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역 오역 있음 허락 X 갤에서만 즐기자

원본 링크 :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8948525












나는 렌탈 도검남자로 일하고 있다.

정부가 운영하는 곳에서 일하는데, 나뿐만 아니라 해체된 본성 출신이거나, 뭔가 문제가 생겨서 정부에 회수된 도검남자들이 다수 소속되어 있다.

사사누키는 지금은 나 혼자뿐이라 꽤 바쁘게 지내고 있다. 뭐, 솔직히 말하자면 지명이 없어도 월급은 똑같이 나오긴 하지만. 한가할 때는 시설에서 잡일해야하고.



오늘 만날 상대는 치가네마루. 같은 직장에 있지만 고객으로 만나는 건 처음이다.

지정된 카페에 가니 이미 와 있었다. 멀리서 봐도 긴장한 게 확연히 보이네에. 여기선 내가 실력을 발휘해야지.


「처음 뵙겠습니다―. 지명 감사합니다 사사누키에요―」

「뭐? 뭣, 너, 호스트바 직원도 아니고!」


일부러 옆자리에 앉으니 알기 쉽게 동요하면서 힘차게 태글을 걸어왔다. 시작은 순조롭다.


「아하, 적절한 태클 고마워. 반응이 없으면 서운하니까 말이야―」


내가 맞은편 의자로 이동하자, 그는 들고 있던 허리를 내려놓았다. 화내면서 돌아가지 않아서 다행이다. 긴장이 풀린 대신 불신감을 대놓고 드러내는 표정을 짓고 있어서 재밌다.


「그래서, 용건은?」

「………우리 본성에는 네가 없어. 가끔씩 연련이라든지 만물상에서 마주치는데, 그게……」

「아―, 때리고 싶어졌다거나?」

「왜 그렇게 되는 건데!」

「아니, 알잖아? 내 내력 같은 거 말이야. 일부러 날 만나러 올 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칼 넘버 원이라고」

「으, 그건 그렇지만」


그 부분은 인정하는구나. 솔직하네에.


「만나서 이야기해보고 싶었어. 그게 다야」


치가네마루도 자신이 뭘 하고 싶은 건지 잘 모르는 것 같았다.


「그래서? 만나보니까 어때?」

「츄라상(ちゅらさん)……」

「응?」

「아니, 아냐! 수상하다고 말하려고 한 거야!」

「아, 그런 거구나? 하하, 자주 들어―」


―――――――――


보고서를 탁탁 작성하고 있더니, 옆에서 누군가가 홍차가 담긴 머그컵을 건네줬다.


「고마워, 쵸우기」


고개를 들어 감사 인사를 하자, 쵸우기는 빙긋 미소지으며 한쪽 눈썹을 치켜세웠다. 그도 정부 소속으로 우리들 렌탈 남사의 매니저 같은 일을 하고 있다. 자신이 렌탈되는 건 싫으니까 라는 이유라는 듯하다. 나로서는 스케줄 조정이나 고객 관리 같은 걸 하는 쪽이 훨씬 더 귀찮지만.

쿠키도 줬길래 맛있게 먹고 있더니 대각선 뒷자리에서, 또 농땡이 치는 중이냐는 말을 들었다. 동료인 치가네마루다.


「농땡이 아냐. 휴식 중. 봐봐, 이제 거의 다 됐는걸」

「……하? 오늘 고객, 나였어? 진짜로?」


치가네마루도 쿠키를 먹으면서 내 보고서를 보더니 눈살을 찡그렸다.


「벌칙 게임인건가?」

「그런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말이야. 뭔가 나랑 이야기해보고 싶었다는 것 같아」

「일부러 돈 내고 신청까지 하면서? 이해가 안 가는데」


「본성 기록도 봤는데, 평범했어. 오히려 우수한 편이네. 이벤트도 잘 소화하고 있고」


쵸우기가 어깨를 으쓱이면서 말했다. 여긴 정부 관할이니까 그런 본성 정보도 다 들여볼 수 있단 말이지.


