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사건이 있기전, 사니쨩에게 산쵸모의 호감여부를 묻는다면 주저없이 호감이라 선택했을 것 예전에 집을 나오기 전 조직원을 괴한들로 착각해 자신을 보호했던 모습도 그렇고, 재회 후에도 멋진 모습은 많았으니까. 몇번 이야기를 나누며 오갈데 없는 산쵸모와 냥센을 키워준 어른께서 애초에 정해놓은 길이다보니 이쪽에 발을 들일 수 밖에 없었다는 짐작을 할 수 있어서, 이런 쪽보다는 되려 다른 사람을 도와가며 살아가는게 어울리는 사람이라는게 사니쨩의 생각이었음



거기다 그런 사람이 첫인상에서 변함없이 허당인 모습들을 여전히 보여주는데서는 스스로도 깨닫지 못했지만 벽을 치려할 때마다 그걸 허물어버리고 있었는데

그리고 이 허당인 면들은 비록 어둠의 세력일지라도 그 안에서 도련님으로 자란 탓도 어느정도 있었지만, 이 시기에 보여준 모습들의 대부분은 그보다는 첫사랑을 겪는 남자의 그것이었음


그러나 한편으로는 산쵸모에 대한 사니쨩의 오해가 시작된 것도 이 지점이었고 연애쪽에서는 그저 마이너스일 뿐이었음

우선 비즈니스 자리에 통역을 부탁하며 사니쨩을 동행해 보게 된 산쵸모의 모습은 여자들을 대하는게 꽤 능숙했음 인사부터 대화,때로는 에스코트까지 모두가 그랬음 오히려 자신을 대할 때도 느꼇던 점들을 확인하고 확장판을 보는듯 했음 간단히 말하면 제 오빠들 못지 않았고 이게 이 나이대 남자들에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걸 알고있는 사니쨩이었음 오빠들보다 좀더 느끼하긴 해도 그게 과하게 느껴지기보다 잘 어울리기도 하고, 여러모로 제 나이보다 열살은 훌쩍 뛰어넘는 것들이 더 어울리는 사람이라는 점과 그래야하는 입장이라는게 입력이 된 사니쨩

그런데 이런 사람이 가끔 핀트가 어긋나는 행동을 한다? 사니쨩에게는 이게 긴장이나 과한 기합같은 것들이라는 선택지가 없었던 것 게다가 모두 잘하다가 딱 하나를 삐끗해서 망쳐버리는 일이 반복되다보니 원래 이런 사람인가보다로 굳어져가고 있었음 그런데 그 굳어가는 점이 도련님이라 허당일 때도 있지만, 도련님이라 저 하고 싶은대로 해야 직성이 풀리는 면이 강한 사람이라는 인상도 함께 주고 있었던 것


한 예로 비즈니스 핑계로 만난 다음 일이 끝나면, 좀더 같이 시간을 보내고 꽤 그럴듯한 분위기를 이어가고....바래다주고서 이제는 집앞에 도착! ㅃㅇ~ 헤어질 타이밍에 '오늘 너무 여기저기 끌고 다녀서 피곤하게 만든건 아닌지 모르겠군 나는 좀더 있고싶을 정도로 즐거웠지만'이라는 산쵸모의 말에 사니쨩이 그렇지 않다며 오늘 즐거웠다 대답하자 '그럼 좀더 걷도록 하지' 뱉더니 ㄹㅇ 산책모드 들어가 다시 사니쨩을 뺑이 돌게 만듬

결국 사니쨩에게는 '아니, 너가 산책하고 싶다고 을인 내 입장 싹 무시하고 지금 이러기냐?'로 받아들여지는 식이었음 그 산쵸모가 이런 센스가 없다는건 말이 안되니까....전혀 틀린건 아니었음 산쵸모도 상대가 사니쨩이 아니었다면 이런 상황을 만들 사람이 아닌건 맞음


