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년대에 일단 대학만 가면 인생이 개꿀이었다는 건 사실임. 그렇지만 당시엔 대학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지금보다 훨씬 어려웠다.

그때 지금처럼 고등학교는 뭐 중학교만 졸업하면 자동으로 들어가는 개념이었을거 같냐?
80년대까지만 해도 고등학교 시험 떨어지는 애들이 많았고 떨어지거나 애초에 진학을 포기한 애들은 중학교 졸업하자마자 취직했다. 걔네들이 뭐 좋은 환경에서 일했을까?
절대로 아니지. MC스나이퍼 솔아 솔아 푸르른솔아에서 "먼지의 참맛을 아는 아이들 폐병에 들어 죽어갈때..." 라는 가사 내용 그대로 어린 몸으로 열악하고 위험하며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죽어라 혹사당했고 그러다가 산업재해라도 당하면 병원 갈 돈이 없어서 그냥 죽는 수밖에 없었다.
그런 지옥같은 현실 때문에 전태일 선생님께선 자기 몸에 불을 붙여 자결을 택하신거고.

뭐 고등학교는 간다고 쳐도 인문계 가려면 아무리 평준화래도 중학교때 공부 정말 잘한다는 애들만 갈수 있었다.
참고로 그시절에 직탐이니 실특이니 그딴건 없었고 실업계가면 입시교육을 전혀 못받았기에 대학은 아예 못가는거나 다름없었다.
실업계도 취직 잘되는 명문 실업계 가려면 중학교때 순위권 안에는 들어야 했지.
다카키때 고교평준화 해서 입시 부담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하니까 그 설명이 맞는거 같지?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뜻일 뿐 그런다고 중학교때 놀아도 됬다는 소리는 결코 아니다.
실업계 고등학교라도 좋은델 가야 했기 때문에 중1때부터 입시전선에서 싸워야 했던게 그시절 학생들이다.

그렇게 혹독한 고교입시를 뚫고 인문계 고등학교에 들어가도 지방에 어디 허름한 전문대라도 가는 애들은 그 절반도 안됬다.
그리고 70~80년대까지만 해도 서민 가정에선 둘째 셋째나 여자로 태어나면 아무리 공부잘해도 대학은 꿈도 못꾸던 시절이었다. 부모님들이 그래도 가장 젊을때 낳아서 늦게까지 지원해줄 수 있는 장남한테만 고등교육을 지원해줄 수 있었던게 그 시절인 거다.
그런 제약을 모두 극복하고 대학문에 들어갈 수 있었던 극소수의 사람들에게만 기업이 추천서를 보내주느니 3학년때 미리 계약을 한다느니 등의 혜택이 쏟아졌던 거야.
다 그만한 대가를 치뤘기에 그게 가능했던 거지.

사실 세대를 떠나서 우리나라 서민들에게 정말 살기 좋았던 시기는 87년 노동자대투쟁 이후 97년 외환위기 직전까지 10년밖에 안된다. 외환위기때 586은 뭐 피 안봤을까?
경제위기의 모든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며 희생시킨 대가는 청년들에게는 취업난으로, 30-50대 사회인들에게는 정리해고와 퇴직으로, 노인들에게는 노후문제로 다가왔기에 누가 꿀빨았고 그런거 없이 그냥 우리 모두가 피해자인 거다.

그런 현실을 개선해야 된다는 생각보단 그냥 앞뒤 다자르고 과거 세대들은 꿀빨았으니 젊은이들한테 미안해야 한다 이딴 식으로 지껄이는건 뭘 모르는 소리지.

옛날 서울 부산을 4시간 10분에 주파했던 새마을호 뒤에는 다른 열차들을 비켜주기 위해 1-2시간씩 하염없이 죽치고 서있어야 했던 비둘기호의 설움이 있었고, 엘리트 대우받으면서 앞길이 확 트였던 대학생들의 뒤에는 제대로 배우지도 못하고 밑바닥 생활을 하며 고생했던 직업소년들의 피눈물이 있었다는걸 모두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