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패러랑 환생 섞어서
아무리 손을 뻗어도 산쵸모의 손에 들어오지 않는 사니와가 보고 싶다

쵸모사니 말고 소우사니 요소 있음
사니와 성별은 마음대로 상상ㄱ
날조 요소 있음

어떠한 전개도 받아 들일 수 있는 아루지만






  "설마 전생의 기억을 되찾은 불쌍한 자가 저 말고 더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산쵸모의 맞은 편에 앉은, 분홍색 머리칼을 지닌 남자는 남들이 들으면 사이비 종교 권유라고 받아들일 법한 말을 서슴없이 내뱉었다. 그러나 산쵸모는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았다.


  "당신도 꽤나 세상에 미움 받고 있군요, 산쵸모. ...아니면 이번 생의 이름으로 불러드릴까요?"

  "장난은 그만 해라. 소우자 사몬지."


산쵸모의 흉흉한 눈빛에도 소우자 사몬지라는 남자는 전혀 주눅들지 않고 태연했다. 비꼬는 실력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군, 하고 산쵸모는 생각했다.


  "예, 예. 그만둡지요. 저는 아직 도쿄만 밑바닥을 구경하고 싶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뭡니까? 뒷세계를 주름잡는 분께서 '선량한 민간인'인 저를 부르신 이유는."

  "작은 새를 나에게 보내줬으면 하는군."

  "새? 저는 애완동물을 기르고 있지 않습니다만?"


소우자는 산쵸모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모르겠다는 투로 말했다. 그는 명백히 시치미를 떼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산쵸모는 미간을 찌푸렸다.


  "아, 당신이 전생의 주인을 그렇게 불렀다는 걸 이제야 떠올렸습니다. ...그런데 윤회를 거듭한 지금도 그렇게 부르나요?"


산쵸모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렇게 침묵만이 방안을 채우기를 잠시, 소우자가 다시 입을 떼었다.


  "그만 하는 게 어떤가요? 주인은 우리를 기억하지 못합니다. 당신이 앞으로 전생의 기억을 품고 살아야하는 건 유감입니다만, 그냥 모르는 척 하고 각자 갈 길을 가도록 하죠."

  "전생의 인연을 그렇게 쉽게 놓을 수 있겠나?"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나요? 그럼 하나 물어봅시다. 그 질기다는 전생의 인연을 왜 당신의 소중한 이치몬지 일가에게 뻗지는 않나요?"

  "......."

  "당신의 왼날개도 이 세상에 환생하지 않았습니까? 다시 태어난 그는 수학에 조예가 깊은 모양이더군요. 얼마 전 필즈상 후보로 지목되어 뉴스 톱을 장식했는데 몰랐다고 하지는 않겠지요? 그에게도 접촉을 시도해봤습니까?"


물론 산쵸모도 그 뉴스를 보았다. 수학과 닛코 이치몬지라는 어울리지 않으면서 어울리는 조합에 그도 적잖히 놀랐었다. 하지만 그보다도 자신의 왼날개가 잘 지내고 있는 듯 하여 마음을 놓았다.


  "...하지 않았다."

  "왜죠?"

  "그가 평범한 삶을 살기를 바라니까."

  "그럼 주인은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아도 되고요?"

  "우리는 도검남사와 사니와일 때부터 특별한 관계였다. 그리고 헤어질 땐 후생의 인연을 약속했지. 이거면 되지 않나?"

  "그러니까 주인은 전생을 기억하지 못한다고요. 그리고 백 번 양보해서 주인이 그 약속을 기억한다고 칩시다. 당신, 그땐 야쿠자 '컨셉'이었지만 지금은 '진짜' 야쿠자잖아요? 설마 본인의 직업이 세간에서 어떤 이미지인지 모르지는 않겠죠?"

  "물론 알고 있다. 그래서 일찌감치 사업을 양지로 돌려놓았어."

  "그런 문제가 아닐 텐데요. 아무리 합법의 탈을 쓰고 있어도 야쿠자는 야쿠자. 주인은 이미 충분히 세상의 냉대를 받으며 살고 있습니다. 당신 곁에 있으면 세상은 더욱 주인에게 가혹해지겠죠."

  "그렇기에 세상의 비난이 들리지 않는 곳에 두고 내가 보호하려 한다만?"


