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명의 로마자 표기 떡밥이 나올 때마다 지적되는 게 singil이 싱일이냐 신길이냐, dongincheon이 돈긴천이냐 동인천이냐에서 문제가 생기는 건데, \'ng\'라는 글자에 대해서는 사실 영어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일어난다. finger는 핑거인데 singer는 싱어라고 읽는 등....

이 문제는 연구개비음(velar nasal)을 제대로 표기할 수 없는 로마자 자체의 문제라 어쩔 수 없다. 이걸 국제음성기호로는 [ŋ]라고 표시하는데 라틴계 언어에는 이 음이 본래 독립된 음소로서 존재했던 게 아니라 이걸 표기하기 위한 적절한 로마자가 만들어지질 않았다. \'ng\'와 관련된 문제는 기본적으로 하나의 음을 두 글자로 표기하다보니 발생하는 문제이다. 그러니까 한 글자로 표기하면 자연히 해결되는 거지.

예를 들어 한국어 로마자 표기법에서 쓸 일이 없는 q 같은 글자로 이 음을 표기한다고 하면 문제는 해결된다. 글자와 음과의 관계는 딱 묶여있는 게 아니라 그냥 이 음을 이 글자로 표기하자고 약속하면 되는 문제임. [ŋ]이라는 음을 한국어 로마자 표기법에서는 \'q\'라는 자로 옮기자라고 하면 그렇게 되는 거고. 영어에서는 \'j\'라는 자를 [dƷ]라는 음가를 나타내기 위해 쓰지만 포어에서는 똑같은 글자로 [j]라는 음가를 나타내는 것과 같은 이치.

생길 수 있는 혼란을 굳이 감수하면서도 [ŋ]을 \'ng\'로 옮긴 건 아무래도 영어 등 로마자를 쓰는 다른 언어에서 그렇게 하는 게 관습이다보니까 그걸 따라간 거겠지. 상일동을 saqildoq 따위로 적는 건 아무래도 익숙치가 않으니까.


표기법 문제가 나와서 덧붙이는 거지만, 외래어 표기법이란 건 원래의 발음을 정확히 드러내기 위해서 만드는 게 아니라 혼란을 없애기 위해 표준을 정하는 게 본 목적이야. ㄱ/ㄷ/ㅂ가 어두에서 무성음이고 어중에서 유성음이고 어말에서 불파음이고... 이걸 하나하나 드러내는 게 중요한 목적이 아닌 이상 현행 로마자 표기법을 굳이 되돌려야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세부사항 개정이 필요하면 필요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