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쵸모와 사니쨩의 약혼이 성사되기까지 과정은 겉으로 보기에는 험악 그 자체였음 사니쨩의 납치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오사후네 수장의 딸을 감금,이용해먹으려 한거라는 오사후네쪽 입장과 첩자로 보내놓고서 분란을 만들기위해 써먹는거 아니냐는 이치몬지쪽 입장이 팽배하게 맞서는 일촉즉발. 양쪽 모두 이참에 대대적으로 싸우자는 데에서는 같은 반응이었던 것 그리고 이 모든걸 잠재우기 위해 우여곡절 끝에 다다른 약혼이었음
하지만 실상은 여러모로 달랐지 우선 납치사건이 벌어지기 전부터 산쵸모와 남매의 아버지는 몇번의 비밀독대를 해왔고 그 내용은 두사람의 혼인이었음 단지 납치사건은 두사람의 계획에도 예상도 없었음 그래서 원래는 혼인으로 직행이었던게 약혼으로 방향이 틀어지고 두 가문의 결합에 따른 계약과 조건들에 오롯이 두 수장의 의향만 들어갈 수 없는 결과가 되버림
그럼에도 이 약혼으로 양측 수장 나름의 수확은 있었음 산쵸모야 두말할 것 없이 그녀를 제 수하들은 물론 오사후네쪽에도 내 여자라 도장찍을 수 있었던 것 여러모로 말많은 계약조건 중 하나가 거슬리지만 이건 내가 해결하리라는 자신이 있었음 그리고 그동안 입장을 드러내지 않거나 속내를 비치치 않은채 전 수장을 지지하는 이들을 확인하고 제거를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음0
남매의 아버지는 산쵸모가 딸과의 혼인 이야기를 꺼냈을때, 처음에는 뭔 수작이냐 싶었지만 산쵸모가 내민 혼인의 조건은 엄청난 것이라 믿지 않을 수가 없었음 뿐만 아니라 독대를 몇번 하면서 산쵸모가 간간이 내보이는 진심은 조건과 별개로도 솔직히 믿음이 갔음 이런 관계만 아니었다면 되려 제가 탐냈을 남자가 자기 딸과 혼인하겠다는 것만으로도 흐뭇함이 있었고 차라리 이런 관계로 만나 두 가문의 반목이 혼인으로 끝을 맞이하는게 잘된건지 이런 관계가 아닌 채 만난게 좋았을지 여러모로 알 수 없다는 생각조차했으니까
하지만 무엇보다 다행인건 사니쨩을 제 친자식들에게서 떨어트려야 한다는 급박함이었음 산쵸모라면 두 형제에게서 사니쨩을 지킬 힘도 충분하고 비록 납치사건으로 계획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았지만 나쁜 마무리는 아니었던 것 말많은 일족과 수하들에게 보이기 위해 덧붙여진 조건들은 차차 본인이 직접 변경해서 산쵸모에게 불합리하거나 혼인에 방해되는 것들은 치워주리라 생각했음
사실 납치사건은 후쿠의, 정확히는 후쿠와 미츠의 작품이었음 극비 중 극비로 진행된 회담이었지만 아무래도 형제 모두 측근인데다 우연과 운(?)이 겹쳐 뒤늦게 두 수장의 독대와 그 내용을 알게 된 것 후쿠가 길길이 날뛰며 당장 제 아비에게 따지려 드는걸 이 정보를 건네준 미츠가 말림 '설사 사니쨩을 우리품으로 데려오더라도 혼인이 성사되면 의미없다'는걸 일깨워주며
애초에 납치사건은 사니쨩을 데려오기보다 분탕을 치는게 주목적이었던 것. 이치몬지쪽 세력에 오사후네가 들어간 것,이런 상황에서 이치몬지쪽이 되었건 오사후네쪽이 되었건 조직원이 잘못되면 그걸로 그만,뭣보다 이 중심에는 수장의 딸이 걸려있음. 물론 조금이라도 사니쨩을 위험하게 하면 안되니까 이왕이면 데려오려는건 있었지만, 냉정히 생각하면 대대적인 전쟁을 하려는게 아닌 이상 상대측 수장의 딸을 함부로 대할 수 없는게 당연함. 오히려 한창 시끄러울때 서로 합의하에 몰래 건네줄 확률이 훨 높았음 미츠가 비밀독대와 그 내용을 알게 되자마자 확인한 정보로는 더더욱 그랬음
그리고 납치사건이 형제가 벌인 일이라는걸 알아낸 아버지는 그를 추궁하는 과정에서 깨닫게 됨 후쿠 뿐만 아니라 미츠 역시 사니쨩에게 미쳐있었다는걸. 그동안 후쿠가 품은 연정을 끊임없이 견제하고 포기하도록 하는데에 도움을 주는 역할인 척 자신조차 속여왔다는데에는 괘씸하면서도 감탄이 나왔음 산쵸모에게는 굳이 알리지 않았지만 납치사건을 조용히 묻으려는 양측 수장의 움직임을 파토낸 것도 미츠의 작품이었다는 것까지 알고나서는.....그저 그 남자를,산쵸모를 믿는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마저 드는 아버지였음
남매의 아버지에게 이런 사정과 감상이 있었다면,
산쵸모는 만남의 과정에서 오해를 하게 됨 이런 조직의 수장이라는 같은 입장에서 충분히 이해 가면서도 사니쨩이 집을 뛰쳐나오게 만든 원흉이겠거니 하는....
