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300억원 늘어나 예비타당성 조사 다시 받아야

(부산=연합뉴스) 박창수 기자 = 고가 방식이냐, 지하화냐를 놓고 논란을 빚어온 부산 도시철도 사상∼하단 구간이 지하화하는 쪽으로 가닥잡혔다.

이렇게 되면 지상 건설 방식으로 설계해 입찰에 참가한 건설업체들의 반발이 예상되고, 공사비 증액에 따라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다시 받아야 해 완공은 최소 2년 이상 늦어지게 된다.

부산교통공사는 사상구 학장동에서 엄궁동을 연결하는 도시철도 2.3㎞ 구간을 지하로 건설하는 안을 이달 16일 열리는 시정조정위원회에서 확정할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이에 앞서 부산교통공사는 지난해 9월 사상∼하단 구간을 5개 공사구역으로 나눠 입찰공고를 냈다.

당시 교통공사는 학장동∼엄궁동 구간을 지상으로 건설한다고 공고했다.

이 구간 입찰에는 모두 5개 컨소시엄이 참여했는데 그 가운데 한진중공업만 지하로 건설하겠다고 제안했다.

이 구간은 경관 훼손과 조망권·일조권 침해 등을 이유로 지하화를 요구하는 주민 민원이 수년간 이어진 곳이다.

교통공사는 투입 가능한 예산인 732억원 외에 추가로 1천500억원가량 들어간다며 고가 건설을 잠정적으로 확정했다.

하지만 한진중공업이 입찰 제안서에서 학장천 둑을 이용해 구조물을 설치하고 지하 1∼5m 정도의 저심도 공법으로 도시철도를 건설하면 기존 사업비에서 조금만 더 투자하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광주시가 최근 고가 지상형으로 추진하던 도시철도 2호선을 저심도 공법으로 바꿔 공사비를 낮추면서도 국토부 최종 승인을 받는 등 기술적으로도 가능하다고 한진중공업은 주장했다.

교통공사는 고가 방식으로 입찰을 공고했기 때문에 이 기준으로 평가한다고 했지만 서병수 부산시장이 6·4 지방선거 때 지하화를 약속했고, 주민들의 지하화 요구도 여전히 거세 지하화 가능성에 대해 검토해 보겠다고 태도를 바꿨다.

엄궁동 지상철 반대 비상대책위원 측은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면 당연히 시간이 걸리더라도 민원이 적은 지하화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민들은 환영했지만 다른 입찰 참여업체들이 반발할 게 뻔하다.

또 사업비가 늘어나면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다시 받아야 해 공기 차질은 불가피해 보인다.

교통공사의 한 관계자는 "승학산에 설치하려던 차량기지창을 낙동강 쪽으로 옮기지 않는다면 사업비도 1천500억원이 아닌 300억원 가량만 추가로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는 등 절차를 다시 밟으려면 2년가량 공사 기간이 늦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사상∼하단 구간은 2020년 완공 예정이었지만 지하화로 다시 추진하면서 일러도 2022년 이후에나 개통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