「이벤트에 잘 참여하고 있다면 더더욱 네가 없는 게 이상하지 않아?」

「음―, 그러고보니 그런 이야긴 안 했네. 다음에 만나면 한 번 물어볼게」


뭐,  아마 다음번은 없을 것 같지만, 이라고 생각했지만, 치가네마루도 같은 생각일테니까 말하진 않았다.


―――――――――


「저기, 너 한가한거야?」

「뭐, 솔직히 여름 연대전을 빼면 한가하지」

「그거 말하면 안 되는 그거잖아―」


그 치가네마루가 다시 예약을 넣은 건, 그로부터 2주쯤 지났을 때였다.

오늘은 시설 앞 광장에서 만나기로 했다.


「아직 점심 시간은 아닌데 어떡할래? 뭔가 먹을래? 경비로 처리되니까 아무거나 괜찮아」

「어, 네가 내는 거야?」

「어라? 홈페이지에 적혀있지 않았어? 팬심이라면서 돈을 쏟아부으려고 하는 아이가 가끔씩 있어서 말이야, 그거 방지 목적. 어디까지나 건전한 교류가 목적이니까」


렌탈료는 받지만, 호스트바 같은 건 안된다는 거지.


「라멘이랑 카레랑 카츠동 중에서 고르면 뭐가 좋아?」

「라멘」

「알았어―」


가게로 안내하니, 생각했던 거랑 다르다는 말을 들었다. 우락부락한 점주가 팔짱끼고 찍은 사진이 걸려있는 느낌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내 단골집은 라멘이라기보다는 중화 소바라고 하는 편이 알기 쉬운, 마을 정식집이라는 곳이다.


「카레도 카츠동도 있으니까 변경 가능이야」

「이 가게 말고 선택지 없는 거냐!?」


아직 점심 시간 전이라 한산하다. 오늘의 일일 정식은 카라아게에 라멘이랑 쌀밥에 샐러드라는 남자의 로망이 넘치는 구성이었기에, 나도 치가네마루도 망설임 없이 그걸로 정했다.


「맛있네」

「그치? 남자면 매번 여기로 데려오거든」


라멘을 먹고 있더니, 옆에서 누군가 말을 걸었다.


「점심 시간치고는 빠르지 않냐? 냐아?」


동료인 난센이다.


「아냐아냐. 업무 중」

「엥? 그런데 치가네마루……냐, 미안. 동료인줄 알고」

「아냐, 신경쓰지 않아도 돼」


치가네마루를 보고 동료인 쪽으로 착각한 것 같다. 그도 이 가게 단골이니까.


「동료 중에도 내가 있는 거야?」

「응, 매번 지적만 받고 있지만」

「그런가………」


치가네마루는 조금 복잡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의 동위체가 렌탈된다고 생각하면 조금 거슬리는 걸려나?

가게를 나와, 아직 시간이 좀 남았길래 소화시킬 겸 주변을 어슬렁어슬렁 걸어다닌다.

그러고보니 다음에 만나면 물어보려고 했었지.


「네 본성에는 내가 없다고 했었지. 왜인지 물어봐도 돼?」

「아, 말 안했었나? 주인이 연대전 도중에 쓰러졌었거든」

「어, 그거 괜찮은거야?」

「위장 쪽에 오는 감기였는데. 원래대로면 그렇게 큰일은 아니었는데 조금 심하게 앓는 바람에」


조금만 더, 하고 너무 열심히 한 게 화근이었던 모양이다.


「그럴 수도 있지―. 나한테 오는 손님 중에서도 그런 사람 꽤 있어. 뭐, 언젠가 인연이 닿으면 올테니까, 그때는 사이좋게 지내줘―」


내가 그렇게 말하니 치가네마루는 또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나 말고도 다른 내가 오기도 하는 건가?」

「아하, 그런 유별난 치가네마루는 너 뿐이야」


이땐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이게 성대한 플래그가 될줄은.




―――――――――




며칠 후, 또 치가네마루가 왔다. 전에 만난 치가네마루하고는 다른 본성의 치가네마루다. 플래그 회수 이벤트인건가?

그나저나, 표정이 엄청 어두운데. 학대라던지 당하는 거 아니지? 괜찮아?


