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공정성 어려움 이해해 달라", 환경단체 "10년 넘게 조성한 숲"

(광주=연합뉴스) 송형일 기자 = 민선 6기 출범 이후 논란 끝에 재추진이 확정된 광주도시철도 2호선 건설사업이 환경단체의 반발 등 또 다른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푸른길지키기 시민연대는 10일 "2호선 건설로 푸른길이 파헤쳐져 사라질 위기에 있다"며 "시민이 만들 푸른길을 지켜달라"고 주장했다. 

푸른길은 지난 2000년 폐선이 된 경전선 철로를 활용, 나무와 꽃 등을 심고 가꾼 길로 훼손 논란이 제기된 구간은 광주 남구 백운광장에서 동구 서석동 조선대 치과병원앞 2.88km 구간이다. 

이곳은 높이 4∼6m, 지름 16cm 안팎의 느티나무와 단풍, 동백나무 등 2천800여그루의 수목이 식재돼 있어 시민들의 쉼터와 휴식공간으로 애용돼왔다.

특히 윤장현 시장이 개발보다 환경보전 등에 방점을 두고 있는 만큼 이 논란에 어떤 결정을 내질지 주목된다. 

2호선 기본계획상 이 구간은 인접한 7∼8차로인 대남로 대신 푸른길을 따라 철도 공사가 진행하도록 돼 있다. 

시는 공사비 절감에다 상대적으로 쉬운 공정, 교통대란 경감 등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푸른길 구간 중 1.88km만이 녹지구간(푸른길)을 지나고 나머지는 대남로 기존 차로를 활용하는 등 푸른길 훼손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광주시도시철도건설본부 관계자는 "푸른길에 심어진 나무를 뽑고 다시 심게 되는데 토심(土沈)이 평균 5.2m 여서 식재와 생장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또 "도시철도 1호선과 환승하는 남광주역 주변 공사는 지하 하수관을 피해야 하는 등 푸른길로 진행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반해 푸른길 측은 "전체 공사비 2조원의 2%에도 못 미치는 384억원만 추가하면 시민들의 정성이 담긴 푸른길을 훼손하지 않을 수 있다"며 "설계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경전선 폐선부지를 녹지공간으로 만들었는데 철도를 놓으면서 다시 파헤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푸른길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과 이달초에 윤 시장과의 면담을 요청했으나 해당 실국과 협의를 하라는 등 사실상 거절당했다"며 "환경 보호에 대한 의지를 표명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광주시가 지상고가 방식에서 저심도(低深度) 방식으로 변경하면서 사업비가 20% 이상 늘게되면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다시 받아야 하는 등 사실상 원점에서 재출발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말은 사업비가 목밑까지 한도가 찬 상황에서 추가로 늘게 되면 사업 자체가 수년간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사업비 추가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환경단체와의 원만한 해결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도시철도 2호선은 총사업비 1조9천53억원이 투입돼 시청-월드컵경기장-백운광장-광주역-일곡-첨단-수완을 연결하는 총연장 41.9㎞의 노선을 지하 저심도 굴착 방식으로 2024년까지 3단계로 나누어 건설한다. 

1단계구간(시청-백운광장-광주역)은 오는 상반기까지 기본설계를 완료할 계획이다.

윤장현 시장 취임 이후 열악한 재정 등을 이유로 건설재검토에 들어간 뒤 6개월간 논란끝에 추진하기로 결론을 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