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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잡도 1위 9호선 급행열차 탑승기
\"내린다고요\" 고함소리·욕설

어깨치며 뛰어내리는 사람… 몸 구겨넣으며 타는 사람들

\"황금 노선이라더니… 아침마다 죽을 각오\"

4량 열차에 하루 48만명 탑승

매년 대책 발표하지만… 혼잡도 233% 지옥철 1위

올해 말 전동차 추가 구매 6량 운행 일정은 아직 몰라


지난 6일 오전 7시 45분쯤 지하철 혼잡도 1위라는 서울 지하철 9호선 급행열차를 탔다. 김포공항역 승강장에서 종합운동장 방면 승강장 스크린도어에는 \'주요 역 혼잡도 현황\'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안내문에 따르면 오전 7시부터 오전 7시 30분까지는 \'혼잡\', 오전 7시 30분부터 오전 8시까지는 빨간 글씨로 \'혼잡 극심\'이라고 돼 있었다.

줄 앞쪽에 자리 잡은 덕에 손잡이를 잡고 노약자석과 출입문 사이에 자리를 잡고 섰다. \'혼잡도 1위\' 악명은 다음 역인 가양역에서부터 몸으로 느껴졌다. 내리는 사람은 하나도 없는데 타는 사람만 출입문 하나당 30명이 넘었다. 자연스럽게 노약자석 쪽으로 몸이 밀렸다. 왼쪽 팔에 걸고 있던 가방은 타는 사람 사이로 말려드는 바람에 가방 손잡이를 꽉 쥐어 손바닥에 빨간 자국까지 생길 정도였다. 그다음 역인 염창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3명이 내렸지만 타는 사람 수는 역시 30명 이상이었다. 한 50대 남성은 타자마자 출입문 위쪽을 손으로 짚고 자신의 몸을 인파 속으로 꾹꾹 밀어넣었다. 남성이 탄 뒤 여성 2명이 몸을 구겨넣었지만 전동차 문이 닫히다 열리기를 반복하자 탑승을 포기하고 다시 승강장에 내렸다. 열차가 출발하자 코앞 5㎝에 한 여성의 얼굴이 있었다. 숨결이 느껴질 만큼 가까운 거리여서 숨 쉬기가 민망할 정도였다. 노약자석 손잡이에 겨우 기대고 있던 몸은 상체만 계속 밀렸다. 뒤로 넘어가지 않게 손잡이를 최대한 세게 잡고 팔로 몸을 버텨야 했다.

지옥철에서 20분 남짓을 버텨 결국 여의도역에 도착하자 \"내린다고요\" 하는 고함소리와 여기저기서 작은 소리의 욕설이 들렸다. 내리는 사람은 내리지 않는 사람들의 어깨를 치면서 급하게 뛰어내렸다. 1차 썰물이 빠져나가는 곳이었다. 내리다 넘어지면 뒷사람들도 도미노처럼 잇따라 넘어질 것 같았다. 잠시 여유 공간이 생기나 했더니 타는 사람도 많았다. 매일 아침 염창역에서 동작역까지 9호선을 탄다는 정재민(41)씨는 \"아침마다 \'죽을 각오\'를 하고 탄다\"며 \"황금노선이라더니 열차 한 대당 4량만 운행하는 이유가 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2009년 개통 당시만 해도 지하철 9호선의 예상 일일 탑승객은 24만명에 불과했다.24만명이면 4량짜리 열차 한 편으로 여유롭게 탈 정도의 숫자다. 서울시메트로 9호선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5일간 하루 평균 수송 승객은 48만2000여명에 달했다. 혼잡도를 줄이기 위해 서울시와 운영사는 거의 매년 대책을 발표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조사에서도 9호선이 혼잡도 1위를 차지했다. 올해 초 한 조사에서 9호선 혼잡도는 233%에 달했다. 전동차 한 량의 혼잡도가 100%라면 좌석이 모두 차고 빈 공간에 사람이 촘촘히 선 정도를 뜻한다.

서울시와 서울시메트로9호선 측은 \"원래 2018년에 증차할 계획이었지만 전동차 구매 계획을 최대한 당겨 올해 말 구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새 전동차가 언제 운행을 시작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새 전동차를 들여오면 시운전을 비롯해 안전 점검을 해야 하는 데다가 기존 열차에 이어붙이는 시간도 들기 때문이다. 지하철 관계자는 \"전동차를 이어붙여 4량에서 6량으로 만드는 작업은 내년 초에 시작하는데 운행 중인 전동차에 이어붙여야 하기 때문에 언제 작업이 끝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가장 붐비는 강서권역에는 올해 마곡 지구 8, 11, 12단지 입주와 9, 10단지 분양이 예정돼 있다. 2018년엔 예상 유동 인구 40만명에 이르는 마곡 산업단지에도 입주가 완료될 계획이다.

출근 시간대 지하철 9호선의 혼잡은 고속터미널역을 지나 신논현역까지 이어졌다. 신논현역에서 임신부와 함께 내렸다. 임신 30주라는 박지효(32)씨는 \"임신한 뒤에도 9호선을 타고 출퇴근을 하는데 사람에 밀려 아기가 잘못될까 걱정되는 날이 많다\"며 \"출근을 할 수밖에 없으니 아기가 하루하루 잘 버텨주길 바랄 뿐\"이라고 했다.


9호선 한번타보고싶군 맨날 4호선 급행만 타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