「뭔가 마실래? 경비 처리되니까 아무거나 주문해도 돼―」


테이블 위에 메뉴를 펼치자, 왜인지 치가네마루가 엄청 당황하고 있다.


「왜 그래?」

「넌 나하고 평범하게 대화하는구나, 싶어서」

「응?」


이야기를 해보니, 이 치가네마루의 본성에 있는 나는 치가네마루……라고 할까 류큐의 칼하고는 명확하게 거리를 두고 있다는 듯하다.


「잘 됐잖아. 내가 이런 말하긴 좀 그렇지만, 나한테 얽히면 꽤 귀찮을걸?」

「본인이 거기까지 말하다니 어지간한가 보네」


여기서 처음으로 조금 웃었다.

그걸로 무언가 확 풀린 건지, 엄청난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 녀석과 연인 사이가 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뭐???」


연인 사이. 완전히 예상 밖입니다. 가아끔씩 이런 상담 오긴 하지만, 치가네마루한테서 들을 줄은 생각 못 했는데.


「어, 저기, 그쪽에 있는 나하고는 그런 얘기 한 거야?」

「하려고 할 때마다 어물쩍 넘어가서…」

「아아, 그렇구나」

「어쩌다보니 결국 몸만 섞는 사이가 되어서」

「어우」


어째서???

응? 도대체 왜???


동료인 쪽의 치가네마루가 들으면 졸도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치가네마루를 보니 불안해보이는 표정으로 계속 날 쳐다보고 있다. 한참을 고민한 끝에 여기에 온 거겠지―. 이 아이가 있는 본성의 나, 뭐가 됐든 간에 상대방한테 이런 표정 짓게 만들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우물쭈물 고민하고 있는게 짜증났던 걸지도 몰라」

「음―, 그건 아닐 거 같은데………아, 혹시, 자기 때문에 고민하는 게 부담스러웠던 걸지도?」


만약 그게 맞다면 나 같은 놈하고는 만나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할테고, 거리를 두겠지. 차라리 싫어해주는 편이 편할 테니까, 일부러 그렇게 행동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치가네마루에게 그렇게 말하니, 그는 끙 소리를 내며 머리를 감싸쥐고 말았다.


「귀찮은 녀석이네, 너네 본성의 나」

「아니, 나도 만만치않으니까……」

「뭐, 아―무 생각 없이 그러고 있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지만 말이야―」

「너……지금 그런 말을 하냐?」


내 무책임한 말투에 또 살짝 웃었다. 그래그래, 그렇게 웃고 있는 편이 훨씬 나아.


―――――――――


「사사누키 씨, 코코아 드실래요?」

「마실래 마실래. 고마워―」


컴퓨터 앞에 축 늘어져있었더니 아키타가 코코아를 타줬다. 마시멜로까지 들어가있어. 달콤함과 상냥한 배려가 몸에 스며드는구나―.


「뭔가 문제라도 생긴거야?」


똑같이 코코아를 마시면서, 쵸우기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내가 이런 상태인게 신기한 모양이다.


「연애 상담을 받아서 말이야―. 자기 본성에 있는 나를 좋아한다던데」

「응? 오늘 만난거 치가네마루였지?」


쵸우기가 그렇게 말하는 것과 동시에 뒤에서 콜록콜록하고 격하게 사레들린 소리가 났다.


「괜찮아? 눈물 나고 있는데?」

「괜찮지 않아! 도대체 무슨 상황이야!?」


치가네마루가 따져오길래, 오늘 만난 치가네마루의 이야기를 하게 됐다. 엄밀히 말하면 고객 정보는 비밀이지만, 이번 건 어쩔 수 없네에.


「아키사미요(アキサミヨー)……」  ※맙소사, 세상에 같은 의미

「괜찮으세요? 코코아 새로 타드릴까요?」


진심으로 질색하고 있는 치가네마루를 아키타가 위로하고 있다. 그 옆에서 쵸우기가 어깨를 으쓱였다.


