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제목은 좀 과장입니다만...

지하철 타고 가는데 문 바로 옆에 있는, 그러니깐 길게 의자 있는 거 맨 끝 자리에 앉아서 가고 있었습니다.
조금 장거리를 가는지라 꾸벅꾸벅 졸다가 깨다가 가고 있는데 갑자기 누가 무릎을 팍 치는겁니다.

보니깐 할머니, 라고 하기엔 좀 그다지 안 늙어보이시는 분이 들어오자마자
들고 있는 쇼핑백(뭐가 들어 있는지 꽤 묵직한)으로 툭툭 치면서 비키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맨 정신이었으면 괘씸해서 안 비켜줬을지도 모르겠는데 잠결에 놀란 나머지 '어? 할머니 오셨네' 하고 그냥 일어났습니다.

저는 사실 그러고서 끝났습니다. 안 그래도 졸면서 영 자세가 불편해서 정신도 몽롱하고 그랬는데
그 할머니 덕(?)에 잠이 확 깨서 정신이 돌아왔거든요.

문제는 그 다음이었어요.

그러니깐 제가 일어나기 전에 제 앞에 서 있던 한 아주머니가 그 할머니 보고
'저 옆에 노약자석 비어 있는데 왜 멀쩡한 사람을 쫒아내요' 라고 하신겁니다. 제 입장에선 아주 고마운 말씀이죠.

그랬더니 이 할머니 왈, '내가 비키라고 했나? 자기가 일어났지' 이러시네요.
이후에 상황은 뭐... 아주머니는 '그러시면 안되죠' 이러고 할머니는 '내가 뭐 잘못했냐' 이런 식으로 대화가 진행되다가
좀 목소리가 커질거 같으니깐 아주머니가 옆 칸으로 옮겨 가셨습니다.

그 이후에도 그 할머니는 '지가 뭐라고 남한테 이래라 저래라야' 하더니 옆에 있던 다른 할머니한테까지 동의를 구하는겁니다.
그 옆에 있는 할머니는 좀 동조해 주는척 하다가 '다음부터는 승강장 바닥에 노약자석 표시 있으니깐 거기서 기다려라' 이러시더군요.

노인 공경이 중요하긴 합니다만 어르신들 스스로가 먼저 권위를 인정 받으실 수 있게끔 좋은 모습을 보여주셨으면 좋겠네요.

이 자리를 빌어 복수(?)해 주신 아주머니께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