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에 답사한 홋카이도 오타루 시내의 옛 테미야선 폐선 부지.

테미야선은 1880년에 오타루 시내를 관통하여 지금의 미나미오타루를 거쳐 삿포로, 호로나이까지 만들어진 철도임. 석탄 산지와 도시가 있는 홋카이도 내륙과 오타루항을 편리하게 연결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었겠지. 그러다가 1905년에 하코다테 본선 미나미오타루 북쪽 구간이 개통되면서, 미나미오타루 남동쪽 구간은 하코다테 본선으로 편입된 것 같아.

그렇게 남겨진 기존 미나미오타루 북쪽 구간은 오타루 시내 도로가 발달하면서 1962년에 여객 취급이 중지되고 JR 홋카이도 출범 직전인 1985년에 최종적으로 폐지되었어.

현재 일부 구간은 오타루종합박물관 본선 부지 혹은 공원화되어 관광지로 활용되는 중.



구글 지도 상에 표기해본 대략적인 노선도.

빨간선이 내가 확인한 테미야선 노선인데 나는 북쪽의 오타루종합박물관 본관에서부터 남쪽 방향으로 걸어서 답사했다.





오타루종합박물관 본관 길 건너에서 답사를 시작했다.

아무래도 박물관 부지가 역이었는지 선로가 많이 남아있다.

근데 저래 놓으니까 무슨 무덤 같네 ㅋㅋㅋㅋㅋㅋ 생몰년도까지 적어놓고 ㅋㅋ



안내판에 일본어로 테미야선의 역사가 적혀있다.



수동 선로 전환기가 보존되어 있다.



가다보면 도로와 평면교차하는 곳이 나온다. 과거엔 평면 건널목이었겠지.

우리나라의 철도 부지 공원들은 저런 곳에서 철길을 완전히 철거해두는데 저기는 그냥 남겨놨다.

그리고 철도 건널목 차단기를 형상화한 표지판도 보인다.



선로는 계속해서 이어지면서 오래된 건물 사이에서 곡선을 그리며 지난다.

가만 보면 오타루는 뭔가 군산의 상위호환 버전 같다. 중소도시에 쇠락한 항구가 있고 20세기 초반 건물들과 폐철도 등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그런 도시?



근데 이 건널목은 침목도 안 꺼내고 아스콘으로 포장을 했는지 침목 하나가 삐져나와 있다.

거 너무 성의 없는거 아니냐 ㅋㅋㅋㅋㅋㅋㅋ



문제의 건널목을 지나가면 선로 하나가 끝나고 이제 진짜 단선 구간이 시작된다.



직선주로를 따라 산책로가 나란히 이어지고...



선로와 산책로가 함께 S자를 그리면 이리저리 교차하도록 만들어 둔 곳도 있다.

근데 여기 밤에 조명 안 켜두면 딱 슬럼가 삘인데...



여기는 좀 큰 도로와 교차하는 곳이라 우리나라처럼 선로를 완전히 철거하고 도로화했다.

횡단보도도 없어서 약간 우회하여 인근의 횡단보도를 이용해야 함.



길을 건너서 계속해서 산책로를 따라 답사를 이어간다.



이번에는 다시 선로가 남아있는 작은 도로를 지나고...



이렇게 보니 확실히 한일 양국 간 도시 경관의 차이가 있다.



가다보면 다시 큰 도로를 만나는데... 여기서는 열차가 다니던 시절에도 그랬는지, 폐선 이후 도로 교통의 편리함을 위해 그랬는지는 몰라도 약간의 골짜기(?)가 형성되어 있다.



이 도로는 오타루역으로 이어지는 시내 중요 간선임에도 불구하고 도로 상에 철길을 남겨놨다.

오타루역을 이용하는 관광객들이 더 잘 식별할 수 있도록 한건가...



도로를 건너와보니 현역 시절에 쓰이던 것으로 보이는 건널목 차단기도 보존되어 있고...



운하, 박물관을 관람한 후라 다리가 조금 아파왔지만 기왕 시작한거 끝까지 가본다!



도중에 나타난 작은 건널목.

아무리 봐도 작은 건널목들은 진짜 아스콘 포장 대충 해놓음 ㅋㅋㅋㅋㅋ



가다보니 철길변 낡은 건물에서 유리 공예품과 장식품, 인형 등을 팔고 있더라.

지나가던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듯.



그리고 그 옆에 있는 건물은...



이로나이역이다. 이 역은 1962년 여객 취급 중지와 함께 폐선되었다는 걸로 봐서 아마 여객 전용역이었던 것 같다.

일본에서는 보기 드물게도 '역'자가 일본식 한자가 아니라 원형이다. 아마도 옛날 역이라는 것을 어필하려고 그랬나...



게시판에는 현역 시절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조금 더 가면 제법 큰 도로를 또 만나는데 여기에도 건널목 차단기가 보존되어 있다.

그 뒤로 보이는 옛날 건물은 과거 일본은행 오타루 지점 건물이었다가 지금은 관련 박물관으로 활용 중. 잠깐 들어가서 보고 나왔다.



박물관에서 나와서 계속 답사 진행.

근데 저 무덤 표식 같은건 심심하면 계속 나타나네 ㅋㅋㅋ



이번 건널목은 제법 크긴 한데 또 성의없이 포장해놨다....

차 끌고 다니다보면 저런거 짜증나는데...



그 후 잠시 이면도로와 나란히 이어지다가...



다시 건물 사이 좁은 틈 사이로 철길과 산책로만 놓여있는 구간으로 접어든다.

철길 사이에 놓여있는 예비용 레일은 현역 시절에도 있던건지, 아니면 그 후에 일부러 가져다둔건지...




조금 더 가면 공원화된 구간은 이렇게 끝이 난다. 끝 지점에는 도로와 입체교차하는 교량이 있었다가 철거되었다.

저기서 조금만 더 가면 하코다테 본선이 나온다고 함.




뒤돌아서서 지금까지 걸어온 구간을 찍어보고...



끝지점에 있는 벤치에는 저렇게 열차 그림을 새겨놨다.



교량 아래로 내려가보면 우리나라에서는 1905년 경부선 최초 개통 구간에서 볼 수 있는 벽돌과 화강석이 혼합된 건축 양식을 확인할 수 있다. 저게 경부선보다 25년 빠르긴 한데 건축 양식은 대동소이한듯.

이 답사를 마치고 미나미오타루역으로 가서 삿포로로 돌아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