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인간은 1979년, 중국 흑룡강성에서 태어났다. 일설에는 1975년생이라는 이야기도 있으나 확인되지는 않았다.


중국에서 태어나 중국에서 살 것 같았던 한인간의 인생을 뒤집어놓은 사건이 있었으니.


그가 13살이던 어느 날, 한 남학생이 그 지역 최고의 '일진'에게 흠씬 두들겨맞았다는 소식을 듣는다.


왜 두들겨맞았는지는 알려지지도 않았고 중요하지도 않다. 중요한 건 그 남학생이 한인간의 첫사랑이자 짝사랑이었다는 것.


그 당시에도 이미 기골이 장대했고, 성기 또한 강철같았던 한인간은 그 일진에게 분노의 주먹을 날린다. 그리고 결정타로, 강철같은 성기를 그에게 휘두르고야 만다.


쇠파이프보다도 더 강했다고 알려진 한인간의 성기에 맞은 그 일진은 식물인간 상태가 되고 만다.


문제는 그 일진의 아버지가 그 지역 권력자였다는 것. 꽤 높은 계급의 공산당 간부였다고 알려진다.


한인간의 아버지는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지고 만다. 이러다가 가족을 모두 잃겠구나 생각한 한인간은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의 탈출을 결심한다.


2.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지만 (예를 들어 그를 막아서는 공안들을 강철 같은 성기를 이용해 물리쳤다거나) 어쨌든 한국에 도착한 한인간.


그는 순간적으로 긴장을 하게 된다. "어떻게든 공안의 추적은 뿌리쳤다만 한국 입국심사에서 막히면 끝장인데. 신분을 잘 숨겨야 하는데 어떡한다..."


때마침, 일진과 공안들을 공격하느라 자신의 성기에 부상을 입었다는 사실을 떠올린 한인간. 입국심사에서 자신이 여성이라고 강력히 주장하게 된다. 성적 정체성은 여성이며, 성기도 심각한 부상을 입어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한다고 우긴 것이다.


다행이었는지 입국심사 담당자는 극렬 페미니스트였고, 한인간의 주장을 적극 수용하게 된다.


그리고 한국에 정착한 한인간은 영등포여중에 입학하게 된다.


3.


영등포여중에서의 생활은 재미 없었다. 사실 여자 무리에 남자 혼자 들어가서 생활한다는 건 생각만큼 그렇게 재미있는 일은 아니다. 남자 무리에 여자가 들어가면 여왕이 되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잘 해봐야 머슴, 안되면 왕따가 된다.


성적 취향이 특이한 한인간에게는 더더욱 그랬다. 그래도 어떻게 어떻게 참고 견디며 여중을 다녔다. 이제 와서 남성이라고 주장하면 중국 당국의 추적을 받을 염려가 있었고, 한국에서 군대를 가야 한다는 문제도 있었다.


그렇게 영등포여고까지 입학한 한인간. 문득 두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첫 번째로 중국 공안은 더 이상 자신을 추적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공안 따위가 그의 강철 성기를 이겨낼 순 없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외국인이 한국 군대에 입대할 의무는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한인간은 여고를 휴학한 뒤 자신의 성기를 치료한다. 치료한 김에 약간의 튜닝도 거치게 된다. 강철같은 그의 성기는 더욱 크고 강해졌다. 복학해서는 남자 고등학생의 신분을 되찾았다.


4.


한국에서의 생활에 완벽히 적응한 한인간. 그러나 그에게도 고향은 항상 그리운 곳이었다.


그는 항상 철도를 이용해 고향에 돌아가기를 바랐다. 긴 것에 집착하는 한인간에게 길어봐야 12미터 정도에 불과한 버스 따위는 너무나도 짧았다.


그렇다고 한국에서의 생활을 포기할 수도 없었다. 어떻게 공짜로 기차를 탈 방법이 없을까, 더 나아가서 돈 받으며 탈 방법은 없을까. 하다가 생각해낸 게 판매승무원이었다. 기관사도 있지만 장거리 운전은 한인간 스타일이 아니었다. 여객승무원은 일거리가 너무 많아 귀찮을 것 같았다. 내킬 때만 카트를 밀고 열차 한 바퀴를 돌 수 있는 판매승무원이야말로 한인간이 바라던 포지션이었다. 그래서 판매승무원 제도가 사라진 지금도 부활에 집착하고 있는 것이다.


철도가 안된다면 비행기인가... 생각한 그는 항공 쪽으로 눈을 돌렸다. 파일럿이 되기에는 공부를 못했고, 승객들에게 살랑살랑 거려야하며 스튜어디스들과 어울려야 하는(한인간은 여자가 아닌 남자를 좋아한다) 객실승무원도 한인간 스타일이 아니었다. 자신의 힘만으로 일할 수 있는 걸 찾다가 비행기 화물 관련 회사에 취직한다.


하지만 그 회사는 실질적으로 비행기를 탈 수 있는 직업이 아니었다. 분노한 한인간은 그 회사를 발칵 뒤집어놓고 퇴사하게 된다.


지금 종로 일대에서 동료 동성애자들을 상대로 믹스커피를 판매하며 '바리스타'라고 주장하는 한인간. 그의 마음 속엔 항상 고향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