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썰은 주인 입장에선 아무것도 아니지만 남사 입장에선 그래도 로맨스가 있는데 그런거 없이 존나 푸쉬식 식어버리는 슬픈 썰이 보고싶어질 때도 있는 것 같음
친구 이상 연인 미만 남사에게 간단한 쪽지와 함께 립스틱을 선물받은 사니와

도검한테 받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던 톰포드 맥 디올 샤넬 이런 현대적 브랜드에 설레는 마음으로 혼마루 친구들 불러모아서 개봉식 진행함

아 쪽지는 이미 소중하게 혼자 읽고 고이 서랍 속에 넣어두었음
슥고-이! 아루지상! 이거 누구한테 받은 거야?(이미 알고있음)

흐응, 의외로 센스 있잖아? 나였다면 지난번에 아루지가 갖고 싶다고 했던 ㅇ사 녀석으로 선물했겠지만.(벌써부터 좀 맘에 안 듦)

하하하, 발라 보고 마음에 들면 지로쨩한테 술 한 잔 사기! (해맑)
근데 이제 그렇게 넷이서 각자 조금 다른 의미로 두근두근하면서 뜯어 봤더니 웬걸, 사니와가 역수자로 전업해도 소화 못 할 색깔인 거임
이제 색 자체는 평범하게 예쁜 색이고 누군가에게는 데일리 최애 립스틱으로 블로그 같은 데 소개되곤 하는 그런 좋은 립스틱인데 사니와 피부톤 문제로 그만...
아, 이름 볼 때부터 이거 내가 아는 그건가? 그럼 그거 나랑 절대로 안 어울리는 색인데... 불길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 브랜드에서 좀 유명한 그 립스틱 맞음.
이걸 어쩌나, 선물 받은 거면 몇 번은 바르고 다녀야 되는데 큰일이네. 그렇다고 남사가 수줍게 백화점 1층 가서 점원이랑 상담하며 열심히 골라준 걸 바꿀 수도 없지 않음?
처음 선물 뜯을 때의 설렘이 점점 곤란함으로 바뀌어가기 시작하는 걸 감지한 친구들이 열심히 커버쳐줌.
그, 그래 아루지상! 입술에 발라보면 다를지도 모르잖아? 자, 내가 립브러시를 가져올 테니까!

맞아. 보기에만 그렇지, 입술에 올려 보면 의외로 어울릴 수도 있다구? 내가 예쁘게 발라 줄게.

(지로쨩 말없이 술병 꺼내서 자작 시작함)
이윽고 미다레가 가져온 립브러시를 인계받아 매니큐어 바르는 솜씨로 거울 앞에 앉은 사니와쨩 입술에 완벽한 3초 메이크업쇼 선보인 카슈

근데 평소같으면 잘 어울린다! 이번에도 성공이네! 이런 말 들려야 되는데 아무 소리도 안 들림

불길함을 느낀 사니와, 눈을 뜨고 거울 속 자기를 보는데
이건 심각함

사니와 아니고 어디 아마존 부족 족장 마누라가 거울 속에서 자기를 쳐다보고 있음

금방이라도 아줌마 파마하고 두깨씨~ 불러야 할 것 같음

진짜 얼굴 속에서 입술만 뙇!!! 부각돼서 동동 떠 있음

심각함
그렇게 숙연해진 분위기 속에서 문 열린 방 앞을 지나가던 다른 남사가 사람 소리 들리니까 뭐 하나, 싶어서 쳐다봤다가

거울 너머 주인이랑 눈 마주치고 흠칫! 하며 가던 길 가는 걸 역시 거울 너머로 본 주인이 앉은 자리에서 머리 싸매는 걸 보고 싶다.
다행히 이후에 조금 정신차린 넷이서 열심히 지혜를 모아 결국 기존에 가지고 있던 거랑 섞어 발라서 다른 부분 화장까지 립에 맞춰서 하면 어떻게 평타는 칠 정도로 만드는 데 성공함

선물한 당사자는 자기가 준 연지를 바르고(조금 다름) 나와 준 주인의 예쁜 모습을 크게 기뻐했다고 합니다ㅎㅎ
메데타시 메데타시
이렇게 남사가 모르는 사이에 혼마루 친구들한테 감점 왕창 당하고 주인도 마상 입으면서 좀 망해버린 로맨스도 보고싶음
근데 단도들은 그럴 일 좀 적을 것 같은데, 분내 그런 거랑은 거의 관계없이 살아왔을 연식 있는 태도 남사가 비번을 할애해 전장보다 더 전장같이 느껴졌을 백화점 1층에 홀로 용기 내 출진해서 점원 공세 견뎌가며 열심히 골라서 선물했을 거 생각하면 색깔 맘에 안 들어도 뭐라 말도 못 할듯 어케 말함...

동료나 형제들이 같이 가 줄까? 물어봐도 고맙지만 괜찮다 칼같이 거절하고 단기로 출진해서 같은 층에서 열리는 메이크업쇼가 몇 번이나 시작하고 끝나고를 반복할 때까지 혼자 여자들 틈에서 진지하게 고민하다 겨우 마음 정해서 하나 골라왔을 거 생각하면 어케 말함...

  
편견이지만 이런 애들은 립라커 틴트 이런 거 직관적이지 않아서 직원이 추천해 줘도 도무지 마음에 안 찬다면서 진짜 딱 립스틱!! 이런 거 선물할 것 같아서 존나 귀엽다고...
근데 안 어울려도

그렇구나,니가 보는 주인은 이 색이 멋지게 어울리는 그런 사람이구나

이 생각들면 이미 끝인 거임

거기서 더 무슨 말을 하겠어 감동의 눈물이나 흘리지...

존나 위에 다른 걸로 덮더라도 맨날 바르고 다닌다...
아 쓰고 보니까 나도 남사한테 립스틱 선물받고 싶네

우리혼 남사 놈들 뭐하냐고 너네 이거 직무 유기라고

빨리 나타나서 아루지한테 립스틱 1인당 하나씩 선물하라고

형광 똥파리색이라도 365일 바르고 관공서 마트 백화점 병원 다 다닐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