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나온 김에 좀 적어 보오. 일단 대충 국내 관련 자료나 대만 원문, 일본측 보도 몇 개 정도는 찾아봤지만 좀 심도있게 다룬 건 별로 없는 것 같소. 아무래도 내용의 부적합이나 근거부족이 우려되니, 이쪽 관련해서 일하시는 분들의 지적을 부탁드리오.
대만 고속철의 진행 과정은 그런대로 나쁘지 않은 편이오. 1992년에 노선 지정과 함께 토지매입 사업에 들어갔고, 1999년 기공식을, 2000년 5월 부터 공사에 들어갔었소. 공사에는 대만 현지업체들, 일본의 건설사들, 그리고 한국 건설사들이 참여를 했었고, 주 시공자와 감리자는 독일에서 했던 것으로 알고 있소. 실제 공사 완료한 곳의 도상은 전형적인 독일 스타일의 콘크리트 슬래브 도상을 깔아놨더이다. 신칸센 것도 아니고, 또 완전 독일 것도 아닌 좀 묘한 느낌이긴 했지만 말이오.
대만의 고속철 프로젝트는 여러모로 독특한 부분이 많이 있었소. 일단, BOT(Build-Operation-Transfer)라는 우리나라 사철 프로젝트와 동일한 방법을 적용하여 사업을 진행하였소. 즉, 건설하고 영업까지 해서 투자 비용을 회수한 다음, 30년 후에 국가에 반납하는 방식을 취하오. 이 방법은 정부가 돈은 좀 궁할때 민간 돈 땡겨다 쓰는 전형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소. 다만, 대만의 경우는 간선 고속철도 사업에 이걸 썼다는게 독특한 케이스로, 덕분에 BOT 프로젝트로는 세계 최대급의 프로젝트가 되었소.
사업의 진행 역시도 독특한 면이 다분하였소. 앞서 정지작업 이야기를 했지만, 정부가 일단 기본적인 노선공고나 사업 진행의 편의를 위한 토지매입은 미리 준비를 해 놓았소. 고속철도공정국이라고 대만 교통부 직속 조직에서 이를 해 놓고, BOT 사업자 조직 등의 업무를 하였다 하오. BOT가 발족되면서 자연스럽게 이관을 해 주었는데 1998년에 이미 용지매입이 완전히 끝나서 착공을 바로바로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오. 이는 경부고속철이 정치인의 썰레발 풀기 덕에 허겁지겁 시작한 것에 비하면 상당히 매끄러운 시작이었소.
또, BOT 사업자가 사업을 실시하면서 꽤 대범하게 사업을 발주를 쳤소. 우리의 경우 DBB(Design-Bid-Build)라고 해서, 설계안을 미리 정하고, 거기에 따라서 입찰을 받고, 그 후 공사를 하는 전통적인 공사진행을 하였소. 요즘은 DB(Design-Build), 즉 턴키 발주도 정부가 좀 하고 있지마는 아직 저 전통적 진행과 비슷하게 가는 경향이 크오. 대만은 더 크게 나가서, 패스트트랙이라는 공사관리기법을 적용하였소. 즉, 일단은 건설 부터 들어가고 세부적인 설계는 건설과 함께 진척을 해 나가는 것이오-_-. 이 방법은 상당히 빠른 사업진행이 가능하지만, 대신에 중간에 돌발변수같은게 한 방 터지면 완전히 개피박 쓰는 케이스가 되오. 누가 예전에 어느 개찌질이가 신칸센 낚시질 할때 현대건설의 초대형 교량 사업 예를 들었는데, 이게 패스트트랙 기법으로 진행하다 설계하자 터져서 고생을 했던 사례라고 하오. 물론, 성공적으로 현대건설이 그 문제를 해결했고, 나중에 설계자(외국회사였소)한테 구상권 청구 때려서 문제해결하면서 깨진 비용을 뽑아냈다고 하지만.
실제 공사의 진행에 대해서는 왜놈들이 찌질대는 것과 달리, 상당히 매끄럽게 진행이 된 것으로 보이오. 일본애들이 말하는 근거 자료가 좀 있으면 구경하고 싶은데, 저번의 검색에서는 전혀 발견되지 않더구려. 사실, 공사에서 하자가 나거나 우리가 독단적으로 사고를 쳤다면, 그건 우리네 회사 문제 보다는 공사발주처나 감리회사가 욕을 더 들어 쳐먹을 짓이기도 하오. 오히려 경부고속철 공사할때 도입했던 PSM(Precast Span Method)같은 경우(이거 아마 신양수철교 공사에도 그대로 적용중이던가 그렇소), 상당히 호평을 받아 적용했던 것으로 알고 있소. 아무튼, 노반 부문에 대해서는 대만쪽의 언급을 좀 더 파봐야 알 수 있긴 하겠지만, 무언가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소. 적어도 이 부분에서의 사업진행은 공정이 좀 딜레이 된 부분은 있지만, 특별히 시공자나 시공관리자 어느쪽도 딱히 문제가 있어 보이지는 않소.
