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가 읽고 있는 도도로키 히로시의 '삼남대로 답사기'~

이 책은 일본인 지리학도 도도로키 히로시가 2001년에 서울에서 제주까지 조선시대의 삼남대로를 도보 답사하며 쓴 책인데...

삼남대로가 경부선, 호남선 철도와 병행하는 구간이 꽤 있고, 저자가 상당한 철덕이라 철도 얘기가 꽤 많이 나옴.

오늘은 수원~천안 구간에서 저자가 남긴 사진들을 보여줄까 함. 이 구간은 당시 2복선전철화 공사가 진행중이어서 지금은 모습이 완전히 바뀌었지.



이건 세류~병점 구간의 한 건널목.

철길 양 옆으로 추가 선로 부지를 닦고 있으며 오른쪽으로는 전차선 지지대를 세우고 있음.



이건 옛 병점역사.

한때 완행열차만 서다가 저 때는 여객취급이 중지되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뭐 전철이 자주 지나다니고 시종착하는 큰 역이 되어 저 때와는 비교 불가.



이건 천안~두정 구간에 있는 옛 안성선 교량 흔적.

안성선은 천안~장호원을 잇다가 천안~안성으로 단축된 뒤 폐선된 옛 철길인데 천안~두정역 남쪽 구간은 장항선과 공용하다가 두정역 남쪽에서 경부선 위를 지나 서쪽으로 이어졌다고 해.

그러다가 두정~천안 구간의 장항선(엄밀히 말하면 천안직결선)을 복선전철화하면서 선형도 싹 개량했고 그 바람에 사진에 보이는 흔적은 몽땅 철거되었다고 함.


그 외에도 저자는 현 진위역의 역 이름 분쟁 과정에서 진위면의 속사정을 언급해주었어. 경부선 철도가 놓이기 전 전통적인 삼남대로는 지금의 진위면소재지를 지났다고 해. 당시 진위는 수원~천안 사이에서 가장 큰 마을이었다고... 그러다가 경부선 철도가 그 곳을 외면하자 진위는 속절없이 몰락했고... 그러다가 하북리에 전철역이 들어선다고 하자 다시 진위의 교통을 살려야겠다는 생각에서 진위역으로 해달라는 요구가 발생했고 결국 관철되었지. 기억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공사 역명은 '하북역'이었음.

직산도 마찬가지야. 지금 직산역, 읍사무소, 서북구청이 있는 동네는 원래의 직산이 아니었다고 해. 원래는 그보다 동북쪽의 직산초등학교가 있는 마을이 삼남대로가 지나던 조선시대의 직산이었지. 그러다가 경부선 철도가 원래의 직산을 외면하면서 역시 쇠퇴했고... 1934년에 직산역이 생기자 지금 읍사무소, 서북구청이 있는 곳에 역전 취락이 생기면서 직산 동네가 이원화되었음.

전국을 보면 철도가 원래의 마을을 약간 비켜가면서 원래의 부락과 역전 취락이 이원화된 경우가 종종 있어. 삼랑진은 원래 낙동강역 앞이 원래의 낙동강 하항 부락이었는데 삼랑진역 앞에 역전 취락이 생기면서 이원화됐고... 호남선 연산역도 역이 생기면서 부락이 이원화된 경우임.


또한 소정리를 지나면서 경부고속선, 국도, 경부선이 3중으로 교차하는 교량에 대해서도 특별히 언급함. 알고보니 그 곳은 조선시대에도 삼남대로가 지나는 곳이었다고... 소정리는 어쩌다보니 조선시대, 혹은 그 이전부터 지금까지 최신식의 교통수단이 생기는 족족 모두 지나다니는 아주 중요한 곳이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