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두 달쯤 전, 나는 픽시브를 이리저리 둘러보다 도검난무를 발견했다.

좀 보니 캐릭터들이 재밌어 보였다. 깔았다.


사실, 첫 플레이 당시의 기억은 크게 남아있지 않다.

당연하다.. 난 일본어를 모르지만 근성으로 플레이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쏟아지는 일본어의 폭격에 두려움을 담아 찍어두었던 스샷이 남아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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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약 40일이 지난 지금, 일본어를 알지 못하는 나도 게임 시스템은 슬슬 다 이해했다. 아마도.

지금까지의 내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찍어둔 스샷을 통해 유추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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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금만바와 함께 사니와 생활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아니, 이게 무슨 일인가.

첫 단도에서 하카타가 튀어나온 것이 아니겠는가.


당시의 나는 다른 건 잘 몰랐지만, 공략글들을 훑어보며 알아낸 정보가 있었다.

저 빨간 안경을 오사카성에 데려가야 한다. 


나는 코반이 뭔지, 어디서 보는지도 제대로 몰랐지만 일단 저 소년을 오사카성으로 데려가기로 마음먹었다.

그래, 오사카성이 닫히기까지 2/10, 앞으로 3일(사실 2일 연장됨).

오사카성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곳으로 가야만 했다.


하지만 둘이서 갈 수는 없잖아, 상식적으로.

그래서 단도를 통해 동료를 늘렸을 것이다. 그것은 2월 7일에 타도&단도들이 늘어났다는 점에서 유추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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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8일 새벽 5시. 나는 단도를 했다.

이 때의 나는 단도에 의뢰패가 필요하다는 것을 몰랐다. 모르는 언어에 둘러싸인 나는 지능이 내려갔다.

단도하기를 누르면 칼이 늘어난다. 우와~ 정도의 사고회로였을 것이다.

의뢰패가 바닥날 때까지 나는 신나게 칼을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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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의 나는 픽시브에서 캐릭터들의 성격을 파악해오는 도중이었다.

일단 하얀색이 오도로키를 추구하는 깜짝 할배고, 갈색 피부의 남고생이 남들이랑 어울릴 생각이 없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근데 마침 둘이 같이 와서 좀 웃겼다. 츠루마루가 어울리지 않겠다는 오오쿠리카라를 머리채 잡고 끌고 온 것 같았다.

이제 보니 앞뒤로 멋쟁이 안대남도 있었다. 참으로 무시무시한 포위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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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저녁 9시. 단도하기에 딱 좋은 시간이었다.

이 녀석들 꽤 사이가 좋은가 보다. 자꾸 같이 온다.

저 녀석 어울릴 생각이 없다는 건 구라였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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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0일 오후 1시 반.

오사카성을 어디까지 파내려갔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빨간 안경 군의 얼굴이 참으로 밝다.

아마 나는 경험치 두 배 이벤트의 단도들이 50레벨에 도달하면 다른 녀석들을 데리고 다시 오사카성에 뛰어들었을 것이다.


캐릭터들의 기력이 딸리면 1-1을 돌면 된다. 

도장? 기본으로 돌리는 거 말고 뭐가 더 있어? 나는 그런 거 못 배웠어.


혼마루의 모두가 멈추지 않고 오사카성에 뛰어든 덕에, 우리 집에는 아와타구치 형제들이 죽순처럼 쑥쑥 솟아났다.

너희 이름은 외워주지 못하는 주인이지만, 그래도 다들 모였으니 좋았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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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니... 보이십니까? 당신의 동생들의 강력함이...

안 보였겠지. 왜냐하면 당신은 혼마루에 없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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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치니는 아와타구치 중 거의 꼴찌로 도착했다. 내가 그간 50층에서 멈추지 않고 밑으로 쭉쭉 내려갔다면, 어쩌면 백산이가 이치니보다 빨리 왔을지도 모른다.

우리 혼마루에는 오사카성 지하에서 동생을 애타게 찾던 형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며칠간 오사카성을 굴착기로 파고 내려가던 동생들에 의해 구출된 형은, 경험치 두 배가 적용되는 유일한 3슬롯 태도라는 점에 의해 오사카성 굴착기 팀에 합류했다.

그가 굴착기에서 내릴 수 있던 것은 90레벨을 찍은 이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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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1일, 오전 2시.