산쵸모의 마지막 말에 소우자는 지금까지 중 가장 냉담한 표정을 지었다.


  "흥, 당신은 보호하려는 사람에게 빨간 줄을 그어주나 보죠? 그것도 살인죄로?"

  "...알고 있었나."

  "네. 그이는 지금도 새벽마다 불상 앞에서 자신의 죄를 참회한답니다."





산쵸모는 작은 새가 경찰에 연행되어 가던 그날을 떠올렸다. 그는 지금도 왜 작은 새를 일찌감치 자신의 저택에 가둬두지 않았는지, 왜 차근차근 설득하려 했는지를 후회했다.

산쵸모가 기억을 되찾았을 때 그는 인생의 기로에 서 있었다. 야쿠자 직계 무녀독남 외동아들로 태어난 남자 앞에는 두 가지 길이 존재했다. 가업을 이어 조를 이끌 것인가, 아니면 집을 뛰쳐나와 양지에서 살 것인가. 남자는 어느 쪽에도 확신이 없었다. 조상과 같은 길을 걷기는 싫었지만 가출할 용기도 없었다.

시간은 남자를 기다리지 않고 흘러, 마침내 결단을 내려야만 하는 시기가 되었다. 그리고 그 순간, 남자는 전생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전생에 '산쵸모'라는 독특한 이름의 도검남사로, 이치몬지 일가를 거느리고 주인이자 연인인 사니와를 위해 싸웠다.

남자도 처음엔 극심한 스트레스로 자신에게 망상병이 생겼나 의심했다. 그러나 확인차 찾아본 시간전쟁과 관련된 전문서적에서, 참전 도검남사 명단에 적힌 산쵸모라는 이름을 발견하고 나서는 이를 순순히 받아들였다.

산쵸모는 가업을 잇기로 했다. 그에게는 후생을 약속한 연인이 있었다. 집을 나가봤자 가문에서는 계속하여 그를 뒷세계로 끌어들이려 하리라. 산쵸모 혼자라면 몰라도 연인에게 끝없는 도피생활을 시킬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기반을 다져놓고 기다리자. 그리고 작은 새를 설득하자. 그는 그렇게 결심했다.

산쵸모가 사업을 양지쪽으로 돌려놓고 집안 내 권력도 완벽하게 장악했을 무렵, 드디어 사니와가 나타났다. 산쵸모와는 다르게 주인에겐 전생의 기억이 없었다. 그래도 인연이 있으니 이번에도 곁에 두겠지, 하고 산쵸모는 지극히 평범한 일반인인 사니와에게 보통 사람인양 접근해 서서히 가까워졌다.

그러나 인생은 생각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 법이다. 적대 세력이 흘렸는지 아니면 경찰에서 접선했는지 사니와는 산쵸모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이제 내 앞에 나타나지 말아달라는, 겁에 질린 사니와의 말에 산쵸모는 일단 순순히 물러섰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그냥 뻔뻔하게, 알아챘냐 말하고 그대로 끌고가서 감금했어야 했다. 그랬다면 작은 새에게 평생 미움을 받았을지언정 작은 새가 손에 피를 묻히는 일은 없었으리라.

어느 날 밤, 산쵸모는 사니와의 연락을 받았다. 사니와는 떨리는 목소리로, 사람을 죽였다고 말했다. 자신에게 원한은 없지만 당신의 애인이니 죽어줘야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집에 침입한 괴한과 엎치락뒤치락 하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괴한은 숨이 끊겨 있고 자신의 손은 온통 피투성이였다는 고백 아닌 고백을 듣고 산쵸모는 즉각 사니와에게로 향했다. 그는 작은 새에게 곧 갈테니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

그러나 산쵸모가 사니와의 집에 도착했을 때, 사니와는 막 경찰차에 타던 참이었다. 그는 번쩍번쩍 빛을 내며 멀어지는 경찰차를 그저 바라만 보았다. 산쵸모가 가는 사이 사니와가 자수를 했는지 아니면 이웃이 신고를 했는지는 아직도 모른다.

사니와는 살인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5년형에 그쳤다. 사니와는 항소하지 않고 법원의 결정에 따랐다.

