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님의 요청에 따라 일단은 제가 예전에 인천일보에 기고했던 원문을 그대로 복사해 올립니다.

2년도 더 지난 글이라서 미흡한 점이 다소 있기는 하지만, 인천 2호선 중전철화에 대한 포괄적인 내용을 담고 있으니 좋은 참고가 될 듯 합니다.

2005년 6월 18일 \'오피니언\' 지면에 실렸던 글입니다.





인천지하철 2호선

인천광역시는 6월7일 인천지하철 2호선의 사업 타당성 조사 용역결과를 마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서구 오류동에서 주안을 거쳐 인천지하철 1호선 인천시청역과 환승, 인천대공원으로 이어지는 노선이다. 나는 신문지상에서 그 기사를 읽고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당초 남동구청을 거쳐 남동공단으로 이어질 예정이었던 노선을 뭉텅 잘라내서 인천대공원 쪽으로 꺾어버렸기 때문이었다.

인천지하철 2호선은 인천의 북동지역과 남서지역을 연결하고 있는 1호선과 함께 북서지역과 남동지역을 연결하여 도심의 X자 간선 교통망을 구축하고자 계획되었던 노선이었다. 대규모 택지가 조성되어 있는 서구 검단지역의 교통수요를 흡수하고 주도심이 형성되어 있는 주안 - 구월 지역의 연결성을 개선하는 한편 남동공단의 만성적인 교통체증, 그리고 논현택지를 비롯한 남동구 동쪽 임야지대의 대규모 택지개발에 따른 대중교통망 확충과 교통수요 분산을 위하여 설정된, 일부 지역의 노선만 조정한다면 대단히 이상적인 노선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6월 7일에 발표된 노선에 따르면, 북쪽의 노선은 검단 택지지구에서 한발짝 떨어져서 뻗어있으며 남쪽으로는 남동공단 방향 노선을 아예 잘라버림으로써 남동공단과 논현, 서창, 도림, 만수 택지지구의 수요를 완전히 포기하고 있다. 스스로 가장 큰 ‘고객’을 포기해버린 셈이다.

2004년도까지만 해도 운행 방식을 중(中)전철이 아닌 경(輕)전철로 한다는 것 외에 노선은 기존방침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사실상 한쪽 발이 잘린 듯한 노선이 별안간 튀어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당초 2호선은 인천지하철과 같은 중(中)전철로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작년 말, 인천시에서는 돌연 인천 2호선을 경(輕)전철로 건설하기로 변경하여 발표(‘진지하게 검토 중’이라고는 하였지만 내부적으로는 사실상 확정되어 있었다고 한다)하였다. 중전철에 비해서 건설비가 매우 저렴한 경전철의 장점 때문이었으리라. 그러나 경전철은 2호선의 수요를 충당하기엔 턱없이(어이없을 정도로) 수송량이 부족하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수요’를 줄여서 부담을 줄일 요량으로 노선을 잘라낸 것이 아닐까 싶다. 물론 내 개인적인 견해이다.

예산이 넉넉하지 못한 만큼 건설비용을 조금이라도 아끼고 싶어 하는 인천시의 입장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황금수요지역(그리고 너무나도 지하철이 절실한 지역)을 스스로 포기하면서까지 건설비를 아껴야 할까? 노선 길이를 줄였다고는 하지만 지금의 노선도 경전철로 감당해 내기엔 너무나 긴 노선이다. 당초 노선대로 가든, ‘잘라낸’ 노선대로 가든 경전철로는 그 수요를 소화해 내기엔 어림도 없을 것이다. 수요지역에서 한 발짝 비껴간 감이 없잖아 있는, 중전철로 건설된 인천지하철 1호선도 출퇴근 시간대면 콩나물시루가 되고 평소에도 만만치 않게 북적이는 판에, 최고의 황금노선을 관통하는(당초 노선대로 간다면) 2호선을 경전철로 건설한다면 어떤 지옥도가 펼쳐지게 될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당초 노선대로 건설된다면 시민들은 극심한 혼잡을 견디지 못하고 이용을 기피하게 될 것이며, 줄인 노선대로 간다면 극심한 혼잡은 물론(조금 줄어들긴 하겠지만) 가장 지하철이 필요한 곳으로 노선이 뚫려 있지 않으니 이용을 기피하게 될 것이다. 결국 인천시는 10년은커녕 5년 앞도 제대로 내다보지 못했다고 시민들의 원성을 몽땅 뒤집어쓰게 될 것이며, 인천 2호선은 인천시의 골칫덩이로 전락할 것이 뻔하다. 결국, 당장 10원을 아끼려다가 나중에 100원, 200원을 더 쓰고마는, 전형적인 졸속행정의 표본이 되고 마는 것이다.

인천지하철 2호선은 검단지역과 주안, 구월동은 물론 논현, 서창, 도림, 만수 택지지구, 남동공단을 모두 흡수하도록 노선이 설정되어 도심의 X자 간선망을 구축하여야 하며, 경전철이 아닌 중전철로 건설되어야 한다. 그것이 살기 좋은 선진 대중교통 도시 인천을 위한 초석을 다지는 길이며, 동북아의 물류중심도시 인천을 위한 일이기도 하며, 무엇보다도 270만 인천시민 모두의 행복과 자부심을 위한 일이다.

인천시는 인천지하철 1호선을 건설할 때,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경전철로 건설하라는 중앙정부의 압력을 꿋꿋하게 견뎌내고 중전철화를 쟁취한 바 있다. 그리고 그때의 그 고집은, 인천시민의 발이자 최고의 보물인 인천지하철 1호선을 탄생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다. 부디 2호선도 보다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 건설하여 또 다른 인천의 보물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