가 더 좋을 거 같다고 말하며 웃었음. 그제야 쵸우기는 이전 원정을 다녀왔을 때 사니와가 말했던 좋아하는 손님이 이렇게 시간을 돌려서 다시 사니와를 만나러 온 자신인 걸 알게 되었음.
쵸우기는 다시 원래의 시간으로 돌아왔음. 돌아와서 정부에서 일하게 되었음. 시간 소행을 한 건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이용한 건 문제가 되긴 했지만 역사를 따로 바꾼 건 아니었기에 참작이 된 듯 했음. 실제로 자원이나 이런걸 주우러 특정 역사시대로 가기도 하니까.
  
지금도 쵸우기는 자신의 아내가 보고 싶을 때면 가끔 시간을 돌리러 감.
아마 쵸우기가 부러지는 그 날까지 쵸우기는 계속 아내를 만나러 갈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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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보니 어바웃 타임보다는 시간여행자의 아내같기도 하고......? 도검난무 세계관이면 어바웃타임과 다르게 이전 시간 자신에게 빙의되기보다는 별개의 자신으로 존재하게 되니..
시간 여행자의 아내는 본 적이 없는데 개인적으로 어바웃 타임에서 '행복했던 시간 그대로를 한 번 더 겪기 위해서 시간을 돌리는 부분'이 좋았어서 역사를 바꿀 생각은 없지만 주인과 행복한 시간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싶은 쵸우기가 보고싶었음.
너무 좋아하는 시간들이라 정확히 몇년 몇월 몇일에 사니와랑 무슨 일,대화했는지 기억해서 사니와가 시간여행 쵸우기와 대화하면서 아무 위화감을 못 느낄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