산쵸모는 5년을 조용히 기다렸다. 그는 사니와가 출소하면 기회를 엿봐 접촉할 생각이었다. 자신 때문에 뜻하지 않게 전과를 얻었으니 책임을 질 생각이었다. 사니와가 살인을 저지른 그날, 상황을 수습해주고 그 대가로 작은 새를 옆에 묶어둘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하지 않았다면 거짓이리라. 그때는 기회를 놓쳤지만 이번엔 아니다,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사니와는 이번에도 산쵸모의 기대를 배반했다. 작은 새는 홀연히 사라졌다. 그래도 끝없는 집념을 쏟아부은 결과, 결국 산쵸모는 작은 새의 둥지를 찾아냈다. 사니와는 어느 종교 재단에서 운영하는 사찰에 몸을 의탁하고 있었다. 산쵸모는 해당 사찰에 대한 정보를 읽다가 어떤 인물을 발견했다. 분홍색 머리칼에 파랑과 녹색의 오드아이. 그가 아는 한 이런 독특한 생김새를 가진 자는 단 한 명이었다.

소우자 사몬지. 사몬지 4형제의 둘째. 전생에 접점은 거의 없었지만, 본인을 새장 속의 새라고 자칭하는 점이 기억에 남았던 도검남사.


  "너도 환생했나."


산쵸모는 후원을 빌미로 사찰에 연락을 넣었다. 대표자로 전생에 소우자 사몬지였던 남자를 지목하면서 자신의 서명 대신 소우자 사몬지의 도문을 찍어보냈다. 전생의 기억이 있다면 바로 알아채겠지, 라고 그는 생각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예상이 맞아떨어졌다.





  "저에게 마왕의 낙인을 찍은 편지를 보낸 것도 그렇고 주인에게 끔찍한 낙인을 찍은 것도 그렇고, 어쩌면 당신이야말로 마왕의 칼에 어울리지 않을까요."


소우자 사몬지는 더 이상 들을 말도 없다는 듯 일어섰다.


  "후원은 거절하겠습니다. 높으신 분들께는 제가 알아서 말해두지요. 그러니 더 이상 주인에게 접근하지 마시길."


그는 성큼성큼 걸어서 장지문 앞에 섰다. 그러고선 그대로 문을 열려다 말고 다시 입을 열었다. 그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제가 17살 때, 저는 인생의 기로에 서 있었습니다. 새장 속의 안락한 삶이냐, 자유롭지만 힘든 삶이냐를 양자택일 했어야 했지요. 그때 갑자기 전생의 기억이 떠오르더군요. 그러자 결심이 섰습니다. 이번 생조차 새장의 새로 살 수는 없다고. 그래서 새장을 박차고 날아올랐습니다. 물론 힘든 일도 있었지요. 하지만 덕분에 저는 떳떳합니다. 당신은 어떤가요, 산쵸모? 당신에게는 정말 그 길밖에 없었나요?"


이제 새장 속의 새가 아닌 남자는 방을 나갔다. 전생과는 전혀 다른 그 모습이 드르륵, 문 닫히는 소리와 함께 산쵸모의 앞에서 사라졌다. 방은 다시 침묵에 휩싸였다.






대충 사니와랑 후생의 인연을 약속한 오카시라가 현생에서 그 약속을 지키려 하는데, 오카시라가 이번엔 진짜 야쿠자임

전생의 기억이 없는 사니와는 당연히 야쿠자인 산쵸모를 거절함

그런데 오카시라가 사니와에게 미련이 남은 걸 알아챈 모브 적대조직에서 킬러를 보냄

사니와는 평생 운을 다 써서 킬러를 죽이는데 그걸로 깜빵에 감

출소해서 살인자라는 낙인으로 싸늘한 냉대를 받으며 세상을 전전하다가 정말 우연히 마주친 쌈닭(전생 기억 o)이 사니와를 거둬감

오카시라는 사라진 사니와를 찾아서, 후원을 빌미로 접근하여 다시 사니와를 데려오려 하는데......

사니와가 전생의 기억을 되찾는 전개?
그런 건 없다 산새털아ㅋㅋㅋ



오카시라가 무슨 수를 써도 사니와를 곁에 두지 못해서 괴로워하는 게 보고 싶다
그런데 쓰다보니 제일 괴로운 사람은 사니와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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