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년전부터 도심 구간 위주로 하여 도시철도 뿐만 아니라 간선철도, 광역철도도 지하화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 요구, 검토, 추진 단계까지 합치면 꽤 많은듯.

그런데 지하화라고 해서 다 같은게 아니라 납득이 되는 것이 있고 안 되는 것이 있지.

그래서 착한 지하화와 나쁜 지하화를 대충 분류해봄. 이미 개통된 것, 추진되고 있는 것, 요구 단계에 그치고 있는 것 모두 포함.


1. 착한 지하화

1) 경부고속선 서울, 대전, 대구, 부산시내 구간

부산시내 구간은 실제로 지하화되었고 대전, 대구시내 구간은 무산되었으며 서울시내 구간은 현재 추진 중.

고속선의 경우 외부의 영향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선형을 최대한 좋게 뽑아야 제 맛.

그런 의미에서 대도시 도심 구간이라 하더라도 지하화하면 좋긴 함. 서울시내 구간은 논외로 하더라도 대전, 대구시내 구간을 지하화했다면 현행보다 서울~대전은 2분, 대전~동대구는 8분, 동대구~부산은 4분 단축되었을거야.

그렇다고 대전, 대구시내 구간 지상화한게 잘못되었다는건 아님. 거긴 지상화에 따르는 장점(8천억원 가량 절약, 경전선, 수원, 구포 경유 KTX 운행 용이)도 있기 때문에 지상화를 하든 지하화를 하든 납득 가능.


2) 중앙선 청량리~망우

현재 복선인 이 구간을 뾲선으로 확장하려면 기존의 지상 복선 선로는 그대로 두고 지하에 새로 복선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해야 함. 다른건 사실상 방법이 없음.

후술하겠지만 이제 대도시 구간에서 철도를 지상으로 확장, 그것도 선로 하나도 아니고 2개를 추가하는건 불가능하다고 봐야지.


3) 경의선 DMC~용산

여긴 좀 애매한데 굳이 나쁜 지하화에 넣을 필요는 없지 싶어. 비록 기존 지상 선로가 단선이었지만 복선 노반이 확보되어 있긴 했지. 그러나 전철화하고 역 설치하고 하다보면 결국 부지가 부족하지 않았을까?

어차피 DMC역 부근에서 기존 경의선과 입체교차하느라 지하로 들어가야 하기도 하고, 지상으로 지을 경우 여기저기 육교, 지하차도 같은거 많이 만들어야 했을거야. 기존 철도 부지를 공원화한게 지금 호평을 받고 있기도 하고...

대도시 도심 구간에서 지상에 철도를 신설하거나 확장하는건 2005년 중앙선이 마지막이었는지도 모른다. 뭐 사실 그것도 선로 하나만 더 추가하고 전철역 몇 개 짓는거라 광역전철에 혹한 주민들이 님비를 안 부려서 가능했는지도...


4) 전라선 순천~동순천

여긴 소도시긴 한데 기존 지상 노선으로 짓자니 은근히 드리프트인데다가 부지가 부족하고, 그걸 피하자니 어차피 산을 뚫어야 함. 그래서 쿨하게 약간이나마 지하화를 했는데 뭐 충분히 할만했다고 봄.


5) 부마선 부산시내 구간

여기는 원래 지상 고가로 하려다가 지하로 변경되었는데 사상역전 가보니까 아 지하화할만 하구나.. 하고 느낌 ㅋㅋㅋ

사상역전에 부마선 사상역을 짓는건 곧 주차공간 삭제 등을 의미하기 때문에...

어차피 지상으로 지어도 사상~가야 구간에서 터널로 산 뚫어야 함.


6) 그 외 GTX 등 대도시 도심에 추가로 건설되는 노선

아까 DMC~용산 구간 얘기하면서 했던 말이지만 이제 대도시 도심 구간에서 지상에 철도를 신설하거나 확장하는건 어려우니까... 특히나 신설 철도는 지하로 짓는 수밖에 없지.

중앙선 서울시내 구간처럼 광역전철이나 도시철도 음영지대라면 주민들이 굳이 님비를 안 부릴지도 모르지만 이제 그런 동네는 거의 사라졌고, 이제 새로 만드는 철도들은 고속주행을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에 선형 잘 뽑기 위해서라도 지하로 뚫어야...



2. 나쁜 지하화

1) 원강선 강릉시내 구간

사실은 기존 영동선 강릉시내 구간을 지상으로 복선화하고 강릉역을 지상에 확장하고 강릉역 이북으로 연장할 것을 염두에 두고 건설했어야 하는게 가장 좋았지. 어찌됐든 기존 강릉역 위치를 지키면서 접근성을 보장하고 복선화를 통해 청량리~강릉~동해 스위치백이 무리없이 가능하도록 하는게 좋으니까...

근데 강릉역 지키면서 지상화하는건 주민들이 싫다네?

그럴바엔 차선(이라 쓰고 차악이라 읽는다)책으로 돈 아낄겸 남강릉으로 빼버리는 것도 방법이었는지도... 아무리 봐도 지하화는 비용 측면에서 무리니까... 물론 접근성 측면에서는 강릉역 버리고 남강릉역으로 가는게 결코 좋은게 아니지. 주민들이 저렇게 시내구간 철도를 가지고 님비를 부린다면 생각해볼만 했을지도... 뭐 근데 주민들이 이것도 반대했다고 하니... 쩝... 올림픽이 급하지 않았다면 주민들과 줄다리기라도 했을텐데 올림픽이 시시각각 다가오는 바람에 그냥 삽 떠버림.


2) 경부선(일반선) 서울, 대전, 대구시내 구간 및 경인선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한가?

이제 더 이상 확장도 안할거고 선형개량해서 속도 높일 필요도 없는데 왜 지하로 넣으려는거지?

이것도 님비.