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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충주에서 청주로 출근하는 김모(43)씨는 "충북도의회가 종단열차 지원 예산을 삭감한 것은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의 실상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저지른 일"이라고 분을 삭이지 못했다.

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위원장 박병진)가 지난 4일 경제적 효율성이 낮다는 이유로 영동-청주-충주-단양을 운행하는 충북 종단열차 운행에 지원되는 내년 예산 16억원을 전액 삭감했기 때문이다.

적자인 이 노선의 운행을 위해 한국철도공사에 지원되는 이 예산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본회의에서 살아나지 못한다면 이 열차는 내년 4월 30일까지만 운행된 뒤 중단된다.

김씨는 평일 오전 7시 16분 충주역에서 이 열차를 타고 청주로 출근한다. 퇴근 때도 오후 8시 53분 청주 오근장역에서 출발하는 이 열차를 이용한다. 작년 5월 이 열차가 운행하기 시작한 이후 가정생활에도 여유가 생겼다. 

종단열차가 다니기 전에는 오전 6시 7분 일반 열차를 타고 출근했다가 오후 9시 30분 운행되는 일반 열차를 타고 퇴근하기 일쑤였다. 가정은 잠만 자는 곳으로 전락했다. 종단열차가 중단되면 또다시 악몽 같은 출·퇴근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김씨는 벌써부터 울화통이 치민다고 말한다.

영동에서 청주로 출·퇴근하는 이모(53)씨도 걱정이 태산이다. 

지금까지는 오전 7시 영동역에서 종단열차를 타면 청주역에 오전 8시 27분 도착해 제때 출근하는 게 가능했다. 

퇴근도 여유가 있는 편이다. 청주역에서 오후 7시 23분 이 열차를 타면 1시간 20분 뒤에는 영동역에 도착한다. 집에 들어가도 채 오후 9시가 되지 않는다.

이씨는 "종단열차가 생기면서 가정에 충실할 수 있었는데 이 열차가 끊기면 청주에 원룸이라도 하나 얻어 생활하다가 주말에나 집에 다녀와야 할 판"이라고 푸념했다.

이씨는 "시내버스가 들어가지 않는 오지마을에 지자체가 예산을 지원, 버스요금으로 운행하는 택시는 놔두면서 왜 종단열차만 중단시키느냐"며 "도의회가 서민들의 발인 종단열차를 볼모 삼아 횡포를 부리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키웠다. 

영동군 심천면 각계리 주민들은 종단열차가 끊기면 대전을 오가기도 어려워진다. 이 마을에서 대전으로 가는 열차는 종단열차 편도 1편이 고작이다. 이 열차가 없어지면 하루 3번 다니는 시내버스를 이용해 읍내로 간 뒤 다시 대전으로 가는 버스를 갈아타야 한다.

종단열차가 끊기면 영동과 단양, 충주와 제천 등 도시 간의 통행이 끊기면서 문화 단절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있다.

그러다보니 건설소방위가 출·퇴근 직장인들의 사정 등 경제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어야 하는데 단순히 철도공사에 퍼준다고 여겨 종단열차 예산을 무턱대고 삭감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건설소방위의 입장은 단호하다.

대표적 적자 노선인 충북선 운행을 꺼리는 한국철도공사를 회유, 종단열차를 하루 2차례 왕복 운행하기 위해 1년간 16억원씩 손실보상금을 지급하는 것은 혈세 낭비라는 입장이다.

박병진 위원장은 "종단열차 운행이 중단되는 내년 4월 말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며 "손실 보상금을 더 이상 올리지 않겠다는 한국철도공사의 약속을 받아낸다면 내년 추가경정 예산안 심의 때 고려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