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철도에서 자살을 하는 행위가 수많은 승객과 열차 승무원, 그리고 열차 운행에 피해를 주는 것은 사실임. 특히 열차 승무원의 트라우마가 심하다고 알고 있고, 일본에서는 실제로 자살자에게 손배청구를 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진실은 저 너머에 있음.

그걸 보고 부산도시철도에서 손배제를 도입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몇몇 철도동호인들은 환영을 하지만, 난 좀 다른 시각에서 보고 싶음. 일단 민법상으로 그 사람이 자살하는 순간에 생긴 채권이 죽음으로써 유족들에게 상속되어서 상속포기를 안 하면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음. 즉 법적으로는 가능함.

하지만 세상이 어찌 법으로만 돌아가나. 몇 가지 문제를 제시하고 싶은데, 일단 '그 사람이 자살하는데 가족이 무슨 영향을 끼쳤나!' 라는 거임. 뭐 가족들이 갈궈서 그런다면 모르겠으나 핑계 없는 무덤 없다고 자살의 이유는 정말 많다. 사업 실패로 자살했는데 가족들이 안 도와줘서 사업을 망쳤다... 좀 이상한 논리지. 일부는 "가족들이 잘만 관찰했으면 그럴 일은 없었다!" 라고 하는데, 안 그래도 핵가족화를 넘어서서 쿼크가족 되가는 세상에 그게 되면 한국에선 정말 상위급의 가정이다.

그리고, 이게 자살을 막는것도 아님. 애초에 내가 자살하면 가족들에게 피해보상이 갈테니 자살을 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할 수 있으면 애초에 자살을 할 위인도 아니다. 

마지막으로. 철도회사의 이미지와 공사의 특성을 이야기하고 싶다. 일단 공기업이니까 이윤추구보단 공익실현이 목적임. 자살자를 막음으로써 공익실현을 할 수 있다면 할 말은 없지만 적어도 죽음에 어느정도 관대한 동아시아, 아니면 적어도 한국 특성상 별로 좋은 시선이 갈 거 같진 않다. 시나리오 하나 써보자. 부모님은 아파서 집에서 골골거리고 자식은 부모 간병하면서 일하다가 정말 못해먹겠어서 자살을 했어. 근데 아파서 골골거리는데 상속포기니 뭐니 알까? 애초에 이런 법적인 건 돈 없을수록 참 멀어짐. 그러면 그 손배권이 골골거리는 부모한테 가겠지? 부모는 안그래도 자식 없어서 더 아픈데 어느날 갑자기 소장이 날아와. 기분이 어떨까? 또 이걸 기자가 기사로 써. 그럼 공사 이미지는 뭐가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