이는 첫만남때 서로 기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산쵸모가 정말 싸움을 원한다면야 사니쨩을 엉망으로 만들고 던져주는걸로.... 그렇게 너희를 욕보이는 걸로 시작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정중히 모시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테니 시비도 적당히 걸고 의심 좀 작작 해라는 뜻과 딸을 생각하라는 협박 내지는 회유에 따른 응수 때문이었음
이때 아버지의 대답은 '그 아이 내 친딸 아닌거 몰라?'
'여자아이를 험하게 만들고 싶지않고 이왕이면 모양새 좋게 데려오고야 싶지 근데 너희한테 굽히고 들어가야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 '그 아이가 내 호적에 들어온다는건 이런 위험도 감수한다는 의미라는거 모를 나이도 아니고' '대신 너희가 그렇게 나오면 복수나 거하게 해주는거지 뭐' 식의 태도로 나온 것 뭣보다 이 말을 하는 아버지의 표정은 그저 허세가 아니라는걸 차가운 눈빛에서 산쵸모는 읽을 수 있었던지라.....결국 산쵸모는 한수 접음 뭣보다 궁극적 목적은 사니쨩과의 혼인이니 이렇게 되면 철저한 거래로 가는게 낫겠다하는 판단이었음 꽤나 차가운 아버지라는 식으로 웃으면서 비꼬는건 참지 못했지만
그러나, 그 뒤 아버지의 대답에서는 결국 산쵸모도 납득할 수 밖에 없었음 바로 몇년전에 두사람이 격돌했던 싸움이야기를 꺼낸 것
이때 싸움은 이치몬지 쪽에서도 이제 끝장이구나하는 절망적 상황이었고 차후 이 싸움을 시작으로 연쇄적으로 이치몬지가 끝을 향해 가는게 수순일 정도로 결정타인 한방이었음 노리무네조차 수하들 앞인데도 탄식하며 흥분하는 모습을 처음으로 보였을 정도 그러나 이때 산쵸모는 승부를 걸었고 결국 치명타를 피하고 그럭저럭 전력을 복구하는데에도 성공함 비록 이때 피해를 꽤 입긴 했지만 여러모로 입지가 위태로웠던 산쵸모가 모든 간부들에게 수장 대우를 받기 시작하게 된 사건이기도 했음 그리고 이때 산쵸모가 쓴 계책을 아버지는 높게 평가하면서도 이를 사니쨩에게 비유한 것
'그때 그대가 제일 아끼는 수하를 모두 투입했고 죽어야만 성공하는 계책이었지. 당시 자네 수하들 중에서도 말리는 이가 있었다는건 나도 전해들어 알고 있네'
말리기만 했을까 그 계책으로 간부들은 통합되었지만 조직원들 중에는 저런 괴물이 다 있냐며 떠난 이들도 꽤 되었는데(유일하게 살아난 닛코도 죽었다 생각했지만 식물인간 상태로 몇개월을 보내다 살아남)
'이미 그 아이가 자네 손아귀에 들어간 이상 나는 다음 수를 생각할 뿐이지.소중할수록 더 그럴 수 밖에....안 그렇겠는가?'
'친자식이 아니어서 그럴 수 있는거 아니냐 그렇게 떠드는 놈들은 그러라지, 나조차도 답할 수 없는 문제라서 말이야 하지만 확실한건 난 오사후네의 수장이고 걸림돌이라 판단되면 그걸 껴안을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는거지.자네는 이미 그걸 잘 알고 있는것 같았는데?'
구구절절 납득 하면서도 이렇게까지 나오는 사람이라는데서 씁쓸한건 자기가 사랑하는 여자의 아버지이기 때문이구나 산쵸모는 깨달으면서 그저 웃을 수 밖에 없었음
그러나 몇번의 만남 뒤에는 그날의 모습만이 그 아버지가 가지고 있는 애정의 면면이 아니라는건 깨달았지만, 사니쨩을 두고 선택을 해야할 순간이 온다면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는 모르겠다는건 변함 없었음 단지 이런 면들을 오래전부터 봐왔다면 딸이 된 입장에서는,평범한 사람이라면 힘든게 당연하다는 생각을 했고.....그런 조그만 오해는 여전히 남아있었음
그리고 산쵸모에 대한 사니쨩의 오해도 이제부터 시작이었음
이 뒤에 쓴거만 날라가서 우선 남은거만 올림ㅅㅂ
오사후네 아버지 입장에선 자식농사 현황에 뒷목잡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