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속초 고속도로 중단될듯
[문화일보 2007-05-25 14:02]    
 

고속도로와 철도를 비슷한 노선으로 나란히 건설하는 등 국가기간교통망의 중복투자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복투자 사업 가운데 공사 진행중인 일부 사업이 중단될 것으로 예상돼 국민 혈세를 낭비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다.

한국교통연구원은 25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공청회를 열고 도로와 철도의 구간이 중복되는 8개 경합구간의 조치방안을 발표했다. 이 안에 따르면 서울~홍천~속초 구간 등 8개 구간에서 도로와 철도 건설이 중복돼 한가지를 포기하도록 권유했다.

서울~홍천~속초, 고창~대구, 철원~춘천~김해, 간성~울진~부산 등 4개구간의 경우 고속도로 건설이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안중~음성~제천-삼척, 당진~천안~울진, 서천~상주~영덕, 목포~마산~부산 등 4개 구간에서는 철도 건설이 연기되거나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8개 구간중 이미 공사가 진행중인 2개 구간이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서울~홍천~속초 구간중 춘천~양양 구간에 대해 도로 건설사업중단을 요구했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춘천~홍천 구간은 공사중이며, 홍천~양양 구간은 설계가 진행중이다. 이곳은 모두 3조5000억원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돼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건교부는 똑같은 노선에 대해 철도 건설을 계획했다. 철도는 아직 건설 공사를 진행하지 않고 있지만, 한국교통연구원은 이 구간의 도로와 철도에 대해 효율성을 검토한 결과 철도보다 도로의 투자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결론을 내리고, 도로 건설중단을 요청했다.

목포~마산~부산 구간도 마찬가지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이 구간중 목포~광양 고속도로와 목포(인성리)~보성 철도건설이 중복되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곳은 도로와 철도 공사가 함께 진행중이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이곳에선 철도의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철도공사 연기를 요청했다.


이들 사업은 지난 2005년 감사원의 감사 결과 중복투자 사례로 지적받았다. 건교부는 그동안 한국교통연구원에 용역을 의뢰해 경합구간 조치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이 때문에 이날 공청회에서 나온 조치방안은 대체로 건교부에 의해 받아들여져 시행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는 이미 계획 초기에 중복투자사실을 무시한 채 도로와 철도의 중복 투자를 강행했다. 이번에 지적된 8개 구간은 모두 1999년 수립된 국가기간교통망 계획을 통해 마련된 사업이다. 건교부는 교통수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공사를 강행하다 비효율적이란 지적을 받은 것이다. 과거 공사계획을 수립할 당시에는 ▲중복투자에 대한 개념이 없었고 ▲철도와 도로의 기능이 다르다는 점이 강조됐으며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증가 추세에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교부 관계자는 “2003년을 정점으로 SOC 예산이 줄어들면서 중복투자사업을 정리할 수밖에 없게 됐다”면서 “그 이전에는 별다른 문제점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2005년 감사원 감사결과 고속도로와 국도 사이에도 중복투자가 심각했던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