차량과 신호 부분은 1998년에 차량 입찰을 받아서 유로트레인 컨소시엄(알스톰과 지멘스 합작이오. 아래 짤방이 그놈의 CG영상이오. 유럽에서는 저 스펙 대로 ICE1 동력차+TGV 듀플렉스 객차 조합으로 시험운행도 했었소) 이 일단 낙찰을 보았었소. 다만, 1999년에 신칸센으로 갈아타 버렸다오. 이 과정이 사실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궁금하긴 한데, 대만이 표면적으로 걸었던 이유는 차량시스템 도입가격이 문제였다는 식이었소. 다만, 여기에 더 추정되는 점은 유럽에서 1998년에 ICE 사고가 있었던 것 때문에 부담감을 느꼈던게 아닌가 생각되오. 객차야 듀플렉스지만, 기관차는 ICE-1/2의 것과 동일한 스펙이었으니 우려가 나올만 했고 말이오.-_-
도입단가에 대해서는 아래 덧글로 언급을 했지만, 일본쪽 언론의 언급으로는 약 8천억엔(약 6조 4천억원) 이 투입된 것으로 보이오. 12량 1편성으로 총 30편성 도입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게 온전히 차량 단가일리는 절대 없고, 아마도 유지정비 기지 내의 각종 기자재류, 신호 시스템과 중앙열차통제소(CTC) 설비, 그 외에 차량 디자인 변경(전두부 디자인이 상당히 바뀌었소) 등과 시험운행 비용까지 모조리 포함한 비용으로 생각되오. 그래도 결코 싼 값이라기에는 어려움이 있소. 700계는 상당히 싸게 조달하려고 별 노력을 다 했던 모델로 아는데, 저정도라는건 정말 그 세부조달가격에 상당한 의구심을 품게하는 부분이라 할 수 있소. 대충 겐또 때려 봐도 일본 조달가의 2배 이상은 준 것으로 보이오.
일단, 신칸센 차량 도입 후 이것의 마이그레이션에 문제가 있다는 언급은 작년 중반쯤에 처음으로 나오기 시작하였소. 일본에서는 애써 이 부분의 언급을 안하지만, 이후 2005년 10월 31일의 개통 예정이 1년 뒤로 밀렸던 걸로 봐서는 이 "통합" 부분에 무언가 문제가 있던 것으로 보이오. 우리나라의 경우도 KTX 시험운행 당시 사행동 문제가 불거져서 꽤 갈등을 했던 것으로 알지만, 대만의 경우는 시험운행 스케쥴이 완전히 틀어져 버릴 만큼 꽤 큰 문제였던 것으로 아오. 그때 언급은 신호쪽의 문제였는데, ATC나 LZB나 크게 다를게 없음에도(ATC는 벽면에 특수 케이블을 시설한다면, LZB는 선로 가운데 일반 케이블을 시설하는 방식이던가 그렇소) 이런게 나온 걸 보면 좀 복잡한 문제였던 것으로 보이오.
이후, 작년 10월에 실시한 시험운행에서 300km/h를 돌파하기는 했다고 하오. 그리고 최고속도 기록을 317km/h까지 올려보았다고 하니, 일단 개업 자체는 본궤도에 오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이오. 천재지변이 터지거나 하지 않는다면 아마도 올해 10월에는 개업을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되오.
다만, 이 1년 연기의 배경에는 기술적 부조화외에 사업주도자의 문제도 있던 것으로 보이오. 일단 올해 대만쪽 뉴스에서 재정 문제 관련한 헤드라인이 계속 나오는데, 국내 언론인가 일본 언론이던가의 언급에 따르면 사업 진행자 측의 재원 운용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던 모양이오. 즉, 부도 낼 뻔 했던 것으로 보이오. 결국 국가가 개입했다는 말도 얼핏 본 듯 한데... 중국어를 하는게 아니라 한자로 대충 때려맞추는 거라서 정확하게는 광동어를 하시는 분들이 좀 파 보셔야 할 듯 싶소. 원래도 저 BOT 컨소시엄에 대만 공기업들이 많이들 들어가 있어서 논쟁도 있었던 듯 싶고 말이오....
