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KTX 서대전 경유 담판 실패, 속타는 광주시
윤장현 시장 국토부 차관에 “취지대로 운행” 요구
국토부는 “종합적 검토 후 결정” 입장 되풀이

지역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호남고속철도 서대전 경유와 관련해 윤장현 광주시장이 직접 국토부 차관을 만났다. 문제의 ‘키’를 쥐고 있는 국토부를 상대로 사실상 ‘담판’을 시도한 것이나 원했던 ‘답’은 듣지 못했다.
오히려 윤 시장과의 만남에서 국토부 차관이 남긴 “이해와 협조를 부탁드린다”는 발언이 “서대전역 경유에 대한 이해와 협조가 아니냐”는 의혹만 키우고 있다.
29일 광주시에 따르면, 윤 시장은 개인적인 일정으로 이날 광주를 찾은 국토교통부 여형구 차관에게 만남을 요청, 이날 오전 시청에서 30여분 간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여 차관은 호남고속철도 개통과 관련해 진행된 상황, 운행계획 등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일 코레일이 호남고속철도 전체 편수(82회) 중 22%(18회)를 기존 일반선로를 따라 서대전역으로 경유시키는 내용이 담긴 운행계획안을 국토부에 제출하면서, “저속철 전락”에 대한 지역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는 상황.
호남고속철도가 개통되면 3시간 이상 걸렸던 서울과 광주간 운행시간이 1시간33분으로 단축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코레일 안대로 서대전역을 경유하게 될 경우 45분의 추가 소요시간이 발생해 ‘단축 효과’가 크게 줄어든다.

윤 시장은 “수도권과 호남을 신속하게 연결한다는 호남고속철도를 조성한 근본 취지에 맞게 운행계획이 세워져야 한다”며 입장을 피력했다.
특히, 개통시기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갑자기 ‘서대전역 경유’가 검토되고 있는 것에 대해 “의견 수렴시기가 너무 늦은 것이 아니냐”며 사전에 충분한 협의가 없었던 것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여 차관은 “코레일이 제출한 안을 가지고 관련 지자체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 종합적 판단을 통해 계획을 정할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했다.

그러면서도 윤 시장에 “이해와 협조”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서대전역 경유가 불가피한 것에 대한 이해와 협조를 구한 게 아니냐”는 의혹만 커지고 있다.

속시원한 ‘답’을 기대했던 만남이었지만, 되려 ‘답답함’만 커지고 말았다.

박남언 시 교통건설국장은 “국토부는 협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조속히 결정하겠다고 했지만, 협의 과정에 따라 결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호남고속철도를 당초 취지대로 운행해 달라는 의견을 여러 경로를 통해 수시로 국토부에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호남KTX의 서대전 경유를 주장하는 대전권에서 “광주역에 KTX가 진입하는 시간이나 서대전을 우회하는 시간이나 비슷하다”는 논리를 앞세워 호남권의 반발에 대해 반박에 나선 것과 관련, “시의 광주역 진입 건의가 서대전역 경유에 대한 반대 논리를 무너뜨리는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광주시는 “계획 노선에 없던 서대전역을 우회하는 것과 광주역에 진입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면서 “(광주역 진입을 희망하는)광주시의 입장은 변한 것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