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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연습을 한다한들 익숙치 않은 맵을

단기간에 빠른 속도로 익히기는 힘들었음.



처음엔 비등비등 한 듯 싶었지만 역시가 역시라고

특정 맵을 10여년간 전문으로 판 사람을 이기기란 쉽지 않았는데,

특히 서남의 공격은 한번 한번이 제법 묵직하고 날카로워서

피하는 것 부터가 난관이었음.



피했다 생각하면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에서 날아드는 통에

시간이 지날 수록 한카의 얼굴에는 생채기가 늘어났음.



그리고, 다시끔 빠른속도로 다가오는 서남을 피하려는 순간

서남이 야, 하고 한카를 불렀음.



1ㄷ1을 시작하고 난 뒤에는 일언반구도 없이

제 할 일만 하던 서남이기에 대답없이 뭐냐는 얼굴로 쳐다보자

서남은 한카를 일부러 빗맞추며 말을 걸었음.



넌 니 일도 아니라면서 왜 이러고 있냐?

그게 왜 궁금한데.



이리저리 피하느라 숨이 찬 한카가 호흡을 고르며 대답했음.

그러자 서남은 공격하는 척만 하면서 질문을 이어갔음.



그냥. 대신 1ㄷ1 하는 입장에서 궁금할 수도 있지.

신경 끄고, 넌 그냥 니 할일만 해.

나도 전혀 상관없는 사람 때리는 거 별로 달갑진 않거든?

웬일인지 그 자존심 높던 종남새끼가 부탁에 부탁을 하니 한번 들어준거지.

어쩌란건지.



서남의 질문이 귀찮다는 듯이 무심한 목소리로 대꾸하는 한카는

그 어떤 질문에도 정확한 대답을 해주지 않았음.

한카에게 제대로 된 답변을 받지 못한 서남은

이해할 수 없다는 목소리로 마지막 질문을 꺼냄.



그 여자애가 그정도의 가치가 있어? 니 동화나라 인생도 다 가져다 버릴만큼?



그리고, 서남의 질문을 받은 한카는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어. 겨우 내 인생 정도의 가치가 아니야. 걔는.



하고 대답했음.

여전히 목소리는 무심했지만 단호함이 달랐음.


그 애는 겨우 나 정도의 가치가 아니야.


마치 자신에게는 너무나도 과분하다는 듯한 목소리로 대답하는 한카의 모습에

서남은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했음.



그러거나 말거나 아슬아슬하게 달려오는 롤러를 피하며

한카는 종녀를 떠올렸음.



지금쯤 자고 있으려나.

이럴 줄 알았으면 얼굴이라도 많이 봐둘걸.



종녀를 지키기 위한 일들이었지만,

그러기 위해 함께하지 못했던 시간들은 어쩐지 후회를 만들어냈음.

하지만, 지금 한카에게 감상에 젖을 시간 따위는 없었음.



쉴새 없이 달려오는 롤러들과 불공들을 피하던 한카가

잠시 숨을 고르기 위해 구석으로 몸을 피한 순간,

서남이 뒤따라 들어왔음.

그 모습에 한카가 짧게 혀를 차고 자리를 피하려는데 뒤에서



앙증걸이네.


하는 웃음 섞인 목소리가 들렸음.

생각지도 못한 낯간지러운 소리에 순간 발을 헛디딘 한카는

저를 깔아뭉게기 위해 다가오는 롤러를 보며 두 눈을 질끈 감았음.



아, 졌구나.



마치 주마등처럼 종녀와 함께했던 나날들이 빠르게 스쳐 지나가기 시작함.

처음 종녀에게서 귓을 받았던 날,

함께 공원에서 데이트를 했던 날,

서로의 팜에서 밤새 낚시를 하며 쏟아지는 별들을 세었던 날.

함께했던 기억들이 모두 눈부시게 빛이 났음.



다신 볼 수 없겠지.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웃던 얼굴이 눈 앞에 아른거려 한카는 숨을 들이켰음.

그 순간



야, 눈 떠.



한창 사색을 하던 한카를 방해하는 목소리에 한카는 눈을 떴음.

그리고 눈 앞을 가득 메운 alive 메시지에 인상을 썼음.

.....생각해보니까 아웃을 외치는 소리를 못 들었던것 같기도 하고.

도무지 감도 잡히지 않는 상황에 가만히 alive 메시지만 노려보고 있자

서남이 한카의 팔을 붙잡아 일으킴.



아, 오랜만에 재밌었네. 도위 처음이라더니 존X 잘하잖아.

이참에 나랑 도위나 뛰실?

싫어.

존X 매정하긴.



태연한 목소리로 벽에 기대어 담배를 꺼내무는 서남을 물끄러미 쳐다보자

서남은 너도 필거? 하며 한카에게 담배를 건넴.

한카는 제게 내밀어진 담배를 보며 고개를 가로저었음.



원래 1ㄷ1 끝나고 피는 담배가 개꿀맛인데, 이걸 모르네.

니가 대신 죽은거야?

엉?

누가봐도 내가 지는 싸움이었을텐데.

아아, 뭐~ 그거? 왜, 고맙냐?

지X 하지말고. 뭐하자는 건데?



지면 졌지, 이런식으로 배려를 받아 이기고 싶진 않았는데.

한카는 어쩐지 자존심이 상했음.

자신을 노려보는 한카의 얼굴에 한참 동안 말이 없던 서남은

짧아진 담배를 바닥에 던지고 발로 비벼 끄더니 어깨를 으쓱였음.



뭔가.. 착각하나 본데, 난 널 위해서 대신 죽어준 게 아니야.

뭐?

네가 그랬지 우리 둘이 사이 안 좋던거 아니냐고.

근데?

내가 말했지, 아무리 사이가 안 좋아도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1ㄷ1 시작 전, 짧게 나누었던 대화였음.

서남은 다시 담배를 하나 꺼내 물었음.



거의 한 평생을 사이가 안좋은 채로 지냈는데, 그게 어디 쉽게 가겠어?

팔이 안으로 굽은 내가 해줄 수 있는건 1ㄷ1 대신 해주는 것 까지.

난 종남새끼가 열받아 뒤지는 꼴을 꼭 봐야겠거든.



이새끼도 성격 안좋다더니...

둘이 형제라는 사실이 이런 데에서 드러나고 있었음.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씨X 서남새끼 어딨어!?



지하실을 가득 메운 종남의 목소리에 서남이 벽에 기대었던 몸을 일으키고는

담배를 대충 밟아 껐음.



아, 저 개새끼 또 개지랄하겠네~



말은 그랬지만 서남의 얼굴은 진심으로 즐겁다는 듯한 표정이었음.



난 간다~ 조심히 가라~



그리고 종남의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며

한카를 향해 휘적휘적 손을 흔들었음.

점차 어둠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서남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한카는

자기도 이만 돌아가야겠다 싶어 걸음을 옮기려 했음

하지만, 몇걸음 가지 않아 야! 하며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저 멀리서 서남이 자기를 향해 소리치고 있었음.



오늘 재밌었다~ 다음에 또 생각있으면 제대로 다시 함 뜨자~



씩 웃으며 하는 말에 한카도 픽 웃었음.



그래.

아! 그리고 혹시 헤어지면 연락해라~ 잘해줄게~

지X



서남의 플러팅을 가볍게 무시한 한카는 저 뒤에서

서남에게 온갖 욕설을 하며 소리치는 종남의 목소리와

그러거나 말거나 귀찮다는 듯이 대꾸하는 서남의 목소리를 들으며

지하실을 떠났음.









진자 몇편 안남은거 같음

아닌가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