「연애 상담 자체는 자주 있지만, 골치 아파 보이는 건에 걸렸네」

「어떻게든 잘 수습됐으면 좋겠는데, 어떠려나」

「다음에 그쪽의 나하고 만날 땐 알려줘. 한 대 때려야겠어」

「치가네마루 씨, 손님을 때리면 안 돼요!」

「그래서? 뭔가 조언했어?」

「으음―, 솔직히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더라고―. 그래서 한 3일 정도 딱 달라붙어있으면 정이라도 붙지 않을까? 라고 잠깐 아파아파」

「너 대체 무슨 소리를……」


치가네마루가 내 머리를 꾹꾹 눌러댔다. 그치만 어쩔 수 없잖아 나보고 어떻게 하라는 건데?


며칠 후, 그 치가네마루한테서 메일이 왔길래 조심스레 읽어보니, 하루동안 달라붙어있었더니 정이 붙었다는 듯하다. 의외로 간단하네, 나.


―――――――――


「그, 오늘 가족 참관일인거야?」


평소의 그 치가네마루한테서 3번째 예약이 들어왔다. 그건 좋은데, 이번에는 치요가네마루랑 챠탄도 함께였다. 동생이 만남 어플 비스무리한거에 빠져있다고 생각해서 걱정돼서 온 거려나? 음―, 확실히 걱정될만하네. 일단 정부 공인이긴 해도, 돈 내고 만나는 거고.

내가 당황하고 있는 걸 눈치챘는지, 챠탄이 생글생글 웃으면서 말했다.


「치가네마루가 만나줬으면 하는 녀석이 있다고 해서 말이야―」

「응?」

「츄라상(ちゅらさん)이네―」

「그러게, 츄라상이네」

「?????」


잘은 모르겠지만, 미움 받는 건 아닌 것 같다. 게임 센터에 가고 싶다고 하길래 줄줄이 이동한다. 그러니, 치가네마루가 슬며시 다가왔다.


「……형들을 데려와도 괜찮았던 건가?」

「응? 평범하게 여러명이서 오는 손님도 있어」

「그게 아니라, 그……」


불안해보이는 표정을 보고서, 금방 눈치챘다. 내 프로필을 본 거구나― 라고.

홈페이지에는 렌탈 남사의 프로필이 올라와있다. 정부에 온 경위 같은 거도. 올리기 싫다 하면 비워나도 되지만 말이지.

나는 수령 거부를 당했었지―. 거기의 주인이 류큐 출신이라던가? 사츠마의 칼은 필요 없어 라던가? 잘 모르겠지만


「전―혀 신경 안 쓰는데?」


일부러 웃으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내가 다 알고도 시치미를 떼는 게 전해졌는지, 치가네마루는 복잡한 표정을 지은 채 고개를 숙였다.


「어―이, 스티커 사진 찍자―」

「네네―」


챠탄이 부르길래, 가자고 재촉한다.


「여기 스티커사진, 엄청난 얼굴이 되니까 재밌어」

「……그런가」


직장에 돌아가니, 쵸우기가 전화를 하고 있길래 스티커사진을 보여줬다.


「사사누키 씨 다녀오셨어요? 뭐 마시실래요? 쵸우기 씨도 마실거죠?」


아키타가 방긋방긋 웃으면서 탕비실에서 얼굴을 내밀자 쵸우기도 웃는 얼굴로 답했다.


「나는 홍차가 좋겠네. 단걸로」

「네! 그럼 사사누키 씨도 같은 걸로 탈게요」

「잠깐, 잠깐 아키타, 도와주지 않을래?」


저기, 나, 쵸우기한테 단단히 코브라 트위스트 당하고 있는데도 무시 당했는데.




―――――――――




예약이 없길래 사무 작업을 하고 있더니, 쵸우기한테 회의실로 호출당했다.

뭔가 문제라도 생긴걸려나― 하고 있었는데, 예상밖의 이야기였다.


「본성으로 이적할 생각 있어?」

「응?」


애초에, 정부가 렌탈 도검남사라는 이상한 서비스를 운영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잉여 도검남사의 양도다

만남 어플이랑 입양 카페를 합쳐놓은 것 같은 거라고 보면 대충 맞다.


