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패러디
직업상 사니와가 아니지만 사니와라고 씀
여사니와
현실에서는 따라하지 마세요
옛날 옛적에 산에서 약초를 캐다 파는 약초꾼 사니와가 살았습니다.
어려서 부모를 잃은 사니와는 항상 외로웠습니다.
좋은 사람을 만나서 가정을 꾸리고 싶었지만 가난한 사니와에게는 꿈결 같은 일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처럼 약초를 캐던 사니와 앞에 토실토실 살이 찐 여우가 나타났습니다.
"사니와님! 저를 도와주세요! 사냥꾼이 쫓아와요!"
사니와는 여우를 바구니 속에 넣고 위에 약초를 덮어 숨겨주었습니다.
곧이어 풀숲에서 사냥꾼이 나타나서 여우를 보았느냐고 물었습니다.
사니와는 대충 아무 방향이나 가리켰습니다.
사냥꾼은 감사 인사를 하고는 그쪽으로 달려갔습니다.
잠시 후, 여우가 약초 바구니에서 나왔습니다. 여우는 은혜를 갚고 싶다며 소원을 빌라고 하였습니다.
사니와는 조금 고민하다가 가족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여우는 자신이 아는 비밀을 알려주었습니다.
"이 산에는 계곡이 있지요? 그 계곡에는 보름달이 뜬 밤마다 도검남사라는 선남들이 내려와 목욕을 한답니다. 그 틈을 타서 날개옷 하나를 훔쳐 숨겨두세요. 도검남사는 날개옷이 없으면 하늘로 다시 올라가지 못하거든요."
보름달이 뜬 밤에 사니와는 여우가 알려준 계곡을 찾아갔습니다.
과연 계곡에는 용모가 빼어난 남자 여럿이 목욕을 하고 있었습니다.
사니와는 양심의 가책을 느꼈지만, 가족을 가지고 싶은 욕심을 이기지 못하고 날개옷 하나를 훔쳐 집으로 달아났습니다.
집에 도착한 사니와는 솜이불 속에 훔쳐온 날개옷을 꿰매어 넣었습니다.
날개옷을 잘 숨긴 사니와는 다시 계곡으로 향했습니다. 계곡에는 한 남자가 홀로 물속에 몸을 숨기고 있었습니다.
사니와는 남자에게, 자신이 날개옷을 가져갔으며 아이 셋을 낳게 해주면 옷을 다시 돌려주겠다고 말했습니다.
남자는 순순히 사니와를 따라왔습니다.
선남과 함께하는 생활은 너무나 즐거웠습니다.
그러나 사니와는 알고 있었습니다.
이 일상은 협박으로 이루어진 왜곡된 행복이라는 것을요.
그래서 사니와는 선남을 하루라도 빨리 하늘나라로 돌려보내려고 노력했습니다.
사니와는 정말로 아이 셋을 낳으면 선남에게 날개옷을 돌려줄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이게 무슨 일일까요? 십 년, 이십 년이 지나도 아이 셋은 고사하고 하나조차 생기지 않았습니다.
그러는 동안 사니와는 천천히 늙어갔지만 선남은 처음 만났던 그날처럼 젊은 그대로였습니다.
세월이 흘러 아이를 낳지 못할 정도로 나이가 든 사니와는 그만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더 이상 자신의 욕심으로 선남을 지상에 묶어둘 수는 없다고 생각한 사니와는 솜이불에 꿰매어 잘 숨겨두었던 날개옷을 꺼내어 선남에게 건네어 주고는, 그동안 죄송했다며 이제 하늘나라로 돌아가시라고 말했습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차마 선남이 떠나는 모습을 볼 수 없었던 사니와는 늙은 몸을 이끌고 약초를 캐러 갔습니다.
해 질 무렵 집으로 돌아온 사니와는 몇 십 년만에 다시 외롭게 보낼 생각에 한숨을 푹 쉬었습니다.
그런데 대문을 들어선 사니와의 눈에 날개옷을 차려 입고 마루에 앉은 선남이 보이지 않겠어요?
돌아가는 모습을 나에게 보여주려고 아직도 남아 있었구나라고 생각한 사니와는 선남이 내리는 벌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선남이 마루에서 일어나 사니와에게로 걸어왔습니다.
사니와는 고개를 숙였습니다.
선남은 사니와 앞에 서더니,
사니와를 공주님 안듯이 품에 안고는 땅을 박찼습니다.
몸이 부유하는 감각에 놀란 사니와가 고개를 드니 눈앞 가득 선남의 얼굴이 들어왔습니다.
그렇게 선남과 사니와는 하늘 저 편으로 사라졌습니다.
"드디어 하늘나라로 가셨군요."
아주 오래 전에 사니와가 구해 준 여우가 마루에서 폴짝 뛰어내리며 홀로 중얼거렸습니다.
"사니와님은 영영 모르시겠지요. 당신이 날개옷을 훔친 게 아니라 이쪽에서 훔치도록 뒀다는 걸요. 도검남사가 그렇게 허술할 리가 없잖습니까."
"그래도 설마 날개옷을 그런 곳에 숨겨두었다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하루하루 나이를 먹어 가는 당신이 죽음의 문턱을 넘을까봐 어찌나 안절부절 못하던지. 뭐, 이제라도 천상으로 갔으니 다행이겠죠?"
그 말을 마지막으로 여우가 재주를 훌쩍 넘었습니다. 그러자 그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마당에는 엎어진 약초 바구니만 남았습니다.
-끝-
계곡에 내려온 도검남사들 = 사니와에게 간택받으려고 내려옴
날개옷 = 인겜 전투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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