여튼 진실은 그저 속마음과 뱉으려 한 말이 바뀌어 나온거고 이를 인지조차 못한 상황이었던 것 원래 산쵸모가 뱉으려는 말은 '그럼 (이만 들어가서 쉬도록)' 이었지만 좀더 같이 있고싶다 좀만 더 걷기만 해도....의 마음따위가 뒤섞여서 '그럼 (좀더 걷도록 하지)'로 바뀌어 나온 것 그런데 이를 깨닫지도 못하고 그 말에 사니쨩이 '아,네....좀 더 걷다 들어갈까요?ㅠㅠ'는 귀에 잘 들어와서 그에 ㅇㅋ하고 산책을 좀더 했을 뿐 졸지에 사니쨩이 권한게 되고 산쵸모는 '진전이 있군(뿌듯)'하는 요지경이었음 다행히 두목이 이상하다 느꼈던 닛코가 다음날 슬쩍 당시 상황에 대한 인지여부를 체크후 '그거 아닙니다' 짚어줘서 착각의 늪에 빠지는 일은 없었지만...


그래도 냥센의 과외를 마치고 함께 돌아가는 길에 우연히 눈길이 간 꽃집에서 후쿠오빠를 떠올리고 저도 모르게 발길을 멈춘 사니쨩. 그 모습에 산쵸모가 수고하는 선생님께 감사의 뜻으로 사주겠다 하고, 돌려서 거절하려는 의도로 다 이뻐서 고르지 못하겠다 했지만.....잠깐 벤치에 앉아 기다리게 하나 싶더니 걸어다니는 꽃집수준으로 꽃을 쓸어옴 이걸 꽃의 특성상 반품도 애매해서 어쩌나 하다가 사니쨩의 태도에서 뭔가 잘못됐다는걸 그나마, 그제서야 느낀 산쵸모가 꽃을 들고 난감해하는 모습이 왠지 귀엽다는 생각에 장난끼 발동 + 이렇게 된거 하는 마음에 둘이서 공원에서 사람들에게 꽃을 나눠주는 걸로 시간을 보낸건 좋은 기억이었음


그렇게 '생각보다 인간적인 면이 많은 사람'과 '사소한 거라도, 원하면 주변 배려없이 해야만 하는 사람'이라는 인상이 동시에 착실히 굳어가고 있었음  


그래도 이와는 별개로 사니쨩이 산쵸모에게 안쓰러움을 느끼는 지점도 있었는데 어린 시절부터 어르신이라 불리는 이가 끼고 다니며 그쪽 세계를 보여주고 교육하고, 어른들 틈에서 시간을 보낸지라 또래의 경험이라고는 전무하다는걸 알게 됨 이미 초딩때부터 대충 50대 아저씨들과 트로트 같은걸 부르며 어울려야 했던지라 그의 취향이 '그래도 난 젊은이가 맞다'면서 지금으로 치면 90년대 음악들을 내보이는건 애교였음 진지하게 들어가니, 어느 정도 급이 되면서부터는 어려서 얕보이면 안되기에 일부러 늙어보이는 스타일을 고수해 왔다는걸 알고서는 먹먹하지만 동시에 거친 시간을 묵묵히 지나온 사람이구나....냥센이 동경하는 기분을 알 것 같다는 사니쨩이었음


그러나 사니쨩의 납치사건 당일은, 그동안 여러가지 면들을 볼 수 있었던 시간들과 느꼈던 감정들을 걸러내야 하는걸까 질문을 하게 되는 날이었음


우선 정신없다보니 시키는대로 탔던 승용차에서 내리자 도착한 곳은 낯익다면 낯익은 곳이었음 다른 건물이고 스타일에 차이가 있더라도 오사후네의 본가와 비슷한 규모와 분위기를 풍기는 대저택, 그를 경호하는 이들이 만들어내는 광경은 사니쨩에게 낯설지는 않았으니까