「내가 직접 감사하러 갔는데, 좋은 본성이었어. 서류에도 문제 없었고」


쵸우기가 서류 뭉치를 대충 책상 위에 놓았다.

양도를 하는 데에는 절차가 엄청나게 번거롭다는 듯하다. 본성에도 감사가 들어가고, 서류도 산더미 수준으로 작성하지 않으면 안 되고. 쵸우기가 그냥 이벤트나 실 교환을 노리는 편이 나은 레벨, 이라고 할 정도니.


「으―음, 기쁘긴 하지만 말이야, 이렇게까지 해주는 손님이 짐작이 안 가는데……」

「정확히는 사람이 아니고, 칼이야. 어떻게든 손에 넣고 싶은 칼이 있다고 주인에게 직접 부탁하러 왔다던가? 그 칼의 형들도 같이 와서 말이지」

「으응―?」

「주인 쪽도, 그렇게 원하는 칼이 있었는데 연대전 도중에 리타이어해버려서 미안했다, 라던데」

「아―………」

「짚이는 구석은 있어?」

「있어………」


내가 책상에 푹 엎드리니, 쵸우기가 키득키득 웃었다. 정말이지―, 엄청 재밌어하고 있잖아.




「본성으로 간다며?」

「이건 모두가 준비한 송별 선물이에요!」


자리로 돌아가자마자 치가네마루와 아키타 사이에 끼여버렸다. 나보다 먼저 정보 파악하고 있잖아.

아키타가 귀여운 종이 봉투를 건네줬길래 당장 열어봤다.

응?


「어째서 너클?」

「얼굴은 때리지마」

「때린다면 몸통이에요」

「상대가 먼저 손을 나서게 유도해야해」

「쵸우기까지 무슨 소릴 하는거야. 것보다, 이제 작별하는 분위기 내고 있는데 나 출근은 계속할거니까 말이지?」


소속은 본성으로 옮기지만, 일은 그대로 계속할 예정이다.


「어라? 결혼 퇴사하는 게 아니었던 건가요?」

「아닌데!?」


―――――――――


해당 본성으로 이동하자, 주인과 초기도인 하치스카가 마중나와줬다.

근시실에서 절차를 마친 후, 향후의 예정 등을 이야기하고 있더니,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서 하치스카가 문을 열자 무언가 엄청난 기세로 나에게 돌진해왔다.


「후후, 기다릴 수 없었던 모양이네」


받아내지 못 하고 바닥에 쓰러져있는 날 본 주인과 하치스카가 웃었다. 아니, 화기애애하게 있지 말고 도와줬으면 좋겠는데.


「반려로 맞이하고 싶은 칼이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제정신인가? 라고 생각했었는데, 기우였으려나?」


잠깐 잠깐 기다려 그런 거 들은 적 없는데?


「안 되지, 기분은 알겠지만 일단 떨어져야지」


챠탄이 나한테 달라붙어있던 치가네마루를 떼어내줬다. 그 뒤쪽에서는 치요가네마루가 벽에 기댄체 떨고 있었다. 너무 웃는 거 아냐?


그대로, 챠탄과 치가네마루에 이끌려서 방으로 안내받았다. 도중에 만난 칼이 모두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어서 부담스럽다.


「이따가 환영회 열거니까 나쁜 짓 하면 안 된다―?」


챠탄은 그렇게 말하고서 방을 떠나서, 나와 치가네마루만 남게 됐다. 어이, 나쁜짓이라니 무슨 소리야.

잠시 정적이 흐른 뒤, 치가네마루가 입을 열었다.


「그, 화난 거야?」


내가 별 말이 없어서 불안해진건지, 어쩐지 기운이 없어보인다.


「음―, 화가 난 건 아니지만, 전개가 너무 빨라서 따라가기 벅차다고 해야하나」

「나도 너무 서두르긴 했다고 생각해」


치가네마루는 내 손을 잡더니, 슥, 뺨에 가져다댔다.