51층 이후가 쫄려서 50층에 주차했던 나는 용기를 내서 스샷을 찍었다.

맨 위에 다섯에 하카타까지, 이러면 51츠 내려가봐도 괜찮을까요?


친절한 이들의 응원에 힘입어 나는 오사카성의 깊은 곳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하지만 단도는 도장이 한 칸이라 무서운 탓에, 중간에 와보쿠 씨가 하카타 대신 합류했다.



와보쿠 씨의 싸우기 싫다느니 하는 목소리(일본어)는 내게 닿지 않았다.

나는 아직 그의 캐릭터성을 몰랐다.


현재 95레벨이 되어있는 그는 혼마루에서 화목을 추구하고 있을까?

요즘 30분 짜리 꽃 따러 다녀오는 원정은 매일 사몬지 형제들이 나갔다 오고 있으니, 거기서 마음의 평화를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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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2일이 지나 찾아온 이벤트는 치요코.

작년의 치요코는 은만바도 있었다는데, 왜 올해는 없는 걸까.

안타까워하며 나는 오사카성에서 모은 코반을 초콜릿에 쏟아부었다. 하카타 미안.


하지만 뉴비가 모아봤자 코반이 얼마나 있을까. 초콜릿 하나에 900코반은 좀 셌다.

그래도 다행이었다. 코반이 거의 사라졌을 무렵, 은만바의 친구인 냥센이 나왔다.

나오지 않은 녀석은 니혼고, 다이한냐, 한진 정도였다. 

뭐, 안 나오면... 어쩔 수 없지.. 코반이 없는데..





그렇게 12일부터 14일까지 모든 코반을 꼴아박은 나는 이후 자동 리필되는 것만을 사용하며 지냈다.

그런데 웬일인가. 2월 20일에 갤에 올라온 짤을 보고 나는 오도로키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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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만큼이나??? 추가된다고?? 와!!!

단도는 3월 24일부터 하면 되겠구나!!!!

잘은 모르겠지만 치요코 목록에 상시 단도 가능 캐릭터들은 다 들어있었겠지!!!

그러면 솔직히 지금은 단도할 필요도 없잖아!!!




그래서 나는 그 이후로 단도를 해본 적이 없다. 단도 가능 목록도 사실 잘 모른다.

2월 14일 이후 신입이 들어오게 된 것은 3월 7일, 스이신시와 키요마로다.


2월 7일로부터 겨우 일주일... 갑작스레 혼마루에 모이게 된 약 80명의 남사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나는 도저히 알 수 없는 일이다. 

미안하다 금만바, 하카타. 이게 다 이벤트를 몰아넣은 운영 탓이다.




2월 14일 이후로 느긋하게 수행이나 원정을 보내고 적당히 레벨을 올리는 이 생활에 불만은 없지만, 가끔 생각하곤 한다.


평범한 사니와의 스타팅이란 뭘까.

새로운 전장에 출진 후 새로운 칼을 줍고 우와~ 이게 누구지? 하는 즐거움을 다른 사니와들은 느끼고 있는 건가.


하지만 난.. 그런 건 일주일 만에 끝났는데??

우리 혼마루... 너무 빨리 북적북적해진 거였나?


하지만 나는 은만바가 갖고 싶다. 이치몬지파 야쿠자들도 데려오고 싶다.

의뢰패 300장이 기다리고 있으니, 빨리 24일이 왔으면 좋겠다. 일주일 동안 의뢰패가 몇 장이나 늘어날까.


사니와 일기 끝.







추가 1:

그러고 보니 이틀 후 슥쉣이가 돌아오면 6극단이 완성된다.

6영지를 뚫기 전에 다들 레벨이 너무 높아져서 죄다 수행 가겠다고 해서 몇 번을 메인 화면 갔다가 돌아왔는지 모르겠다.

다들 수행 도구의 기척을 눈치채고 내 방 앞에 다들 줄 서서 대기하는 건가. 생각해보니 웃기다



추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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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만바에게 경장을 마음먹고 사줬더니 하루이틀 지나서 경장 교환권이 생겼다.

공평하게 은만바도 사줘야 하나..


일단 금만바 경장 진짜 좋다고 생각함.

특히 옷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주제에 천에 구멍났다는 점이 너무 귀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