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본선의 경우는 지형 문제라기보다 당시 이리가 작은 도시가 아니었다는거랑, 일제가 뚫은거다보니 일제의 대표적 군항이던 군산항과 연계를 위한 면도 없지 않거든. 하지만 그럼 호남고속선은?


짤방으로 모든 상황이 설명이 될거 같네.

일단 들어가기 전에 매년 여름이 되면 더위로 손 꼽히는 도시가 있어. 대구지.

대구는 산으로 쌓인 대표적인 분지 지형 도시야. 물론 동쪽이랑 낙동강 통로는 비교적 열린 편이야.

근데 더위로선 둘째가라면 서러운 도시가 호남에 있어. 바로 전주.

전주는 완전한 분지는 아니지만 3면이 산에 둘러쌓인 형태를 취하고 있어.

대전과 잇기 위해선 연두색을 통과해야되고, 정읍과 잇기 위해선 분홍색 부분을 통과해야 돼. 둘 다 험한 지형이거든.

반면 하늘색 부분의 익산-김제 평야 지대는 진짜 한반도의 무적 평야지대지. 그냥 직선으로 긋기도 쉽고.

게다가 하늘색 부분에는 이미 기존 호남선이 통과하고 있다보니 고속선 역이 없어질 김제나 장성에서 오는 승객의 기존선 연계도 어렵지 않게 가능한 장점도 있어.


호남고속선을 전주로 통과시키지 못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저거야.

그잖아도 경제성 없는 호남고속선인데 전주로 통과하게 되면 터널 구간이 길어지면서 비용 문제가 장난이 아니거든.

그렇다고 전주를 통과 안 하면 전주 수요를 놓치는게 아닌가? 하는데, 서울 등 수도권 ~ 전주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

어차피 익산에서 전라선 가지치기로 전주까지 들어오고, 그 구간은 짧은데다 비교적 고속화(200km/h)도 되어있는 상황이고.

수요론자들은 그럼 광주 ~ 전주 수요는 어떠한가? 하는데, 문제는 그 수요가 크지 않고,

구간이 짧다보니(정읍으로 가는 경우 80km 남짓) 버스를 이기기가 상당히 어렵다는거지.

실제로 100km가 조금 안 되는(96km)의 서울 ~ 천안도, 서울 시내와 천안 시내의 종착지가 어디냐에 따라 서울 도심 ~ 천안 서남부끼리는 KTX고, 강남 ~ 천안 도심은 오히려 버스가 훨씬 빨라.

마찬가지로, 전주와 광주도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는거지.

광주와 전주 시내의 발착지가 어디냐에 따라, 버스 터미널과 가깝냐에 따라 KTX 수요와 버스 수요가 결정되는 수준인데,

비용 문제 때문에 고속철 역사를 시내 중심에 박을 순 없겠지? 결국은 남쪽 방향 수요론도 무의미해.

오히려 이 경우는 현행 고속선이 익산에서 가지를 침으로 인해 시간대에 따라선 익산 ~ 전주 수요까지도 날로 먹을 수 있는(?) 장점도 있어.


전주는 호남의 제2도시긴 하지만, 왜 호남고속선이 직접 스치고 가지 않는가는 거의 지형 문제에 가까워.

"굳이 험난한 지형을 뚫고 익산을 버리고 전주 수요를 캐치할 필요가 없다"는거지.

어차피 둘다 캐치 가능한 마당에?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 생길꺼야. 그럼 왜 고속도로는 저길로 딱 뚫고 들어가는데?

고속도로의 설계는 사실 철도에 비해선 매우 쉬워.

요새야 조금 설계 기준이 강화되어 선형이 좋아졌지만, 고속도로는 400~600R 정도까진 지장개소로서 설계 가능하고(일반 철도랑 비슷한 수준), 비교적 축중도 낮지.

차선 폭 때문에 터널 교량 단면적은 늘어날지언정 노반 다지는거부터가 훨씬 기준이 낮고, 그래서 설계때 비용을 낮추면서도 선형 뽑는게 쉬워.

반면 고속철도는 다르지. 일단 7000R(뭐, 300km/h면 5000R로도 충분하다만)은 잡아야 해.

조금이라도 구릉지가 되면 절개랑 터널 시공을 피할 수가 없어. 근데 반대쪽엔 넓은 평야가 있다? 그럼 글로 가는게 훨씬 쉽겠지?


왜 호남고속선이 대수요처로 보여지는 전주로 가지 않는가?는 이 정도로 해석하면 될거 같아.

밑의 죽은 자식 뭐 만지는 분기 시나리오랑 같이 보면 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