「누구한테도 빼앗기고 싶지 않았어」

「으윽,」


예상치 못 한 한방에 이상한 목소리가 나왔다. 똑바로 이쪽을 바라보는 시선이 뜨겁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계속, 아름답다고 생각했어. 전에, 본성에 사사누키가 오면 사이좋게 지내달라는 말을 들었던 게 마음에 들지 않았어. 네가 아니면 싫다고 생각했으니까」


자, 잠깐, 엄청나게 구애하고 있잖아.

너무 부끄러워서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었더니, 치가네마루가 내 얼굴을 들여다봤다.


「사사누키」


이 타이밍에 이름 부르는 거 치사하지 않아?


「있잖아, 우리 만난 거 4번째지?」

「앞으로 계속 같이 있을 거니까 상관 없잖아」


머리를 쓰다듬어져서 어깨가 떨린다. 으아아, 멋지잖아(よかにせー)……이거, 승산 없지않아? 어라? 무슨 승부지??


「있잖아, 입맞춰도 될까?」

「아까 나쁜 짓하면 안된다고 하지 않았어?」

「그럼 나중에는 해도 되는 거지?」

「……」


내가 입을 다물고 있으니, 치가네마루는 바로 떨어져서 일어났다.


「이대로 같이 있으면 나쁜 짓하고 싶어지니까, 연회 준비를 도와주고 올게」


치가네마루가 방긋 웃으면서 방에서 나가자마자 나는 힘이 빠져서 다다미에 푹 엎드렸다

그러니까, 이건 나중에 잡아먹히는 플래그려나?


―――――――――


「결국 이끌리는대로 잡아먹혔고」

「생각했던 것보다 쉬웠네」

「다음날에 휴일 들어간거 완전 웃긴데」

「쉰다고 연락 넣은 거도 남편 분이라나봐요」

「게다가 말이야, 봤어? 왼손 반지. 벌레 퇴치라면서 끼워줬다던데」

「견제하는 거도 정도가 있지」


내가 출근하고부터 뒤에서 계속 이야기 소리가 들린다.

일부러 날 놀리기 위해서 시간을 맞춘 건지, 평소에 그닥 만나지 않는 애까지 있다. 한가한거야??


「뭐, 그냥 놔둬. 저거도 축하하고 있는거야」


쵸우기가 카페오레와 도넛을 줬다. 정보 유출한 거 너라는 거 나 다 알고 있거든? 부식은 받겠지만 말이야.

동료들로부터는 축하라는 명목으로 1주일 정도 계속 놀림당했다. 이거, 괴롭힘 같은 거 아냐?


―――――――――


본성으로 이적하고 1달 정도 지났을 때 쯤, 치가네마루, 챠탄, 치요가네마루와 함께 만물상으로 외출했다. 전에 이 구성으로 외출했을 때에는 아직 본성에 오지 않았었다고 생각하니 감회가 새로운데.

계산을 마치고 합류하려고 주변을 둘러보니, 어쩐지 소란스럽다. 누군가 위험한 사람한테 시비가 걸린 모양이다……잠깐, 어라? 우리쪽 치가네마루랑 치요가네마루 아냐?

조금씩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는 가운데, 챠탄이 급하게 뛰어왔다.


「사사누키, 넌 너무 가까이 가지마」

「음―, 그렇게 말해도 말이야. 치가네마루가 살짝 참는 거에 한계가 온 거 같지 않아?」


위험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떠들어대는 걸 치가네마루가 묵묵히 듣고만 있지만, 그 사이에 치요가네마루가 없었다면 멱살을 잡을 듯한 분위기다.

위험하네, 이거.


「잠―깐 다녀올게」

「앗, 야!」


챠탄이 제지하는 걸 살짝 무시하고 접근한다. 주위로부터 시선이 느껴지지만 신경 안 써―. 이런 상황 꽤 익숙하기도 하고.


「거기 형씨, 잠깐 괜찮을까?」


위험한 사람의 어깨를 툭툭 건드리니, 의아한 듯이 돌아보는 참에 한 방 먹인다. 작게 신음하더니 풀썩 쓰러지길래 재빨리 피했다.

네네 끝났다 끝났어………아, 이런. 얼굴을 쳐버렸다.


