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호선 신도림역 환승역을 지을 당시만 해도 솔직히 3개의 노선, 그 중에서 2개는 경부선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철도로(우측운행에 지하역) 환승하게 하는 역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처음 시도하는 거였음.


철도 환승역이야 애시당초 구한말-일제시대 한반도에 각종 철도가 깔릴 때부터 시작되었으니 한국인에게 낮선 것도 아닌데 그 당시 철도 환승역은 지상에서 분기하는 분기역이었음. 경인선, 경부선,  경의선, 경원선, 호남선, 영동선, 태백선 등 교차점마다 당연히 환승역이 존재했고 당연히 이 당시 철도 환승역은 지상에서 분기하는 분기역이었음.


1호선만 있을 당시 환승역이었던 구로역, 용산역도 당연히 일제시대부터 존재했던 분기역 구조였으니 그냥 옆 승강장으로 옮겨 타기만 하면 되었고 분기역이라는 구조상 막장환승이 될 여지 따위는 없었으며 청량리역은 아예 역사에서 나와서 다른 역사로 들어가면 되었음(애드먼드 승차권 때는 이게 가능했지만 마그네틱 승차권으로 바뀐 후로는 불가능해져서 근처에 휘경역(현 회기역)이라는 지상 분기역을 하나 더 추가함)


그런데 2호선부터는 좀 달랐음, 시청역은 대한민국 최초로 지하에서 지하로 환승하는 역이었고, 신도림역은 아예 순환선과 양천지선, 지상 1호선 이렇게 세 노선이 지하와 지상에서 세트로 환승하는 최초의 3개 노선 복합 환승 구조였음. 지금이야 종로3가역, 공덕역 등 3개 이상의 전철 노선이 복합 환승하는 역이 그리 이상하지 않으나 당시 3개 노선이 지상과 지하에 걸쳐서 환승하게 하는 건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것이었으며 신도림역이 최초로 스타트를 끊은 거임


당시 국내에는 이런 구조의 역을 짓는 게 처음이었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마인드가 부족한 면이 있었음. 때문에 개통 후 역이 헬게이트가 되는 건 필연적이었음 지상과 지하, 또는 지하와 그 밑의 더 깊은 지하는 애시당초 분기 자체가 불가능해져서 분기가 아닌 교차형식의 역 구조로 지어야 하는데 시청역, 신도림역이 최초로 교차형식의 역이었음. 당연히 교차구조 환승에 대한 혼잡완화 방법 등의 연구는 전무하였고 그런 식의 환승을 하면 어떤 상황이 될 지에 대한 논문 같은 것도 없었으며 고려한 적도 없었음.


게다가 지금과는 달리 당시에는 환승유동인구 등에 대한 사전조사가 없던 시기였으며 군사정권 시절의 안 좋은 습관인 일단 정해진 기한까지 닥치고 짓고 보자는 마인드로 인부들을 때리고 갈구고 해서 저임금으로 부려멱으며 임금인상, 처우개선 등을 외치면 백골단 동원해서 밟아버리고, 역 구조상 실제로 이대로 역 개통하면 이런저런 문제 생길거라는 시대를 앞선 내용의 이의제기하는 사람들은 남영동으로 끌고 가서 패버리고 해서 닥치고 지은 1, 2호선 환승역이 시청역과 신도림역임.


당연히 군사정권 시절에 무시했던 문제인 헬게이트 문제가 개통 후 터져나오게 됨.


신도림역이 헬게이트역이 된 건 필연적일 수밖에 없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