하지만 재빠르게 현판을 확인한 사니쨩은 혼란의 도가니
현판에 '이치몬지'라는 이름이 떡하니 새겨져 있었기에
절대 기억에서 흐릿하거나 헷갈릴 수가 없는 그 이름
그나마 다행인건 여기 들어가면 끝장이다라는 판단은 할 수 있었다는 것

필사적인 웃음을 지으며 이제 괜찮다고 과외관련한 이야기는 죄송하지만 내일 연락드릴테니 오늘은 이만 가보겠다며 자리를 뜨려는 사니쨩.....을 산쵸모가 보낼리 없음 처음에는 위험한거 뻔히 아는데 보낼 수 없다로 시작. 그래도 무조건 가겠다면서 솔직히 이 집에 들어가는 것도 나같은 일반인(강조)에게는 별차이가 없다는 말까지 실례인거 알면서도 뱉어가며 거부했음 그렇게 서로 옥신각신하다가 '연락드릴게요!' 한마디 뱉고서는 죽어라 튀었지만 100미터도 못가 잡힘

그래도 다른 사람들과는 거리가 떨어져서....산쵸모는 사니쨩의 본명을 뱉으며, 일반인보다 더 위험하다 생각하고 있는건 이해한다^^며 본격적인 이야기를 꺼냈음 이 지역에서 가명을 쓰고있던 사니쨩의 본명을 안다는게 어떤 뜻인지 모를 수가 없었음 그리고 뒤이어 그대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었더라도 그런 짓을 저지른 놈들이 나타나면 그놈들에 대한 조사는 물론 당사자에 대한 조사 역시 들어가는 것도 수순 아니겠냐 이대로 그대를 보내면 그거야말로 더 수상해보이니 너무 걱정말고 들어가자 그대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을거다 저곳은 내 집이니 내 약속대로 될 것이다라는 말을.....사니쨩은 믿고는 싶었지만 믿을 수 없는 입장인데다, 자신이 오사후네라는걸 알고 있었다면 그동안 보여준 호의와 모습들 중 진솔한 것들이 과연 몇개나 될까하는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었음


그렇게 반강제적으로, 만나게 해주고 싶은 사람도 있으니 들어가자는 말에도 의구심은 커녕 어떤 감정도 느끼지 못한채 들어간 저택에서 사니쨩은 히메와 만나게 됨 마침 밖으로 나가려던 히메와 딱 맞닥뜨린거라 산쵸모도 천천히 제대로 만나게 하려 했건만 싶었지만 이미 만난걸 어쩌겠음

사니쨩은 이런 상황에서도 반가움을 먼저 느꼈지만 이상하게 마음과 다르게 말도 안나오고 그대로 굳어있었음 그래서일까 히메가 손목을 잡아채 끌었을 때는 종이인형처럼 너무 쉽게 끌려가면서도 발 한짝 움직이지 못해 그대로 짐짝처럼 끌려가는 모양새가 되버림 곧 그걸 느끼고 눈으로 본 히메가 칫!혀를 차는가 싶더니 그대로 사니쨩을 안아드는데.....

그 앞을 산쵸모가 막으며 '작은 새는 오늘 많은 일을 겪어서 말이야, 우선은 휴식이 필요하다' 말하자 코웃음을 치며 '이녀석 울기 직전인거 꾹꾹 참고 있는데? 그런 것도 모르면서 잘난척 말하기는' 한껏 비꼬는 말에 산쵸모가 멈칫 한 사이에 그대로 지나쳐 순식간에 저택을 빠져나오고

'이 왠수야! 너 진짜 사람 놀래키는 방법도 가지가지다!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라는 히메의 힐난섞인 외침을 들으며 사니쨩은 웃음과 눈물이 같이 터져나왔음 친구의 노려보는 눈과 타박하는 음성조차 보기 좋고, 듣기 좋았으니까. 그렇지만 친구가 '어떻게 된거냐'는 질문에는 저 역시 해답을 듣고싶다는 답답함이 몰려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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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월욜이라 답답하다....칼놈들아 혼마루로 안고 뛰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