그러고보니, 대만의 건설비 자체는 꽤 싸게 치인듯한 느낌도 있소. 알기로 일본 엔화로 1조6천억엔이 깨졌다고 하오. 우리나라 1단계 공사에 비하면 확실히 싼 것 같기는 하오. 다만, 문제는 대만의 경우 노선에 터널이 별로 없다는 것이오. 고가/교량 구간이 즐비하긴 하지만, 교량 쪽 단가가 싼 걸 생각한다면 대만애들의 고속철도 사업은 보기보다 꽤 비싸다면 비싼 셈이오. 우리야 터널 비중이 거의 40%인가 될 지경이었으니 저 단가도 의외로 잘 빼긴 뺀 모양이더이다.-_-
앞으로 더 정보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대만도 나름대로 개고생 하고 삽질도 한 모양이오. 차량 바꾼건 의외로 데미지가 좀 큰 느낌이기도 하고 말이오. 다만, 그래도 꽤 준수하게 사업진행을 하긴 했다는 것이오. 우리처럼 정치꾼 삽질에 IMF까지 얻어맞았다면 걔들도 참 뺑이를 치긴 했겠지마는, 우리가 했던 삽질에 비하면 대만은 양호하다 할 수 있겠소... 뭐, 대만이야 기술이전 문제도 걸리는게 없고 해서 좀 용이하긴 했겠지만 말이오.
P.S.: 그나저나 대만 고속철도 시행사 사이트를 가보니 참 거기도 유난한 모양이오. 공지에 올라와 있는 내용들 중 올해 들어 올라온 내용은 거의 언론 보도(그것도 악평을 때리는)에 대한 해명자료들이구랴.... 1년 연기때리고, 또 재정 문제도 나고 해서 참 고생인 판인데, 역시 언론들이 가만 안두는 모양이오.-_- 뭐, 이건 어느나라나 요즘 다 비슷하긴 하다지만.
대만은 일단 개통하면 나름대로 성공을 할것같더군요 우리나라처럼 이용객 몇천만돌파..이런건 좀 힘들겠지만-_-
대만은 일단 수요는 확보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소. 또, 우리처럼 객기반 오기 반으로 독자모델 짜고 독자 시스템 디자인 하는게 아니라, 일본 스타일 시스템에 묻어가는 경향도 상당히 큰 편이고 말이오. 다만, 정말 잘 돌아갈지는 뚜껑을 까 봐야 아는 법이오. 뭐 설마 실패할까 싶은 노선이기는 하지만, 막상 까보면 또 이야기가 달라질 수도 있는 법이니.
현대건설이 대만 고속철을 망쳤다고 설레발 치더만... 역시 ㄳ들...
만철조사부장님 항상 좋은글 잘 읽고 많이 배우고 갑니다. 앞으로도 좋은글 많이 부탁드립니다.
대만은 서해안 남북방향이 완전히 평야이며 산악지형은 절대 없다오. 다만 동해안쪽은 엄청난 높이의 구릉지대라서 왜놈들이 식민지 경영하면서 그쪽만 특별히 '슈가크레인 궤간' (수려/수인선과 동일한 762mm)으로 노력해주셨건만, 한세기 가까운 대만경영이 끝날때에도 완성을 못 보았다오 ㄲㄲ
그런 점에서 본다면, 중간의 '타이중시'만 약간의 구릉지대이며 나머지 구간은 평야인 대만의 지형으로 감안하면 만철조사부장님의 대만고속철도 건설비 지적은 핵심을 찔렀다고 할수 있다오^^ 대만신칸센이야 가격적으로 전체 시스템을 그 가격에 업어온거면 괜찮다고 할수는 있겠는데.. 이게 핵심기술 이전은 빠진거라서 어찌보면 팥없는 찐빵일수도 있다오. 대만이야 어차피 2270만 인구 중 거의 80%가 대만고속철도의 영향권이라 추가사업의 여지도 거의 없으니 이 점은 보는 사람에 따라 별 문제가 없을수도 있겠소.
한국도 경부축에 총인구의 80%가 집중해있긴 하다오.
대만이 프랑스에서 일본으로 급선회한 것은 중국의 입김이 강하게 먹혔을지도 모르오... 현재 일본만이... 중국에게 반기를 들고 있잖소... 그리고 타이완과 일본의 밀월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현재 군사무기는 미국도 대만에게 물건을 안파는 실정이오... 프랑스는 고립된 대만에게 독박 씌워서 군함과 전투기를 제공하다가 그것도 현재 중국의 눈치 때문에 안하는걸로 알고 있다오... 현재 일본만 대만과 친구라오...
중국이 뒤에서... 프랑스가 고속철 제공하면 앞으로 중국내 고속철 사업은 모두 입찰도 못시키겠다고 협박하면... 나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오.. 일본이야... 국가간 감정때문에 당연히 중국쪽에 입찰 성공할꺼 같지도 않고... 뛰어든거 같기도 하고... 하옇든간 100% 추측이라오...
ㄱ횽아 한국이 대만만큼 중심축에 80%씩이나 몰려서 사는건 아니라오ㄲㄲ 정말 대만은 백만 이상 대도시 3군데와 19위까지의 도시까지가 서해안에 몰려있으며 동해안에는 永康시가 겨우 20만명으로 20위라오 -_-;;;;;;;; 우리나라의 경부축은 국토면적의 8.8%이며 전국 인구의 55.1%가 집중, 공업생산량의 71%가 경부축이라오. 출처는 2005년 서울시정개발연구세미나에서 충주대 권일 교수님이라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