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혼자 두어도 알아서 사고를 치는 생물이다. 도검남사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인간 하나에 도검남사 수십이 모여 사는 혼마루에서 얼마나 많은 사고가 발생하는지는 설명할 필요도 없다. 야만바기리 쵸우기는 그 슬픈 진실을 특별히 냉철하거나 선구안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딴에는 감사관이 머무르는 중이니 신경쓴다고 썼을 특명조사 기간에도 하루가 멀다하고 큰 일 작은 일 가리지 않고 터지는 꼴을 보며 체득했다. 한 3일 정도는 본인이 꽝 제비를 뽑았을 뿐 다른 혼마루는 멀쩡할 거라고 믿었으나 다른 혼마루에 파견 나간 쵸우기들, 어쩌다 보니 정화 사니와와 페어로 묶인 쵸우기, 일이 적성에 너무 잘 맞은 나머지 총무인사팀 붙박이가 된 쵸우기가 네 행복회로는 잘못되었다고 현실의 엄중한 함마질로 정신을 차리게 해 주었다(그는 동소체들에게 '머리가 좀 말랑말랑한 방향의 개체차'가 있어 걱정이라는 평을 듣곤 했다. 물론 인정하지는 않았다).
뭐, 오늘 벌어진 이 사태에 대해 구성원들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좀 가혹할지도 모른다. 오늘의 MVP는 사니와도 츠루마루도 아닌 시간정부의 기술자들이기 때문이다. 뭘 잘못 건드렸는지 자고 일어났더니 입에 무작위로 괴상한 필터가 걸렸다. 생각은 멀쩡히 나오는데 출력하기만 하면 방언이 터지는 게 사이비 종교 못지 않은 수준이다. 지뢰를 밟은 대부분의 도검과 사니와들은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 지뢰를 피해간 일부의 도검남사들은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느라 복근에 상처를 입었다.
"안녕하신가. 힘세고 좋은 아침. 만일 내게 묻는다면 나는 야만바기리 쿠니히로."
극 수행인가?
"문제 심각 아님이다. 모든 네 웃음 다 내거다요."
극 수행을 다녀오면 사니와의 영력과 시간정부 시스템 에러 어쩌고 합작으로 방언을 하게 되어도 꿋꿋하게 이겨낼 수 있게 되는 건가?
하지만 카센 카네사다를 보면 딱히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우아한 발걸음과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이 완벽한 불협화음을 만드는 중이었다. 문과계 타도의 시선이 초보자가 냅다 갈긴 탁구공처럼 튀었다. 고참이자 믿음직한 동료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던 도검남사들은 필사적으로 회피했다.
"#블랙정부가또 #놀랍지도않음 #그래도밥은먹어야지 #점심준비_가보자고...큿...!"
풍류 손톱 쪼가리도 찾아볼 수 없는 해시태그가 99레벨 극 타도의 멘탈을 쓰러트렸다. 야만바기리 쵸우기는 뇌내에서도 동료에게 예의를 지키고 싶었으므로 사니와에게 퇴청을 청하는 카센의 호소를 잊기로 했다.
"카센쨩도 참! 혼자서 무리인 게 당연하잖아 정말! 나도 껴줘!"
여고생인지 아가씨인지 아가씨 여고생인지는 모르겠다. 영원히 몰라도 될 것 같다. 쇼쿠다이키리 미츠타다가 카센 카네사다의 뒤를 황급히 따라갔다. ...오늘 점심은 소금을 안 넣어도 충분히 짤 게 분명하다.
어색해서 죽을 것 같은 침묵이 묵직하게 오오히로마를 짓눌렀다.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이러고 있을 수는 없다. 누군가가 뭐라도 해야 한다. 야만바기리 쵸우기는 이 개판에서 꿋꿋이 하고 싶은 말은 하는 가짜군에게 불합리한 딴죽이라도 걸어 볼까 했다. 하지만 '가짜군 즐거워 보이네?' 가 '너이쉐끼 까고자빠졌네 죽는담마-!'따위로 변하면 치명상을 입고 수리실에서 농성하지 않을 자신이 없었다...
그가 용기를 바닥부터 긁어모으던 도중 사니와가 눈을 질끈 감고 일어나서 외쳤다.
"오늘 이슈 ASAP 애자일하게 픽스하도록 하고 데일리 스크럼 진행합니다!"
특명조사 감사관 경력이 있는 남사들을 포함한 누구도 사니와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기 때문에, 사니와는 카센을 꼭 닮은 모양으로 파들파들 떨면서 단말기에 있는 TTS 기능을 사용해 '오늘 벌어진 사고는 가능한 한 빨리 해결하겠다, 추가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바로바로 보고하라'라는 공지를 전달해야 했다. 복부(웃긴 걸 참느라), 입가(헛웃음도 새어나오지 않게 깨무느라), 영혼(부끄러워서)에 상처를 입은 도검남사들이 각자 맡은 일을 하러 흩어졌다. 너이쉐끼 이하생략을 안 해도 돼서 안심한 쵸우기도 몸을 일으켰다. 지난 달 현세 파견조가 끊어온 영수증을 정리하러 가는 길에 몇몇 남사들이 그의 어깨를 두들겨주거나 엄지를 치켜들거나 하는 일이 있었지만 모두 힘내서 이겨내자는 신호이겠거니 했다.
그리고 며칠 후 담당자를 열심히 쪼아서 입에 강제로 붙은 필터를 해결하고 사니와의 주도 하에 술판이 벌어진 날, 술에 엉망으로 꼴은 사니와가 쵸우기의 허리춤에 달라붙어 '극 실장하자마자 바로 보내 줄 테니까...! 하기 싫은 거 억지로 안 해도 괜찮으니까! 우리 아이! 용감해! 장해! 예뻐! 최고야!' 라고 울부짖어서 야만바기리 쵸우기에게 사토라레 버그가 있었음이 드러났다.
극 야만바기리 쿠니히로는 확신으로 가득한 녹색 눈을 번쩍번쩍 빛내면서 모두를 배려할 수 있는 본가의 머리는 절대로 말랑말랑하지 않으며 나는 몹시 감탄했고 믿어줘서 기뻤다로 시작하는 부끄러운 감상을 한 바가지 늘어놓았다.
손바닥까지 새빨개진 야만바기리 쵸우기는 수리실에 처박혀 36시간 농성했다.
고증은 날로 줬음 왈도 아니라서 왈도체 잘 모름 갸루아니라서 갸루어 잘 모름 닌자 아니라서 닌자어 잘 모름 IT맨 아니라서 판교사투리 잘 모름 인스타안해서 해시태그 잘 모름 양해부탁
혼바혼좋아
어제 올린 줄 알았는데 안올렸길래 허겁지겁 업로드함
쵸기만 나오는게 아니라 [쵸기]탭 맞는지 헷갈리긴했는데 일단 올림 만약 아닐경우 수정하겠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미치겠다 뭐야 이거ㅋㅋㅋㅋㅋㅋㅋ
재밌게 읽었는데 사토라레가 뭔가요
찾아보니 속마음이 줄줄 새는 사람이구나 은바 귀여워..
판교사투리 씹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