「너! 정말이지! 이 멍청이가―!!」


챠탄이 달려들어왔고, 그와 동시에 주변이 술렁이기 시작한다. 어째선지 박수소리가 들려오고, 어째선지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악수를 받거나 하이파이브 당하거나. 어라, 뭐야 이거.

잠시 후 경비원이 오긴 했는데, 주변 사람들이 모두 그녀석이 혼자 넘어진 거라고 증언해서 위험한 사람만 연행되어갔다. 경비원도 안면에 한 방 맞은 거 보면 확실하게 알텐데도 아무 말도 안 하는 게 오히려 무서운데.


「이제 돌아갈까?」


치요가네마루가 쓴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 치가네마루는 한 발 늦은 걸 분해하면서도 내 손을 가리켰다. 정확히는 너클 쪽을. 


「너, 왜 그런 걸 가지고 있는 건데……」

「음―, 송별 선물?」

「그게 뭐야 의미를 모르겠어!」


동료한테 받은 거라고 설명하니, 챠탄이 좋은 직장이네― 라고 말하며 웃었다. 응, 나도 그렇게 생각해.


―――――――――


「얼굴은 때리면 안 된다고 했잖아요―」

「자자, 일이 커지지 않아서 다행이야」


직장에는 그 소동이 퍼진 건지, 뾰로통해있는 아키타의 옆에서 쵸우기가 키득거리며 웃고 있었다.


「요주의인물이었던 모양이야. 몇번이고 소동을 일으켜서 출입 금지를 당했었다나봐」

「헤―, 그렇구나」

「………그 반응을 보니 너, 눈치 못 챈거구나」

「응?」

「그녀석, 널 수취 거부한 녀석이야」

「진짜로?」


그런 우연이 있나?

아니, 평범하게 연대전 클리어 할 수 있을 정도로 우수한 본성이었잖아? 왜 그렇게 된거지?


「널 수취 거부해서, 칼들이 불신감을 품은 거지. 다음에 거부 당하는 건 자신과 인연이 있는 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당연히 들테니까」


칼들에게 외면 당하고, 사니와로서의 자격도 잃고, 거기까지 몰락해버린 듯하다. 와―, 그거 참 안 됐네. 응? 내 탓인가? 뭐, 아무래도 상관 없지만.


잡담을 나누다 보니 다음 손님과 만날 시간이 다되어갔다.


「슬슬 나가볼게」

「아, 그러고보니 이번 손님은 단골이었던가?」


오늘 손님은 내가 이 일을 시작했을 때부터 단골 손님이다. 뭔가 창작 활동의 소재를 얻기 위해서라나. 어떤 내용인지 물어봤더니, 들키면 할복할 수밖에 없다고 했으니, 아마 엄청난 내용이겠지.


「그러고보니 남편 분은 사사누키 씨가 이 일을 계속하는 거, 싫어하지 않으시는 건가요?」


아키타가 천진난만하게 고개를 갸웃거렸다. 자연스럽게 남편 분이라고 하는 거 그만둬줬으면 하는데, 부끄러우니까.


「지금은 아무 말도 안 들었는데」

「아, 하지만 장기 휴가는 가능한지 네쪽 주인으로부터 문의가 있었어」

「어? 왜?」

「글쎄다. 자, 시간 다 됐어」


쫓겨나듯이 재촉당해서 그 이야기는 흐지부지돼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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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후, 류큐의 칼들이 잠깐 외출하자고 해서 끌려갔더니, 정신을 차리고보니 북쪽 대지에 서있었다.

왜 하필 홋카이도? 라고 물어봤더니 바다의 진미를 마음껏 먹고 싶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신혼여행으로 홋카이도인가―」

「좋겠다―, 나도 가고 싶어―」

「역시 게가 좋지」


기념품인 롯카테이※ 선물세트를 뜯으며 다들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홋카이도의 유명 과자 브랜드

쵸우기한테는 신세를 많이 졌으니 특별히 나무조각 곰을 사왔는데, 어째선지 엄청나게 좋아했다. 골탕먹이려던 계획은 실패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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츄라상 ちゅらさん은 류큐어로 예쁜 사람,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