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앞으로 다가온 20대 총선의 선거전이 뜨겁다. 후보들마다 자신을 국회로 보내달라며 다양한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새누리당 대전시당은 시당 차원에서 실천할 5대 공약과 각 후보들이 전략적으로 추진할 21개 공약을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도 경제·교통·동서균형발전 등 12개 지역공약을 내놨다.

그런데 이상한 건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이 시당 차원에서 도시철도 2호선 조기 착공을 약속했지만 후보 개개인의 공약에는 도시철도가 아예 없거나 트램이 아닌 2호선 조기착공 정도로 표현했다. 언뜻 보면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을 조기 착공하겠다는 것처럼 보이지만 잘 들여다보면 충청권 광역철도 공약이거나 건설방식을 노면 트램이라고 규정하지는 않았다.

대전처럼 트램을 추진하는 수원지역 후보가 트램을 대표공약으로 내세운 것과 비교하면 우리 지역 후보들의 트램에 대한 관심은 저조해 보인다. 이는 대전시민들이 도시철도 2호선 문제를 대전의 시급한 현안이라고 생각하는 것과도 대조적이다. 새누리 대전시당이 시민들에게 공약의 우선순위를 물은 결과 '도시철도 2호선 조기착공'이 두 번째로 많아 시민 관심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도시철도 2호선 시민 관심 크지만 총선 후보들 공약 빈약

트램 건설에 자치단체장의 역할이 크지만 정부 예산조달과 법 개정을 위해서는 국회의원의 힘과 의지가 절실하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도시철도 공약은 2호선 조기착공이지 트램을 추진하자는 것은 아녀 보인다. 새누리 후보 가운데 2호선을 대표공약으로 내건 사람은 동구 이장우 후보뿐이며 대덕구 정용기 후보는 충청권광역철도의 조기착공 및 개통을 내세웠다.

이장우 후보는 도시철도 2호선 조기착공 및 1호선의 판암~옥천 연장을 공약했는데 19대 국회 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이었던 그는 트램이 어렵다고 누차 지적했었다. 트램을 할 경우 타당성 재조사를 받아야 하니 고가 자기부상열차로 추진하자는 것이다. 이 후보의 공약은 트램 조기착공보다 원래 방식이었던 자기부상열차로 2호선을 빨리 건설하자는 것으로 봐야겠다.

정용기 후보는 대덕구청장 재임 당시 염홍철 시장이 결정한 고가 자기부상열차에 반대하며 소외지역과 교통약자를 배려하는 노면철을 주장했었다. 이를 두고 더민주는 트램에 찬성인지, 반대인지 입장을 분명히 하라고 공격하지만 새누리 후보가 된 지금 정 후보가 대놓고 트램을 찬성하기도, 고가방식으로의 선회를 말하기도 애매한 입장인 것 같다.

2014년 염 시장 고가 자기부상열차 발표대로라면 2호선 올해 착공

2014년 4월 염 시장이 발표한 계획대로라면 도시철도 2호선은 올해 착공해 2020년 완공 예정이다. 그러나 권선택 시장 취임 후 고가에서 노면으로 건설방식이 바뀌며 2021년 착공해 2025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대전시의 계획일 뿐 법 개정과 타당성 재조사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아 2021년 착공은 미지수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시민들은 2020년 2호선을 탈 수 있지만 현재로선 2020년 첫 삽도 못 뜬다.

권 시장이 더민주 소속이니 트램을 적극 지지할 만한데 더민주 대전시당의 교통공약에 도시철도 2호선(트램) 조기착공 및 친환경교통체계가 들어 있을 뿐 개별 의원들 반응은 시원찮다. 강래구 후보가 ‘트램 방식’으로 2호선 조기착공을 지역과제에 넣었고 박병석·박영순 후보는 2호선 조기추진 정도로 공약했다. 2호선을 공약에 담은 대부분 후보는 트램을 직접 언급하기보다 조기착공 식으로 두루뭉술하게 넘어갔다.

2호선 건설주체가 대전시이니 국회의원 후보가 일일이 공약에 넣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새누리 대전시당의 조사처럼 시민들이 2호선 문제를 여러 현안 가운데 우선순위로 생각하는 만큼 후보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들이 트램에 얼마나 찬성하고 공감하느냐에 따라 국비 확보 노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공무원·시의원·기자·시민단체까지 줄줄이 유럽 트램 연수

이런 점에서 권 시장의 트램은 시민에게도, 정치인에게도 여전히 공감을 못 받는 모습이다. 대전시가 지난해 1억 원을 들여 공무원, 시의원, 기자, 시민단체들과 유럽으로 트램 연수를 다녀왔지만 그 효과는 알 길이 없다. 시는 올해도 1억 원의 예산으로 공무원과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세 차례 트램 해외출장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미 16명이 호주를 다녀왔다.

권 시장은 공개적으로 트램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했고 이에 따라 회당 수천만 원을 들여 공무원과 기자들이 트램 체험 중이다. 트램과 버스, 택시, 승용차, 보행자가 100년 이상 어우러져 정착된 유럽의 교통시스템을 보고 와 트램이 좋다고 하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트램이 교통수단으로서 나빠서가 아니라 대전시민의 승용차 이용률이 60%에 육박하고 고가 자기부상열차로 예타 통과한 것을 뒤엎어 법제도 정비 안 된 트램으로 가는 길이 순탄치 않다는 것이다.

내 생각엔 권 시장과 공무원들은 유럽으로 트램 체험 가는 것보다 고가 모노레일 방식으로 개통한 대구 도시철도 3호선과 자기부상열차 방식인 인천공항철도 같은 곳을 집중 분석해 고가가 왜 안 되며 트램은 어떻게 실현 가능한지 보여주는 게 시급하다. 

대구가 3호선을 추진할 때 시민단체의 반발과 민원이 많았는데 나도 대구 공사현장을 가본 뒤 고가의 부적합성을 기사로 썼다. 하지만 개통 1년이 된 지금 대구에서 나오는 기사들을 보면 고가로 인한 민원보다는 하늘을 달리는 모노레일에 대한 호평이 많다. 고가의 문제점 기사가 왜 없는지, 시민들이 정말 만족하는지 궁금하다. 

트램 건설 위한 법정비와 예산확보 사활 걸겠다는 국회의원 후보 없어

미래 교통수단으로 트램이 좋고 노인과 장애인 등 소외계층에게 트램이 최고라는 것은 일반 시민도 안다. 그러니 대전시는 단순히 트램이 최고의 교통수단이라는 홍보 말고 예타까지 통과한 고가 자기부상열차의 문제점은 무엇이며 트램을 대전에서 어떻게 구현할지 보여주어야 한다. 공무원 몇 사람과 시의원, 기자들이 유럽 다녀와 트램이 좋더라는 말과 글로 시민들을 설득할 수는 없다.

시민 혈세로 트램 해외출장만 다니다간 정작 2호선은 첫 삽도 못 뜬 채 홍보비와 출장비로 아까운 예산만 까먹을 수 있다. 국회의원 후보들조차 트램을 통해 지역의 교통시스템을 바꾸고 트램 건설을 위한 법정비와 예산확보에 사활을 걸겠다고 목청 돋우지 않는 걸 보면 트램이 갈 길은 아직 멀었다. 대전 도시철도 2호선은 유럽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라 이용 가능한 시민의 발을 만드는 것이다.



잘나가다가 모노레일로 부들대더니 결론이 씹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